‘골목식당’, 일상을 다잡게 만드는 백종원의 고마운 메시지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소상공인들에게 위로와 도움과 희망이 절실한 요즘, SBS <골목식당>을 다시 열심히 찾게 된다. 이번 중곡동 시장 앞편에 출연한 알 카츠집 사장이 첫 촬영 때 했던 말처럼 열심히 하지 않고, 준비가 부족한 출연자들이 나와서 실망을 안긴 것도 사실이고, 반복되는 익숙함에 즐겨 찾던 동력이 떨어진 면도 있다. 포방터 시장 시절처럼 TV를 넘어 우리 사회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프로그램은 더 이상 아니다. 하지만, <골목식당>에는 여러모로 쌀쌀해지는 이 시기에 사람 사는 풍경과 좋은 사람들이 나누는 기운과 다시 한 번 일어서보자는 희망과 용기, 해피엔딩을 기대하게끔 하는 긍정의 힘에서 위로와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이번 주를 끝으로 솔루션을 끝낸 중곡동 시장 앞편은 이른바 독보적 빌런도, 화제를 모으는 수제자급의 스타도 없었다. 유독 출연자들은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귀가 얇아 흔들림이 많거나, 솔루션을 스펀치처럼 빨아 당기지 못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마이크로 디렉션이 필요하고 자기중심이 약해 답답함을 유발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 때문에 진행 과정 내내 찜찜함과 걱정을 안고 갔던 골목이기도 했다. 돈가스 집은 몇 번이나 방향을 바꾸었고, 어묵집은 솔루션이 먹혀들지 않았고, 만두집은 간판은 만두가게인데 만두를 팔지 않았다.

오죽하면 중곡동에서의 마지막 촬영을 시작하면서 서당개김성주와 정인선은 부디 오늘 백종원 대표 입에서 이 맛이 아니었는데.”, 사장님들 입에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라는 말은 제발 나오질 않길 바랐다. 그 덕에 플레이팅에 한 수를 더한 작은 변화에도 환호하고, 나쁘지 않다는 평가에 안도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정도로 전개는 퍽퍽하게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 추석 연휴에는 나훈아 콘서트의 직격탄을 맞으며 시청률이 무려 3%대로 급락했다.

백종원 대표의 솔루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나서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에서 출연자들의 준비도니 자세나 결심의 강도가 낮아 보이기도 했다. 보는 이에 따라 충분히 절실함이나 절박함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며, 기승전결 속에서 갈등과 성장을 다루는 서사구조인 <골목식당>의 드라마를 약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한마디로 드라마틱한 전개가 없었다.

그런데 이런 애매한 경우일수록 백종원 대표는 그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면역이 떨어져서 얼굴에 뾰루지가 날정도로 되도록해보려 노력한다. 그냥 레시피를 건네는 데서 끝내지 않고, 자기 의견을 잘 따르지 않고 소화 속도가 더디더라도 늘 반복해서 장사에 임하는 태도에 대한 강조한다. 백종원 대표가 답답해하면서, 놀라면서, 기특해하면서 건네는 말 속에는 비단 요식업뿐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열고 성공을 향해 달리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귀감이 되는 보편적인 자기계발적 메시지들이 담겨 있다.

가격을 무조건 싸게 매긴다고 좋은 건 아니다. 하는 사람이 신나야 한다라는 가격책정의 원칙은 우선순위와 선택의 기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고, 레시피 계량을 정확히 지켜야 하는 이유에서는 효율이란 미명 하에 합리화하기 쉬운 대충의 함정에 대해 경고한다. ‘핵심재료를 파악하라는 말 뜻 속에는 기본을 알아야 가능한 응용의 원리가 담겨 있다. 맛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장님 기준의 맛이라 할 수 있는 자기중심의 굳게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초심을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영업 일지를 쓰길 권했다. 많은 응원을 받는 만큼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 속에서는 골목, 산업의 선순환까지 나아간다. <골목식당>을 해오면서 수년 째 몇 번씩 반복해서 언급하는 기본에 대한 강조는 출연자나 요식업자들뿐 아니라 우리 삶 일반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자기계발성 메시지다.

그래서 지지부진할 뻔한 중곡동 시장 앞 골목의 세 가게가 괄목한 만한 매출 증대를 보이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니 미소를 짓게 된다. 백종원이 남긴 메시지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의 확인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촬영의 제약도 있었고, 히트 상품이나 메뉴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골목식당>은 따뜻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백종원의 선한 영향력이 여전히 유효한 땅이다. 기본에 대한 점검과 우리 사회와 동네와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따뜻한 마음은 코로나의 장기화로 시름이 더욱 깊어진 소상공인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넴과 동시에 다시금 마음을 다잡도록 환기시켜주는 긍정의 효과가 매력적이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SBS]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