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유재석과 예능 치트키 조합으로 무한도전 하기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담하기)]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 이후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았다. 환불원정대 이전까지 <놀면 뭐하니?>는 두 자릿수 시청률을 들락날락했다. 그러다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와 함께 한 환불원정대 프로젝트는 <놀면 뭐하니?>를 안정적으로 시청률 10%대에 올려놓고 최고 인기 예능으로 위상을 굳혀줬다.

환불원정대가 마무리되자 과연 어떤 후속으로 앞선 상승세를 유지할지 관심이 모아졌다. 뒤이은 프로젝트는 배송 서비스. 김장을 한 다음 싹쓰리와 환불원정대 멤버 등 지난 1년여간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힘을 보태준 여러 연예인들에게 김치를 선물하는 은혜 갚기 프로젝트다.

이는 마음 배송으로 이어졌다.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를 대신 전해주는 프로젝트로 유재석은 이를 통해 유팡이라는 새 부캐릭터를 추가했다. 마음(heart)과 마음이라는 의미의 H&H 주식회사를 통해 마음을 전하는 서비스는 연말이라는 시점과 맞물려 시청자들에게 주변 관계를 되돌아보고 훈훈함을 느껴보는 기회를 제공했다.

학생 농구를 지도하다 코로나 시대 실직해 배달일에 나선 남편을 응원하고, 역시 코로나로 제자들과 정년퇴임 해를 충실히 보내지 못한 아쉬움의 교사에게 딸의 위로하는 마음을 전했다. 13년 전 선배를 찾아 짝사랑한 마음을 전하거나 팬미팅에 참가해 힘을 얻고 취직에 성공한 직장 여성의 감사를 전현무에게 전달하는 등 감동과 웃음이 교차하는 사연들이 소개됐다.

환불원정대 이후 새 프로젝트는 재미와 감동을 동시 추구하는 예능이라 호불호가 다소 갈리기도 했다. 예능은 재미에만 집중하기를 바라는 시청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2회에 걸쳐 진행된 마음 배송 프로젝트는 시청률 10.110.2%를 기록했다. 11% 이상을 달리던 환불원정대에 비하면 다소 낮아졌지만 10%대를 지켜내고 있어 나쁘지 않은 결과다.

<놀면 뭐하니?>의 김태호 PD는 과거 <무한도전>때부터도 그랬지만 재미와 감동이 함께 하는 예능을 중시했다. 하지만 <놀면 뭐하니?>가 환불원정대를 통해 시청률 고공 행진을 막 시작한 시점에서 이를 지켜나가기 유리한 재미집중형 아이템으로 뒤를 잇지 않고 감동 예능을 시도하는 김태호 PD의 뚝심은 남다르다 볼 수 있다.

사실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는 예능이 <놀면 뭐하니?>. 상반기 이효리, 비와 함께 한 싹쓰리 프로젝트도 대성공을 했으니 지금은 모두 호의적이지만 시작 전에는 음원 성적 예상에 우려가 꽤 있던 프로젝트였다. 발표 음원이 차트를 뒤흔들던 <무한도전> 시절 강력한 영향력이 <놀면 뭐하니?>에 와서는 사라진 듯 보이던 상황이었다.

2019<놀면 뭐하니?>에서 음악 프로젝트 결과로 발표한 음원들은 차트인도 힘겨웠던 경우가 많았다. 대중적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한 유산슬 프로젝트의 트로트 발표곡들도 멜론 차트 상위권 진입을 못했다. 하지만 <놀면 뭐하니?>는 굴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해 결국 싹쓰리로 정상 정복을 이뤄냈다.

이런 <놀면 뭐하니?>의 도전에는 고정적으로 활용되는 패턴 하나가 존재하는데 최근의 감동 예능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명확해지고 있다. MC 유재석과 예능 치트키들의 조합으로 재미 부분을 일정 부분 담보하는 것이다.

마음 배송 서비스 프로젝트에는 김종민과 데프콘이 유재석과 손을 잡았다. 둘은 이미 오래전부터 대중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웃음을 이끌어 내는 대표적인 예능 치트키로 인정받아왔다. 예능 치트키를 따지자면 싹쓰리와 환불원정대를 이끈 이효리를 빼놓을 수 없다.

이효리는 자신이 악당 캐릭터를 자처해 MC와 다른 출연자들의 대립된 캐릭터 플레이를 용이하게 만들고 특유의 입담과 과감함까지 더해 <놀면 뭐하니?>가 정상의 예능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효리 역시 출연하면 프로그램 시청률을 상승시킬 정도의 대표적 예능 치트키로 평가받는다.

이효리는 제시를 환불원정대로 합류시켜 차기 예능 치트키로의 성장 가능성을 마음껏 펼치도록 만들어주기도 했다. <놀면 뭐하니?>는 이효리가 싹쓰리 프로젝트로 3개월 가까이 집중적으로 노출된 후 환불원정대까지 활동을 이어가야 할 상황이 되자 김종민을 합류시켰다. 이 더블 예능 치트키 체제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역시 성공을 이어갔다.

배송 프로젝트에서 다시 김종민과 데프콘으로 이어진 예능 치트키 체제는 마침내 끝판왕 탁재훈에까지 도달하는 분위기다. 5일 방송 후 선보인 예고편에서는 탁재훈이 데프콘과 함께 등장해 12일부터 시작되는 겨울노래 구출작전 프로젝트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연이은 예능 치트키들과 유재석의 호흡은 어쩌면 <놀면 뭐하니?>처럼 유재석 1인 예능 포맷에서는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MC 유재석 외에 다른 출연자가 필요할 경우 최고의 웃음 효율을 발휘할 수 있는 선택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성공이 검증되지 않은 예능 패턴에 도전하고 시청률 보장받기 힘든 감동 예능을 챙기는 <놀면 뭐하니?>이다 보니 유재석과 김태호 PD는 여전히 무한도전 중인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예능 치트키는 도전의 안전을 일정 부분 담보할 수 있기도 하다. 새롭게 등장하는 탁재훈의 활약과 김종민, 데프콘의 계속 합류 여부, 여기에 또 어떤 예능 치트키들이 추가로 등장할지 앞으로의 <놀면 뭐하니?>가 궁금하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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