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개’, 더 많은 구름이들을 위해 시즌제로라도 돌아오길
‘어쩌개’, 유기견에서 반려견으로의 기적 같은 과정들

[엔터미디어=정덕현] “그냥 너무 감동인 것 같아서 왜냐면 너무나 다 동물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이렇게 한 자리에 모여서 어떻게 해서든 아이들을 치유해주고 좋은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이렇게 모여주셔서 너무 너무 감동인데 거기에 제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려요.”

SBS 예능 <어쩌다 마주친 그 개>에서 조윤희는 그렇게 말하면서 울컥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단 며칠 간 파티와 구름이, 푸딩이 그리고 도도, 레레. 미미, 파파, 솔솔이와 함께 보낸 그 시간들이 그의 기억 속에 하나둘 떠오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건 시청자들도 똑같은 마음이었다. 짧은 4부작 파일럿으로 마련된 프로그램이지만, 이 유기견들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그 충격과 아픔 그래서 사람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는 모습이 준 안타까움, 그러나 사랑을 다시 느끼고는 조금씩 다가와 점점 가족처럼 어우러졌던 기적 같은 순간들이 하나둘 떠올랐을 테니 말이다.

눈앞에서 어미가 학대로 사망하는 걸 목격했던 파티와, 누군가에게 당한 화상으로 벌겋게 살을 드러낸 채 위험천만한 도로를 다니던 구름이 그리고 선천적 뇌질환 때문에 파양의 아픔을 겪은 푸딩이는 특히 그 기간 동안의 변화된 모습 자체가 놀라울 정도였다. 마치 주는 대로 변화하는 이들 유기견들은 출연자들의 사랑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였고, 그래서 어느새 유기견에서 반려견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절차인 입양. 구름이를 입양한 아역 연기자 로운이는 자신이 어려서 함께 했던 반려견 망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며 그 아픔 때문에 한동안 동물을 키우지 못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하필이면 화상 상처까지 있는 구름이를 선택한 이유가 뭐냐는 조윤희의 질문에 로운이는 이렇게 말했다. “구름이가 화상도 입고 많은 아픔을 받았잖아요. 그런데 끝까지 참고 견뎌낸 게 기특하고 멋져가지고...”

로운이는 이미 준비된 보호자로서의 단단한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일단은 구름이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깨끗이 씻어내 줄 거예요. 그리고 매일 하루 두 번 산책은 꼭 시켜주고 보름에 한번씩 목욕도 시켜주고 손톱 발톱도 깎아주고 다 할 거예요. 배변훈련도 제가 다 시켜줄 거예요.” 구체적인 로운이의 각오에 출연자들은 신뢰를 보냈다.

<어쩌다 마주친 그 개>에서 특히 구름이는 그 제목에 걸맞는 사연을 가졌던 개였다. 어쩌다 길에서 마주친 그 개는 구조되어 구름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아픈 상처들을 치유 받았다. 그러면서 도저히 사람들과 가까워질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거리를 좁혀 나갔다. 그 과정에서 조윤희와 티파니 그리고 이연복 셰프와 허경환이 보여준 진심은 이 프로그램이 하려는 이야기가 구름이만을 위한 게 아니라 어디선가 떠돌고 있을 길거리의 많은 또 다른 구름이를 위한 거라는 걸 분명히 보여줬다.

<TV동물농장>1000회 특집으로 기획된 스핀오프 프로그램이지만 <어쩌다 마주친 그 개>에 대한 정규편성 목소리가 높아지는 건 이런 진심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정규편성이 쉽지 않다면 적어도 <TV동물농장>과 연계된 프로그램으로서 시즌제를 해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프로그램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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