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또 반전 ‘마우스’, 시청자 뇌 흔드는 대환장 파티

[엔터미디어=정덕현] 반전은 끝나지 않았다. 한 주 간 스페셜로 이승기 시점의 이야기를 보여줬던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가 다시 본편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그런데 다시 시작한 이야기는 또 다시 반전을 선보였다. 가족을 모두 살해했던 게 바로 자신이라 여겼던 정바름(이승기)은 기억 속에서 갑자기 송수호가 등장한다. 가족을 죽인 게 자신이 아니라 송수호였다는 것.

과거 자신의 집을 찾아가 떠오른 이 기억은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을 또다시 뒤집는 반전의 열쇠가 된다. 그의 기억 속에서 어린 정바름(재훈, 김강훈 분)을 죽이려 했던 어머니는 놀랍게도 성지은(김정난)이 아니다. 이 장면은 성지은이 과거 대니얼 리(조재윤)에게 태아의 사이코패스 유전자 검사를 했을 때 거기서 만난 또 다른 산모를 떠올리게 만든다.

성지은과 희대의 살인마 한서준(안재욱)의 아들이 정바름이 맞다면, 아이가 바꿔치기 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송수호는 과거 성지은이 한서준의 아기를 가진 걸 알고는 차라리 죽으려 했을 때 그를 구해주며 “꼭 아이를 낳으라”고 했던 인물이다. 송수호는 누나가 한서준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해 복수를 꿈꿨던 인물이다. 즉 송수호는 한서준의 아이에게 복수하는 것이 한서준에게 하는 최대의 복수라 여겼을 수 있다.

하지만 송수호는 정바름에 의해 살해된다. 권투 도장 링 위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된 사체가 바로 송수호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 정황으로 추정해보면 송수호가 하려는 복수에 정바름의 가족들이 살해되고, 정바름이 똑같이 송수호에게 복수를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정바름의 이면에 모종의 인물들(아마도 한서준의 피해자들일 듯싶지만)이 존재하고, 그들이 ‘복수의 목적’으로 그의 삶을 거짓으로 꾸며놓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다시 드라마 초반에 등장했던 잔혹한 헤드헌터 한서준의 존재가 다시 전면에 부각된다. 그가 저지른 사건 속 피해자들이 있었고, 그들은 어떻게든 복수를 꿈꾸고 있었다는 것. 그 복수의 칼날은 감옥에 있는 한서준이 아니라 그의 자식인 정바름을 향했을 가능성이 높고, 정바름이 겪은 혼돈의 기억들은 복수를 꿈꾸는 한서준 피해자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생겼다.

물론 이것도 예상이고 추측일 뿐이지만, 드라마가 반전의 떡밥으로 던져놓은 장면들은 이처럼 지금까지 흘러왔던 이야기들을 계속 되짚고 달리 해석하게 만든다. 첫 번째 반전이 뇌 이식을 통해 정바름이 사이코패스 기질을 갖게 됐다는 것이고, 두 번째 반전이 그 이야기를 뒤집어 정바름이 본래 사이코패스였지만 뇌 이식으로 고통의 감정을 느끼게 됐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또 다른 반전을 예고했다. 그건 정바름의 삶 전체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되었다는 사실이다.

시청자들은 이 연이은 반전에 소름 돋는다는 반응과 더불어 너무 꼬아 놔서 뇌가 꼬일 지경이라는 상반된 반응도 내놓고 있다. 그게 무엇이든 사건의 전말이 다 드러나기 전까지 무엇도 속단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이 범죄 스릴러가 얼마나 촘촘히 기획되어 있었던 것인가를 실감하게 한다.

놀라운 건 이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정바름이라는 인물을 연기해내고 있는 이승기다. 바른 생활 사나이에서 사이코패스로 변신하고, 이제 감정을 갖게 되면서 후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과 난폭한 양상이 순식간에 오가는 이중적인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그게 끝이 아니다. 자신의 조작된 과거를 마주하고 충격에 빠지는 상황은 이를 보는 시청자들조차 혼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걸 연기하는 연기자의 입장은 얼마나 복잡할 것인가. 진짜 사건의 전말이 무엇이든 이 변화무쌍한 인물을 연기해내고 있는 이승기의 연기 변신과 성장은 상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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