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부대2’, 힘 대결 말고 작전은 베네핏·연합밖에 없나

[엔터미디어=정덕현] 어딘가 아쉽다. 미션은 더 독해졌고, 출연자들도 강력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채널A <강철부대2>는 시작 지점에서부터 어딘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한계는 시청률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시즌1이 첫 회 2.9%에서 시작해 9회 최고 시청률 6.8%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다 그 후에 조금씩 하락했던 반면, 시즌2는 첫 회 4.2%를 기록했지만 3회에 3.7%로 벌써부터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건 시즌1이 첫 번째로 선보였던 <강철부대>의 갖가지 매력들을 이미 시청자들이 체험했기 때문에 나오는 결과일 수 있다. 시즌2는 새롭게 HID(국군정보사령부특임대)와 SART(공군 특수탐색구조대대)를 투입해 새 진용을 짜고 새로운 얼굴들을 선보였다. 또 여름 바닷가에서 겨울 눈발 날리는 설원으로 공간을 바꿨다.

하지만 이들을 보여주는 방식이나 미션에 있어서는 그다지 변화가 없었다. 첫 미션 최강대원 선발전에서 참호격투와 각개전투를 벌였고 마지막으로 100kg 통나무 끌기 미션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707의 이주용, 해병대의 박길연 그리고 특전사 최용준이 각각 1,2,3등을 차지했다. 각각의 미션들을 보면 시즌1보다 훨씬 독해진 면모들이 보였지만, 이미 한 번 그 미션들을 봤던 시청자들은 그만한 감흥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그나마 이 미션들을 통해 주목받은 인물들은 이주용과 박길연이었다. 특히 이주용은 벌써부터 ‘용장군’이라는 별칭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만큼 용력이 대단한 출연자로 참호격투에서도 100kg 통나무 끌기 미션에서도 압도적인 면모를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어딘가 작전이나 지략을 쓰는 면모들이 잘 나오지 않고 주로 피지컬과 힘 대결 위주로 보여주는 건 다소 단순하게 느껴졌다.

물론 통나무 끌기 미션에서 최종 3인이 뽑히고 나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는 나머지 3인의 모습은 아마도 이게 시즌1이었다면 충분히 감흥을 줬을 장면들이다. 특히 707 구성회 대원이 급격한 체력고갈로 도저히 움직일 수 없는 한계에 마주했을 때 팀장인 이주용이 달려가 독려하고, 나머지 팀원들이 함께 통나무를 끌고 들어오는 모습은 <강철부태> 특유의 전우애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감동 스토리도 이미 시즌1에서 충분히 보여준 바 있어 그 감흥이 반감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박군, 황장군 같은 시즌1의 인물들이 그립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건 그래서다. 시즌1에서 박군은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오랜 경험에 나오는 ‘전략적인 모습들’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또 황장군 역시 압도적인 체력과 파괴력 게다가 바다에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펄펄 나는 모습으로 독보적인 캐릭터로 시즌1을 이끈 인물이다.

특히 박군처럼 힘만이 아니라 전략을 쓰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건 시즌2의 가장 약한 지점이다. 여성 시청자들도 시즌1에 열광했던 건, 박군 같은 전략가를 통해 미션이 단지 힘만 쓰는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전략이라고 나온 것이 타 부대랑 겨우 연합을 하는 방식이라는 건 ‘공정한 대결’이라는 측면에서도 아쉬운 지점이다.

참호격투에서 SSU 허남길을 중심으로 SDT 김태호, UDT 김명재가 사전에 연합을 했고, 최강대원선발전에서 1,2등을 한 707과 해병대 역시 연합을 선택해 그들이 받은 강력한 베네핏인 ‘대진 결정권’과 ‘작전도 획득권’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방식의 연합이 앞으로도 계속 나오게 된다면 방송에는 그다지 좋은 모습으로 비춰지진 않을 거라 예상된다.

사실 잘된 프로그램의 시즌2가 성공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여러모로 시즌1과 비교되는 지점들이 생기는데다, 그렇다고 똑같은 스토리가 배치된다면 그만한 감흥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초반부이니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박군과 황장군이 그립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건 그다지 좋은 징후처럼 보이지만은 않는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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