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투 더 댄스’, 헨리 걱정대로? 댄서들 호감, 열정에도 반응은 영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다른 사람에게 피해갈까 봐 걱정했다.” 헨리는 지난 3일 JTBC <플라이 투 더 댄스>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지난 3월에 터져 나왔던 ‘친중 논란’에 대한 심적인 부담감이 담긴 발언이었다. 그런데 그의 이런 우려는 실제 방송에도 결코 작지 않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로 화제의 중심에 오른 아이키, 가비, 리정은 물론이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주목받게 된 여성 댄서들로 리아킴, 러브란, 에이미, 하리무 같은 내로라하는 출연자들이 모인 <플라이 투 더 댄스>는 첫 방송만으로도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비긴어게인> 시즌2와 3를 만들었던 송광종 PD가 연출을 맡은 <플라이 투 더 댄스>는 한 마디로 <비긴어게인>의 댄스 버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해외로 나가 버스킹을 하는 콘셉트는 동일하지만 노래가 아닌 춤을 선보인다는 것. K팝의 인기로 인해 주목받고 있는 것이 K댄스인 만큼 기획적으로는 나무랄 데 없는 선택인데다, 보기만 해도 호감이고 춤에 대한 열정이 뚝뚝 묻어나는 여성 댄서들이 출연하고 있어, 이들의 춤에 외국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가 자못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비긴어게인>에서도 살짝 존재했던 그다지 불편하지 않은 ‘국뽕’의 향기가 댄스 버전으로도 솔솔 피어나는 <플라이 투 더 댄스>는 첫 번째 길거리 공연을 뉴욕의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치렀다. 아직 추운 날씨에 스피커가 자꾸 꺼지는 음향 사고가 있었지만 그래도 적극적으로 호응해주는 현지 뉴요커들이 있어 공연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특히 영어가 익숙하고 버스킹 경험으로 현장에서의 소통을 능숙하게 풀어나간 헨리의 역할이 컸다. 그는 관객과 대화를 나누다 함께 제이슨 므라즈의 ‘I’m yours’를 함께 부르면서 분위기를 띄웠고, 자연스럽게 공연을 이끌어 첫 공연으로 자칫 긴장할 수 있는 댄서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해줬다.

첫 방송에는 현지에서 유일하게 음악을 담당해야 하는 헨리의 역할과 그의 능력을 전면에 소개했다. 실제로 즉흥으로 하는 바이올린 연주부터 루프스테이션 등을 활용하거나 갖가지 효과음들을 넣어 춤과 어우러지게 만드는 헨리의 음악적 능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면이 있었다. 댄서들도 그래서 그를 ‘음악천재’라고 추켜세울 정도였다.

하지만 이 좋은 기획에 호감과 열정이 가득한 여성 댄서들이 합류했음에도 헨리에 대한 논란은 어딘가 마음 편히 방송을 보는 걸 어렵게 하는 면이 있었다.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기도 했고 중국 건국기념일 축제 콘서트에 참여하면서 오성홍기 마스크를 쓴 모습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 중국의 문화공정이 한창 우리네 대중들의 감정을 격화시키고 있을 때 중국방송에 출연해 한복을 입고 춤을 추는 조선족의 모습에 전 슈퍼주니어 출신 한경이 ‘조선족의 춤’이라고 언급했지만 헨리 역시 이를 반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다. 일파만파 논란이 커지면서 헨리가 내놓은 사과 역시 “피 때문에..” 같은 발언들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헨리 논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정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나온 일련의 행동이나 말이 논란을 더욱 부추긴 면이 있다. 여기에 중국의 문화공정으로 인해 불거진 불편한 대중정서가 더해졌다. 그래서 “국가나 정치적인 것보다는” 음악과 무대를 통해 “성별 국적 상관없이”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그는 <플라이 투 더 댄스>를 임하는 자세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방송 프로그램이란 대중들이 어떻게 바라보는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헨리나 <플라이 투 더 댄스>는 음악과 무대를 통해 논란의 불씨들에도 불구하고 정면 돌파 하려하고 있지만, 과연 그게 통할 지는 아직까지는 알 수 없는 물음표로 남았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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