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이승기도 부럽지 않다?

2011-04-12     최명희


-양준혁, 日저녁 연예·스포츠 시청률 석권

[엔터미디어=최명희의 대거리] ‘양신’, ‘위풍당당’, ‘전력질주’, ‘기록의 사나이’... 새삼 그를 상징하고 대변하는 단어들 하나하나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18년 동안 프로 스포츠 무대를 호령하며 그가 보여줬던 열정과 감동이 고스란히 방송을 통해 전이되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야구인에서 방송인으로 변신한 ‘스포테이너’ 양준혁 얘기다.

양준혁은 이번 달 들어만 두 번의 데뷔전을 치렀다. 첫 번째 데뷔전은 지난 2일 2011시즌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시작됐다. SBS ESPN 해설위원으로 공식경기 첫 해설을 담당한 것. 이날 양준혁은 구수한 입담과 더불어 현역시절의 현장감을 접목한 해설로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 ‘홈런’은 아니었지만 초짜 해설위원임을 감안하면 ‘안타’는 친 셈이다.

양준혁의 두 번째이자 본격 예능 데뷔전은 지난 10일 방송된 KBS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코너에서 치러졌다. 이날 제 7멤버로 새롭게 합류한 양준혁은 기존 멤버들 모르게 깜짝 등장하며 시청자와 멤버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1박2일’의 엄태웅 처럼 요란한 신고식은 아니었지만 리액션이 거의 없는 ‘남자의 자격’다운 데뷔이면서 양준혁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 준 방송으로 평가된다.

그렇다면 숫자로 살펴본 양준혁의 성적표는 어떨까. 놀랍게도 초보 ‘스포테이너’ 양준혁은 이미 일요일 저녁 녹화로 출연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과 생방송으로 출연한 케이블 스포츠채널의 동시간대 시청률을 모두 석권하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달성중에 있다.

먼저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0일 방송된 KBS2TV ‘해피선데이’는 전국기준 21.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3일 방송분(20.7%)보다 0.5%포인트 상승한 수치. ‘해피선데이’ 시청률이 21%를 넘긴 것은 지난 2월 13일 이후 두 달만이다. ‘해피선데이’가 동시간대 1위에 오른 것은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아니고 ‘나는 가수다’ 결방의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지만 최근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1박2일’을 감안하면 ‘양준혁 효과’가 없었다고 볼 수도 없는 대목이다.

이날 양준혁이 마이크를 잡은 프로야구 중계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양준혁은 ‘해피선데이’가 방송된 같은 날 같은 시간대 프로야구 해설위원으로 ‘LG 트윈스 대 한화 이글스’의 대전 경기를 생중계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이 경기를 중계한 SBS ESPN 시청률은 전국기준 0.47%를 나타냈다. 이는 전체 케이블 순위 8위이자 스포츠채널 시청률 중 단연 최고치. 우승후보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스의 경기를 중계한 MBC SPORTS+의 시청률은 0.39%로 14위에 그쳤다.



양준혁은 프로야구 경기 해설 도중 ‘양신의 야구중계와 타방송 프로그램(남자의 자격) 중 어느 것을 봐야 될까요?’라는 트위터를 통해 올라온 짓꿎은 질문에, “야구중계 보셔야죠... 그러다 틈나면...” 이라고 센스있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KBS 예능에 출연하면서 SBS 중계를 맡은, 앞으로 양준혁이 풀어야할 딜레마가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날 양준혁의 말처럼 ‘남자의 자격’과 ‘프로야구 중계’를 번갈아 보면서, 또 11일 아침 발표된 두 방송의 시청률 성적표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만능 엔터테이너 이승기가 떠올랐다면 너무 오버일까. 지금은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예능이면 예능 가릴 것 없이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있는 이승기의 수많은 별명중 하나는 ‘40%의 사나이’다. 지난 2009년 SBS 드라마 ‘찬란한 유산’과 KBS ‘해피선데이’가 모두 40%가 넘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나타내면서 일요일 저녁시간대를 평정했다고 생긴 애칭이다.

데뷔전부터 동시간대 지상파 연예와 케이블 스포츠 프로그램 시청률을 석권하고 있는 ‘스포테이너’ 양준혁의 ‘전력질주’가 한층 더 가속도를 낸다면 이승기가 부럽지 않은 날도 곧 오지 않을까.


최명희 기자 enter@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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