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일반보험 손해율, ‘화재·폭발’ 이어 ‘집중호우·태풍’까지 ‘울상’

상반기 일반보험 손해율 급증...삼성·KB ‘손실’ 대형화재 및 유독가스 유출사고 여파...“경제침체기 기업 사고 늘어”

2020-09-11     박재찬 기자

[엔터미디어 박재찬 기자]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대형화재 및 유독가스 유출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이어지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일반보험 손해율이 급증한 가운데, 3분기 전망도 우울하다. 7~8월에 이어 9월까지 이어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이미 많은 기업들이 공장·창고·선박·화물 등에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체 손보사 상반기 일반보험 영업이익은 16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52억원보다 42.1% 감소했다. 

전남 곡성 알루미늄 공장 화재 현장/사진제공=연합뉴스

보험사의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을 지급한 비율을 말한다. 여기에 인건비, 마케팅 비용, 모집수수료 등이 포함된 사업비율을 합하면 합산비율이 나온다. 합산비율이 100%를 넘으면 보험사의 손해, 넘지 않으면 그만큼 이익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엔 손보사들의 일반보험 손해율이 급증했고, 이 영향으로 사업비율 축소에도 불구하고 합산비율도 크게 높아졌다. 특히,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의 상반기 합산비율은 100%를 넘어섰다.

일반보험은 기업이 경영 목적으로 이용하는 보험인데 대표적으로 선박, 화물 등을 담보로 하는 해상보험과 공장, 창고 등을 보장하는 화재보험, 또 경영진을 대상으로 하는 경영인 정기보험과 퇴직은퇴플랜, 임직원들을 주체로 하는 단체보험 등이 있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일반보험 손해율은 81.3%로 전년 동기 75.7% 대비 5.6%포인트 증가했다. 사업비율은 2.1%포인트 줄었지만, 합산비율은 3.5%포인트 증가해 10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손보도 사업비율은 1.21%포인트 감소했지만, 손해율이 13.5%포인트나 급증해 합산비율은 12.3%포인트 증가한 108.8%를 기록했다. 또 현대해상은 일반보험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각각 6.2%포인트, 0.1%포인트 증가해 합산비율이 6.3%포인트 증가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주요 손보사들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낸 DB손해보험은 일반보험 손해율이 2.5% 감소했고, 사업비도 0.1% 줄어 합산비율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포인트 감소한 93.5%를 기록했다.

주요 손보사 상반기 일반보험 합산비율 추이/표=박재찬 기자

손보사들의 일반보험 손해율 증가는 올해 창고, 공장 등에서 크고 작은 화재, 폭발 사고가 유독 많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분기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폭발 사고와 2분기 LG화학 대산공장 화재사고, LG폴리머스 화학공장 유독가스 누출 사고 등 대형사고들이 겹쳐 손보사들의 발목을 잡았다.

손보업계에서 일반보험은 담보가 큰 계약에 대해 주로 공동인수를 통해 계약을 진행하기 때문에 대형사고가 한 건만 발생해도 업계 전체가 영향을 받을 만큼 예민한 부문이다.

전문가들은 보통 경기침체기에 기업 사고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기업들이 비용절감에 나서면서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는 유독 대형사고 및 기업관련 사고가 역대급으로 많았고, 집중호우와 태풍 피해도 컸다”고 말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일반보험은 사고 한건에도 큰 보험금이 나가는 만큼 상반기 손해율 상승은 일회성 요인이 크다”며 “하반기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이미 기업들의 피해가 커 손해율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