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 외인구단, ‘1.8%의 기적’에 도전한다
2011-05-06 최명희
- ‘위탄’ 김태원팀, TOP4에 진출할 가능성
[엔터미디어=최명희의 대거리] 100원짜리 동원을 던졌을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앞면에 나올 확률은 50%이다. 하지만 동원을 세 번 던져 세 번 모두 이순신 장군이 나오더라도 대수로운 일은 아니다. 만약 10번 던졌는데 이순신 장군이 계속 나온다면 특이한 경우이고, 100번 던졌는데 모두 이순신 장군 얼굴이 보였다면 기적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나의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숫자로 나타낸 것이 확률인데, 때때로 이 확률을 크게 벗어난 결과가 나오거나 혹은 극히 낮은 확률이 현실화 됐을 때 우리는 기적이라고 부른다.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이 다섯 번째 생방송 무대를 갖고 TOP4를 가린다. 이번 미션은 ‘가요제 노래 재해석해 부르기’로 알려졌다. 지난주 우승후보 중 한명으로 꼽히던 ‘노래하는 짐승’ 홍일점 정희주가 예상외로 탈락하면서 살아남은 이태권, 백청강, 손진영, 셰인, 데이비드 오 등 TOP5는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서 보다 치열한 접전을 펼친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누가 탈락할 지가 가장 관심이다. 아울러 지난 네 번의 생방송 미션을 모두 통과한 김태원의 ‘외인구단’이 이번에도 함께 TOP4 무대에 진출할 수 있을 지에도 초점이 맞춰진다. 당초 12명으로 시작한 생방송 무대에서 김태원의 멘티인 손진영, 이태권, 백청강 등이 TOP4에 함께 진입할 확률은 약 1.82%에 불과하다. 12명중 4명이 뽑히는 경우의 수는 495개 인데 이중 9개 조합만이 김태원의 ‘외인구단’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즉, 9/495(0.018181818...)의 극히 낮은 가능성이다.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지만 통상 이 정도 확률의 일을 누군가 시킨다면 도박꾼이 아닌 다음에야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김태원의 ‘외인구단’은 그러나 6개월이라는 ‘위대한 탄생’의 기나긴 과정 내내 기적 같은 부활과 생존력을 보여왔기 때문에 1.82%의 가능성을 현실로 나타낼 가능성도 적지 않다. 두 달 반전 김태원이 네 명의 제자를 받아들이며 “우리 팀은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며 “섬으로 데려가 지옥훈련을 시키겠다”라고 말할 때만 해도 이들 중 3명이 TOP5까지 살아남으리라는 예상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김태원은 멘토스쿨이 끝나고 본격 생방송 무대에 앞서 “우리 팀은 전원생존”이라고 예상했고 그 예상은 매번 맞아 떨어졌다. 멘토의 역량, 멘티의 노력, 시청자의 선택이 어우러지며 견제 속에서도 이들을 약진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위대한 탄생’에 도전하는 김태원 ‘외인구단’ 선수들의 현재 상황은 어떨까.
먼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인 이태권.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도 먹히는 음색과 감성’을 소유한 이태권의 TOP4 진입 전망은 ‘쾌청’이다. 그의 전망을 밝게 보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TOP5중에서 유일하게 심사위원과 시청자의 두텁고 고른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앞선 네 번의 생방송중 두 번이나 멘토 점수 1위를 차지했고 나머지 두 번도 3위안에 들었다. ‘위탄’ 제작진이 유일하게 문자투표를 공개한 첫 생방 총점에서는 12명중 4위를 기록했다. 이태권의 가장 큰 적은 기대치가 높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변신의 여지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요제 미션’에서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그의 TOP4 2진입에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앙까?’ 백청강은 선곡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컨디션에 따라 현저한 기복을 나타내고 있는 백청강이 힘빠진 모습으로 조용필의 ‘미지의 세계’를 부르는가, 아니면 매력적인 무대로 지드래곤의 ‘하트 브레이커’를 연출하는가에 따라 시청자의 선택과 심사위원의 평가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김태원의 멘티지만 백청강은 이태권과 달리 매번 새로운 모습이 기대되는 것도 큰 강점이다.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 이은미가 이번에는 어떤 심사평과 점수를 내놓을지도 그의 TOP4 진입에 중요한 변수다. 이은미의 악평이 다시 이어진다면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미라클맨’ 손진영은 사실 멘토링과 성장의 관점에서 보면 가장 눈의 띄는 발전을 보이고 있다. 처절함도 없앴고 눈물도 감췄다. 가장 공정한 심사평을 내놓는 것으로 평가받는 김윤아는 지난주 손진영이 부른 ‘바람의 노래’를 듣고 “이전까지는 가수 지망생 손진영을 봤다면, 오늘 비로소 가수 손진영을 본 느낌”이라고 그의 성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여전히 그에게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하고 있는 다른 멘토들을 감안하면 이번 무대에서도 손진영은 심사위원 평가 결과 꼴찌를 사전 예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선 미션 중 세 번이나 멘토 점수 최하위를 기록하고도 문자투표를 통해 당당히 부활하지 않았는가. 멘토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손진영에게 가장 필요한 건 역시 ‘문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손진영의 고정 투표층이 백청강보다는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외인구단’ 감독인 김태원의 심사평도 손진영, 백청강, 이태권의 당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호평과 칭찬을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김태원은 초창기와 달리 자신의 멘티를 견제하는 듯한 다른 멘토들에게 견제구를 날린다. 방시혁이 이태권에게 “소리를 비강위로 올려 부르지 못한다”고 지적하자 김태원은 “이태권의 모험이 늘 아름답다”고 아무렇지 않게 대응했다. 하지만 백청강이 흉내내기를 했다는 평가에 김태원은 “어떤 이들이 기계로 꾸미는 소리조차도 그대는 오늘 리얼로 완벽하게 해냈다”고 강한 공격을 펴기도 했다. 이런 김태원의 발언들은 문자투표에 영향을 미친다. 음악적인 발전은 물론, 스토리를 입혀주고 캐릭터를 살려주는 역할까지 맡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국민 멘토’ 김태원의 한 마디가 더 중요해 진 시점이다.
과연 백청강, 이태권, 손진영 등 김태원의 ‘외인구단’이 1.8%라는 좁은 문을 뚫고 모두 함께 TOP4에 진출하는 기적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라면 세 명의 선수 중에 누가 가장 먼저 탈락하는 비운을 맛볼 것인가.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위탄’ 다섯 번째 생방송이 기다려지는 또 다른 이유다.
최명희 기자 enter@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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