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애타는 자들 위한 ‘톡파원’ 제작진의 실로 영리한 선택
‘톡파원 25시’, 비대면에 브이로그를 더해 ‘비정상회담’의 맛까지
[엔터미디어=정덕현] 코로나19로 인해 2년 간 해외는 물론이고 여행조차 제대로 가보지 못한 마음에 대한 위로랄까. JTBC 예능 <톡파원 25시>는 특파원을 통한 생생한 해외 곳곳의 정보들을 브이로그 방식으로 전해준다는 콘셉트로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들이 현지에서 찍어 보내주는 영상들은 그 이국적인 풍광만으로도 해외여행에 대한 목마름을 채워준다.
프랑스의 에펠탑이 보이는 거리의 풍광이나, 미국 뉴욕의 크리스마스 밤 풍경, 이탈리아 로마의 스페인광장과 트레비 분수와 콜로세움, 일본 도쿄의 크리스마스 밤거리, 계절이 정 반대여서 지금은 한창 여름인 브리즈번의 관광지를 직접 돌아다니며 담아 전해주는 영상이 그것이다.
사실 해외여행이 일반화되던 시기에 마주하게 된 코로나19로 인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길이 막혀 버려 여행 예능 프로그램들이 일제히 된서리를 맞은 게 현재 우리네 방송가의 현실이다. 또한 시청자들 역시 가지 못하게 되자 그 갈증 또한 커졌다. <톡파원 25시>는 이 한계 상황을 해외에서 거주하는 교민, 유학생을 특파원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뛰어넘었다.
물론 <톡파원 25시>는 이들이 특파원이 되어 전하는 소식만 담은 건 아니다. 여기에 이 프로그램은 과거 <비정상회담>이 했던 이문화 비교와 이를 통한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토크쇼 방식을 더했다. 그래서 파일럿으로 방영된 첫 회에서는 전 세계의 코로나19 상황을 각 국의 거리 풍경을 비교함으로써 보여줬고, 2회에는 뉴욕, 도쿄, 프랑스의 집을 직접 찾아가 비교해 보여주는 <톡파원 25시> 풍으로 담겨진 <구해줘 홈즈> 같은 이야기를 담았다.
즉 어떤 주제를 갖고 각국 현지의 내용들을 담아내 보여줌으로써 문화를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것. <비정상회담>이 스튜디오 예능으로서 이런 이문화 비교를 주로 토크를 통해 전해줬다면, <톡파원 25시>는 생동감 넘치는 현장 영상을 통해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를 통해 우리가 오히려 찾아낸 비대면 방식들(온라인을 통한 화상 토크)을 접목시킨 점도 주목된다.
물론 전현무가 메인 MC를 맡은 것이나, 알베르토, 다니엘, 줄리안, 타쿠야, 타일러 등이 출연한 점은 <비정상회담>을 떠올리게 만드는 면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 김숙, 양세찬, 이찬원이 더해져 스튜디오 토크를 한층 다채롭게 만들었고, 무엇보다 현지 소식을 전해주는 특파원들이 매력적이다.
밝은 이미지로 기분 좋은 느낌을 전하는 맨해튼 음대 성악과를 재학 중인 미국 톡파원 한예린이나, 어딘가 진짜 현지 특파원 같은 아재 느낌 충만한 모습으로 웃음을 주는 이탈리아 톡파원 현준역, 아이돌 같은 외모와 달리 헬스트레이너 다운 화난 몸을 숨긴 반전 매력의 호주 톡파원 신상훈 등등 이미 저마다의 개성과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과거 <비정상회담>이 큰 성공을 거둔 건 결국 스타성이 충분한 출연자들이 발견되면서였던 것처럼 <톡파원 25시>의 성공은 어쩌면 이들 톡파원들의 매력에 달려 있지 않을까.
실로 영리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 시국이 오히려 증폭시켜놓은 해외에 대한 관심을 해외에 거주하는 특파원을 통해 넘어선다는 아이디어가 그렇고, 이를 비대면 화상 토크쇼로 연결했다는 점이 그렇다. 여기에 쉴 틈 없이 빵빵 터지는 토크들을 책임지는 전현무, 김숙, 양세찬, 이찬원이 더해지니 한 시간 남짓 TV로 떠나는 세계여행의 맛이 더더욱 좋아질 밖에. <비정상회담> 이후 오랜만에 기대되는 외국 문화를 소개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