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맞선’ 안효섭과 김세정의 뜬금없는 베드신, 꼭 필요했나
불필요한 베드신이 만든 어색함, ‘사내맞선’의 과욕
[엔터미디어=정덕현] 꼭 이런 베드신이 필요했을까. SBS 월화드라마 <사내 맞선>이 담은 강태무(안효섭)와 신하리(김세정)의 베드신을 두고 시청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너무 뜬금없이 등장하기도 했거니와 베드신 자체도 몰입이 안 될 정도로 어색했기 때문이다.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신하리에게 다가와 뒤에서 강태무가 안아주는 장면 정도만 해도 충분했을 법 했다. 하지만 그 장면에서 강태무와 신하리의 베드신이 이어졌다. 그런데 강태무가 신하리를 안아들고 이리 저리 옮겨가는 장면은 너무나 부자연스러웠다.
사실 <사내 맞선>이 지금껏 그려온 로맨틱 코미디의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이런 장면에서 분위기를 깨는 코믹한 무언가가 나올 법도 했다. 아마도 시청자들은 좀 더 발랄한 모습을 기대했을 지도. 하지만 <사내 맞선>의 베드신은 특유의 유쾌 발랄함이 아니라, 틀에 박힌 베드신을 흉내 내는 느낌이었다.
이것은 안효섭과 김세정이 아직 이런 연기에 익숙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지금껏 <사내 맞선>이 보여줬던 캐릭터들의 이미지와 너무 상반된 모습으로 연출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왜 이런 무리수 연출이 들어가게 된 걸까.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없어서 무언가 임팩트 있는 장면을 만들어내려 한데서 나온 결과가 아닐까. 이제 한 회만을 남겨놓은 <사내 맞선>은 신하리의 정체를 알게 된 강다구 회장(이덕화)이 두 사람의 만남을 반대하는 내용으로 11회를 채웠다. 본래의 <사내 맞선>의 이야기 스타일은 빠른 전개로 고구마 상황을 최소화하고 본래의 코믹함과 달달함으로 한회를 채우는 것이고, 결혼을 반대하는 뻔한 클리셰조차 웃음으로 바꿔놓는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강다구 회장이 한 회 내내 신하리와 강태무의 만남을 허락지 않는 이야기가 채워지면서 이 인물이 그간 부여한 유쾌한 이미지도 흔들리는 면이 생겼다. 신하리에게 지방 발령을 내고 그게 싫으면 퇴사하라고 종용하는 장면이 그렇다. 본래의 강다구 회장 캐릭터라면 자신이 보는 막장드라마 속 이야기를 툴툴 대며 봤듯이, 그런 행동을 자신 스스로 하지는 않을 거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결국 새로운 이야기를 찾지 못해 강다구 회장이 과도하게 빌런화되게 그려진 면이 있고, 강태무와 신하리의 베드신도 그런 공백을 채워 넣는 차원에서 나온 어색함이 아닐까 의심된다는 것.
또한 진영서(설인아)의 아버지가 갑자기 나타나 차성훈(김민규)과의 만남을 허락하고 차를 타고 가다 대교 위에서 차성훈이 진영서에게 프러포즈 하는 에피소드도 너무 갑작스러운 게 사실이다. 마치 새로운 이야기가 없어 급마무리를 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사내 맞선>이 뻔한 클리셰들을 가져오면서도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은 건, 그 자체를 패러디하듯 과장함으로써 이를 웃음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발랄한 웃음과 갑자기 툭 튀어나온 베드신은 어딘가 분위기가 맞지 않는다. 또 이제 한 회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모든 이야기들이 급전개되거나 혹은 인물들이 빌런화되는 건 여러모로 지금까지의 흐름을 깬다는 점에서 아쉬운 지점이다. 이제 남은 단 한 회에 어떤 마무리를 보여줄지 궁금증과 더불어 걱정이 남는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