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나가도 되겠어, 드디어 입증한 리아킴의 진가(‘스우파2’)
‘스우파2’, 메가 크루 미션 최고점 원밀리언, 이건 미션이 아니라 작품
[엔터미디어=정덕현] “이거는 그리고 우리나라 올림픽에서 보여줘도 될 것 같지 않아요?”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이하 스우파2)>에서 원밀리언의 메가 크루 미션 영상을 보던 모니카는 감탄을 연발하다 그런 이야기까지 내놨다. 그런데 그런 평가는 과장이 아니었다.
무려 100명의 인원을 선택했고 그래서 이들이 함께 합을 맞춘다는 것 자체가 무모해보일 정도의 도전이었다. 하지만 100명이 마치 하나의 그림을 그리듯 돌아가는 팀워크는 기본이고, 이를 통해 원밀리언은 미션을 넘어서 하나의 퍼포먼스 작품을 만들어냈다.
원밀리언의 리더 리아킴이 원형 구조물 뒤에서 그림자 실루엣으로 조금씩 일어나는 광경으로 시작하는 장면부터 압도적이었다. 달 같기도 하고 꽃 같기도 한 그 원형의 이미지는 이 퍼포먼스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일관성을 만들었다. 부감으로 찍힌 대형 속에서 태극문양이 됐다가, 꽃의 형상이 되었다가 심지어 그 꽃이 활짝 피어나는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어깨에서 손까지 검은색 선처럼 이어진 의상은 숙여서 뻗으면 하나의 검은 선이 됐고 펼치면 하얀 색깔의 바탕이 됐다. 스페셜 저지로 참여한 아이키는 그걸 보고 ‘졸라맨’ 같은 팔이 ‘신의 한 수’라고 했고, 모니카는 그 검은 색과 흰 색의 조화가 “학 같다”고 말했다. 특히 100명이 합을 맞춰 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부드럽게 표현해낸 장면은 압권이었다.
물론 이런 결과물이 쉽게 탄생한 건 아니었다. 100명의 인원을 통솔해 하나의 완성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는 건 효율적인 리더십이 필요했다. 특히 <스우파2>에 나와 그간 리더로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리아킴은 이번 미션에서 어떻게든 원밀리언의 저력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하지만 리아킴은 천천히 안무를 짜고 구성하고 완벽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데 강점을 가진 반면,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빠르게 진행해야 하는 미션 속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원밀리언은 리아킴만이 아닌 팀원들이 함께 하는 팀이었다. 총괄 디렉터인 리아킴과 그를 돕는 파트 디렉터인 에이미의 의견이 충돌했다. 안무 지시에 있어서 리아킴과 에이미의 의견이 갈리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리아킴은 팀원들이 자신을 총괄 디렉터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고 결정하는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발생한 건 파트 디렉터들이 리아킴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그를 도우려 했기 때문이었다. 결정이 늦고 천천히 진행하는 작업에 익숙한 리아킴을 돕기 위해 파트를 맡은 디렉터들이 알아서 메가 크루를 연습시켰던 것. 결국 그런 연습이나 안무 결정에 대한 소통 부재가 문제였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서 원밀리언의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리아킴이 진두지휘하고 파트 디렉터들이 자기 역할을 척척 해내며 소통하면서 함께 미션을 수행해가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이 과정을 거쳐 탄생한 원밀리언의 메가 크루 미션은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만드는 작품이 됐다. 구조물 콘셉트 파이트 저지 점수에서 리아킴은 400점 만점에 392점을 받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었다.
<스우파2>의 시그니처가 ‘약자 지목 배틀’이라고 하지만 아마도 이 서바이벌 오디션에서 가장 기대되는 미션은 ‘메가 크루 미션’이 아닐까 싶다. 유튜브에 올라온 메가 크루 미션 대중평가 영상의 조회수가 이를 증명한다. 작게는 300만회에서 많게는 800만회에 이르는 조회수가 메가 크루 미션에 집중됐다. 원밀리언이 올린 영상은 무려 805만회(27일 현재)를 넘어섰다.
30명 이상의 댄서들이 함께 합을 맞춰 그려내는 메가 크루 미션의 무대는 보는 이들을 압도하는 힘이 있다. 그 미션이 가진 매력을 가장 잘 꺼내 보여준 게 바로 원밀리언이었다. 아이디어와 연습에 의한 합 그리고 무엇보다 이 많은 인원을 통솔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미션. 그간 이름값에 비해 저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리아킴의 진가가 드디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