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튀어나온 것 같은 미국 특수부대, 어째서 힘을 못 쓸까(‘강철부대3’)
‘강철부대3’, 미 특수부대의 영화처럼 등장했지만 미션 결과는 영
[엔터미디어=정덕현] 그토록 자신만만하던 미국 특수부대의 호언장담과 도발은 다 어디로 갔나. 채널A, ENA ‘강철부대3’에서 애초 등장부터 마치 영화 속 인물들이 나온 것만 같은 긴장감을 유발했던 미 특수부대팀이 어째 미션에서는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결과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최강 대원 선발전’ 1라운드인 2대 2 참호격투에서 미 특수부대에서 힘쓰는 데는 에이스들이라 자평했던 이안과 제프가 출격해 UDT 김경백과 이한준과 펼친 대결은 충격적인 반전 결과를 보여줬다. 191cm의 키에 보기에도 위압감을 주는 거구. 애초 체구에서부터 압도적인 미 특수부대 팀이었다.
하지만 참호격투 시작과 함께 김경백과 이한준이 그 작은 체구로 이 거구들을 태클을 걸어 쓰러뜨리고 순식간에 궁지로 몰아넣는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특히 이한준은 거구의 이안을 들어 올려 참호 밖으로 두 발을 밀어내는 괴력을 보여줬다. 물론 시작 전부터 미 특수부대 팀이 참호격투가 익숙지 않아 불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뭐든 자신 있다고 나선 그들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리 힘 한 번 못 써보고 패배하는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미 특수부대 팀의 남은 팀원들이었던 윌과 카즈도 UDU의 김현영과 이병주에게 별다른 힘을 써보지도 못하고 패배해 결국 미 특수부대 팀은 ‘최강 대원 선발전’에서 전원 탈락하는 아쉬운 결과를 보여줬다. 애초 자신들이 UDT를 가르친 적도 있다며 “약하고 겁 많은 친구들이 많다”고 했고, 모든 전 세계의 부대들이 자신들을 배우려 하지만 자신들은 누군가를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던 미 특수부대의 면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결과였다.
이번 ‘강철부대3’에서 이전 시즌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운 건 바로 미 특수부대팀의 출전이었다. 이들의 출전으로 ‘강철부대3’는 ‘글로벌’의 색깔을 갖게 됐다.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를 통해서도 소개되고 있는 ‘강철부대3’의 야심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그래서 등장부터 베일에 가려진 채 맨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소개된 팀이 바로 미 특수부대팀이었다.
하지만 선상에서 사전 탐색전으로 펼쳐진 해상사격에서 미 특수부대팀은 예상과 달리 저조한 성적으로 전체 팀 순위에서 꼴찌를 했다. 물론 사유는 있었다. 사격에 나선 그린베레 윌은 “주로 실전 사격을 했다”며 실전에선 정말 빠르게 쏘는데 미션에서는 “시간을 오래 주니까 오히려 나빠졌다”고 했다. 실제 전투에 투입되어 실전 경험이 풍부한 미 특수부대팀은 실전 사격에서는 정확도보다 빠르게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러니 이런 미션이 그들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호격투에서 패배한 미 특수부대팀은 역시 주어진 미션들이 자신들의 기량을 내기 어려운 것들이고 그래서 실제 전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격 전술 미션이 나온다면 결과는 다를 것”이라고 장담했다. 네이비씰 출신 이안은 아직까지 네이비씰 특수부대원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줄 그 무엇도 아직 하지 않았다며 패배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물론 ‘강철부대3’가 내놓은 미션들이 미 특수부대의 실전과는 사뭇 달라 이런 결과들이 계속 나오는 것일 수 있다. 또 한국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맞게 훈련해온 국내의 특수부대들과 전 세계의 전장에 투입되어 작전을 수행하는 미 특수부대의 차이점이 만든 결과일 수 있다. 결국 ‘강철부대3’의 미션들은 국내 특수부대들의 훈련의 한 줄기를 가져와 꾸려진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미 특수부대를 출전시켜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다면, 미션 선택에 있어서도 우리에게 유리하지만은 않은 글로벌화된 기획들이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아직 시작일 뿐이라 나오지 않은 것일 수 있지만, 향후 미 특수부대들도 충분히 활약을 보일 수 있는 미션들이 나와야 진정한 기량을 겨룰 수 있는 서바이벌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런 미션 속에서도 미 특수부대가 별다른 저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폼만 영화 같다’는 실망감을 남길 수도 있겠지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채널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