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2년 전처럼만! MBC가 남궁민 잇는 이세영에 거는 기대(‘계약결혼뎐’)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현대로 넘어온 이세영 어떤 매력 보여줄까
[엔터미디어=정덕현] 남궁민에 이어 이세영이다. MBC 금토드라마 <연인>의 남궁민에 이은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의 이세영. 이런 흐름은 2년 전 방영됐던 <검은 태양>에 이어 <옷소매 붉은 끝동>이 방영됐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도 주춤하고 있던 MBC 드라마를 단박에 끌어올렸던 남궁민 주연의 <검은 태양>에 이어 이세영 주연의 <옷소매 붉은 끝동>이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전적이 있다. MBC 드라마로서는 남궁민과 이세영이 구세주처럼 여겨질 수밖에 없는데, 이번에도 그런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눈치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사극으로 시작해 타임슬립을 통해 현재로 넘어오는 스토리로 이어진다는 점은, 그래서 마치 이세영이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가졌던 그 사극 이미지로부터 자연스럽게 현재로 넘어오는 느낌을 준다.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그러했듯이 이번 작품에서도 사극 속 그가 역할을 맡은 박연우(이세영)는 너무나 당차고 능동적인 인물이다. 여자라고 혼례를 치르고 평범한 조강지처로 살아가는 삶을 원치 않는 이 인물은 서역을 넘어 보다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한다.
남다른 손재주로 만든 나비 자수를 새긴 옷이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 ‘호접선생’이라는 별칭이 붙었지만, 그렇게 부모 몰래 모은 돈으로 그는 집을 떠나 넓은 세상으로 나가려 한다. 하지만 그가 만든 옷들이 풍속을 해친다며 관군들이 호접선생을 색출하려 하자, 이를 걱정한 부모는 딸을 추남으로 유명한 강진사댁 광부에게 시집보내려 한다. 박연우는 추남인 줄 알았던 강진사댁 광부가 이미 인연이 있던 강태하(배인혁)라는 사실을 첫날밤에 알고는 반색하지만, 지병을 갖고 있던 강태하가 돌연사하면서 하루아침에 박연우는 과부 신세가 된다.
그러던 박연우는 누군가에 의해 납치되어 우물 속으로 던져지는데, 물에 빠져들어가던 연우 앞에 양복 차림의 강태하가 물 속으로 뛰어들어 다가온다. 조선시대에서 현재로 타임슬립한 것. 연우는 태하가 되살아난 것처럼 잠시 착각하지만, 자신이 새로운 세계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사극과 현대물을 오가는 타임슬립 판타지가 뒤섞여 있지만 그보다 더 중심적인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다. 연우는 조선시대 그 유교적 사회에서는 도드라질 정도로 당찬 인물이었지만, 현대에서는 여전히 ‘유교걸’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19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며 생겨난 시차가 만들어내는 가치와 생각의 충돌은 이 작품이 보여줄 코미디의 주요 요소들이 된다.
여기에 제목에 담겨 있듯이 ‘계약결혼’이 만들어낼 로맨틱 코미디가 더해질 전망이다. 현대로 넘어와 조선시대 때와는 완전히 다른 강태하와 그를 과거 서방님과 겹쳐 보는 박연우가 만들어낼 밀당이 줄 설렘과 웃음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더불어 조선시대에서 함께 시간을 뛰어넘어 따라오게된 연우의 몸종인 사월(주현영)이 어떤 변화를 보여줄 지도 기대된다. 연우와의 관계는 어떠할지, 또 돈과 사내를 좋아하는 그가 현재로 넘어와 어떤 연애를 펼쳐나갈지가 궁금해진다.
물론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이러한 타임슬립을 통해 하려는 이야기는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이 삶이 과연 괜찮은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그래서 조선시대에서 나비처럼 날아온 박연우는 현재의 우리의 삶을 새삼스레 드러내 줄 리트머스지의 역할을 한다. 또 그가 현재로 날아와 ‘계약’에 익숙한 삶을 살아가는 현재의 강태하와 관계를 맺으며 그를 변화시키는 과정은 어쩌면 ‘나비효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물론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로맨틱 코미디는 결국 이 장르적 특성에 맞게 얼마나 달달한가와 얼마나 웃음의 강도와 밀도가 높은가가 작품의 관건이 된다. 과연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그 장르적 재미를 충분히 전해줄 수 있을까. 남궁민에서 이어지는 이세영의 날갯짓이 어떤 나비효과를 MBC 드라마에도 만들어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