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쌓은 커리어가 한 방에? 송하윤 학폭 이슈 더더욱 뜨거워진 이유

최고의 위치에 섰을 때 터지는 학폭 이슈의 특이성

2024-04-03     정덕현 칼럼니스트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학교폭력으로 강제전학을 간 건 맞지만 JTBC <사건반장>에서 보도한 사건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최근 불거진 송하윤 학교폭력 의혹에 대해 소속사인 킹콩 by 스타쉽은 그런 공식입장을 내놨다. 다소 애매하게 들리는 이 공식입장을 잘 뜯어보면, 송하윤이 학교폭력과 어떤 식으로든 연루되어 강제전학을 가게 된 건 사실이지만, <사건반장> 보도처럼 90분 간 뺨을 때렸다는 그런 사실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읽힌다.

지난 1일 <사건반장>에서 한 제보자에 의해 촉발된 송하윤의 학교폭력 이슈는 단 이틀도 지나지 않아 이 배우가 그간 쌓아온 커리어를 단번에 무너뜨릴 심각한 사안으로 급부상했다. 소속사는 애초 제보자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사건반장>이 추가 보도를 냈고, 여러 매체에서도 관련 보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그 진실의 내막은 알 수 없다. 하지만 공식입장으로 나온 학교폭력으로 인한 ‘강제전학’이라는 팩트는 송하윤에게는 여러모로 불리한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강제전학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정의한 1호부터 9호까지의 처분 중 퇴학인 9호 바로 아래인 8호에 해당하는 처분이다. 그만큼 중징계에 해당한다는 사실이다.

한동안 진실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렇게 터져버린 학폭 이슈는 여러모로 배우 송하윤의 향후 활동에는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배우 데뷔 20년차다. 2017년 방영된 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주목받았고 올해 드디어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밉상 악역 연기로 대중들의 호평을 받으며 드디어 그간의 배우 경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혹자는 왜 하필 최고의 위치에 오르려던 바로 이 순간에 학폭 이슈가 터졌는가 의구심을 가질 수 있지만, 이건 이 이슈가 갖는 특이성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연예인 학교폭력 폭로가 터지는 순간은 이제 막 대중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는 시점이 대부분이다. 연예인 사건 사고가 대부분 현재 벌어진 일들로 촉발되는 반면, 학교폭력 이슈는 특이하게도 과거에 벌어진 사건이 현재에 터지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그 시기는 해당 연예인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시기라는 것이다.

이것은 가해자가 최고의 위치에 섰을 때 해당 피해자의 고통 또한 커지는 학교폭력의 특이성에서 생겨나는 일이다. 대부분의 가해자들에게 과거사는 잊어버리는 경우 또한 흔하지만, 피해자에게는 평생을 잊지 못하는 트라우마로 남기 마련이다. 학교폭력을 소재로 다룬 <더 글로리> 같은 작품을 보면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큰가를 공감할 수 있다.

또한 학교폭력 이슈는 현재의 모습과 너무나 상이한 과거의 실체를 꺼내놓는다는 점에서 대중들에게는 일파만파의 충격을 주는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최근들어 <피라미드 게임> 같은 학교폭력을 소재로 하는 콘텐츠 역시 많아졌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대중들에게 이 사안에 대한 불편함을 더 크게 느끼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송하윤이 주목받았던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그가 맡았던 정수민이라는 인물 역시 드라마 속 강지원(박민영)을 지능적으로 괴롭히던 학교폭력의 가담자였다.

커리어를 쌓는데는 무려 20년 동안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그 커리어가 무너질 위기에 놓이는데는 단 이틀도 걸리지 않았다. 대중들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학교폭력이라는 이슈가 얼마나 중대한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는가를 잘 말해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