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한 제이미 맘 이수지, 현존하는 개그맨 중 가히 최고가 아닐는지
7세 고시의 비결, 명언 소녀, 그리고 제이미 맘 이수지의 묘한 조합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 282회에 2019년에 출연해 ‘신께선 저에게 남김없이 다 넣어주셨어요’라는 명언을 남긴 윤주은 양이 초대됐다. 주은 양이 시청자가 다시 보고 싶은 사람 1위라나. 당시 아홉 살이었던 주은 양이 지금은 중학생이 됐는데 어찌나 대견하게 잘 컸는지 부모님이 어떤 분이신지 궁금할 정도였다. 6년 전 그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시를 썼다는데 그간의 기록을 담은 노트를 들고 왔지 뭔가. 그런가하면 281회 출연한 10세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 양도 바이올린을 시작한 이래 꼼꼼히 연습과정을 기록해왔다고. 남다른 교육과 성장이 바로 이런 것이지 싶다.
지난 2월 14일에 방송된 KBS <추적 60분> ’7세 고시‘ 편과 개그맨의 ’Jamie맘 이소담‘. 과장된 부분이 있긴 하나 요즘 세태인 건 맞다. 그러나 공영방송 KBS가 아무리 취재 개념이라고는 해도, 모자이크 처리를 했어도 아이를 몰래 찍어 방송에 내보내는 게 옳은 일일까? ’7세 고시‘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고발일 텐데 ’7세 고시‘ 지양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예전에 가짜 명품, 일명 짝퉁 판매업자 적발 현장이 보도된 적이 있다. 방송에 나온 전문가가 진품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한 가품이라며 기막혀 했는데 뉴스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저런 거 어디 가면 살 수 있느냐‘. 그때와 다를 바 없다. ‘7세 고시’에 나온 그 학원이 어딘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란다. 우린 어쩌느냐 조바심을 낸단다. 오히려 불을 붙인 격이 아닐까?
개그맨 이수지 유튜브 채널 ‘핫잇슈지’에 올라온 ‘휴먼다큐 자식이 좋다’ 때문에 몽클레어 패딩을 못 입겠다는 소리가 나온다고 난리다. 그러나 실은 가품이 많아져서인지 얼마 전부터 슬슬 안 입던 추세였다. 또 한동안 환경보호를 의식해서 밍크를 꺼려들 했는데 올해엔 무슨 까닭인지 밍크를 입는 아이 엄마들이 늘어서 의아했었다.
그러더니 이수지가 패딩 대신에 밍크 조끼를 입고 나온 거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수지가 워낙 절묘하게 잘한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개그맨 중 가히 최고가 아닐는지. 되도 않게 영어 단어 몇 개 돌려막기 하듯이 섞어 가며 ‘뭐뭐 하지 않아요’ 이 말투, 너무나 익숙한지라 ‘맞아 맞아’ 박수를 치며 보게 된다.
앞서 얘기한 <유 퀴즈 온 더 블록>의 윤주은 양과 동생 고은 양. 고은 양이 말하기를 자신에게 언니는 라일락 같은 존재란다. 라일락 꽃말이 ‘우리, 함께’라나. 언니가 자신을 혼자 두지 않고 늘 곁에 함께 있어줘서 고맙다고. 영어, 수학 선행 학습으로 명성이 자자한 학원에 합격한 비결보다 주은·고은 자매의 속 깊은 우애가 백배 천배 부럽다. 비결을 알려준다 한들 따라할 수 있을지. 그날 두 자매 뒤를 이어 배우 한가인 씨가 등장했다. 그도 주은·고은 자매 영상을 봤을까? 봤다면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정석희 TV칼럼니스트 soyow59@hanmail.net
[사진=유튜브, KBS,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