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계의 전설’ 검은 수염을 아시나요?
2011-05-30 듀나
- ‘캐리비안의 해적’ 검은 수염은 실존 인물
[엔터미디어=듀나의 이 영화는..] [캐리비안의 해적]은 유원지 놀이기구를 원작으로 한 최초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이다. 원작인 놀이기구는 1967년 디즈니랜드에 건설되었는데, 이는 월트 디즈니가 총관리를 맡은 마지막 작품이다. 그렇다고 이 곳에서 잭 스패로우나 바르보사 선장과 같은 익숙한 인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는 마시길. 하지만 데이비 존스의 로커나 쉽랙스 코브처럼 영화가 빌려온 익숙한 지명들을 만날 수는 있다. 이들은 모두 세 편의 시리즈 영화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니, 원작 놀이기구의 역할은 생각보다 큰 편이다. 그리고 간단한 팁 하나. 고전 어드벤처 게임 [몽키 아일랜드] 시리즈에 영감을 준 것도 바로 이 놀이기구이다
[캐리비안의 해적 4 - 낯선 조류]에는 원작이 따로 있다. 1987년에 나온 파워스의 소설 [낯선 조류]가 바로 그 작품으로 지금 서점에 가면 [캐리비안의 해적 4]의 원작소설이라고 커버를 새로 입혀 팔고 있다. 또 하나 팁을 드리자면, [몽키 아일랜드] 시리즈에 진짜로 영감을 준 것도 사실은 이 [낯선 조류]였단다.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평범한 인형조종사인 잭 섄디넥은 아버지가 물려받아야 했던 재산을 몰래 빼돌렸던 삼촌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아메리카로 간다. 중간에 해적선의 포로가 되어 해적에 가담하게 된 그는 부두 마술로 죽은 아내를 되살리려는 미치광이 과학자와 전설의 해적 두목 검은 수염을 상대로 맞서 싸우며 여자친구를 구하고 복수를 해야 한다.
완성된 영화와 소설의 유사성은 희미하다. 영화는 소설에서 단 두 가지만 가져왔다고 보면 된다. 검은 수염이 부두교 마법사라는 것과 이들이 후안 폰세 데 레온의 젊음의 샘을 찾아 떠난다는 것. 나머지는 모두 잭 스패로우의 캐릭터에 맞추어 새로 썼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검은 수염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에드워드 티치는 실존인물로, 역사상 가장 유명한 해적이라 할 수 있다. 검은 턱수염을 기른 그의 무시무시한 외모가 명성에 한 몫을 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그는 부두교 마법사가 아니었고 그의 죽음과 그의 배 앤 여왕의 복수호의 운명도 소설이나 영화가 그린 것과는 거리가 있다. 하여간 그는 이후에 해적을 그린 수많은 영화와 소설에 영감을 주었는데, 그 영감의 수혜자 중 잭 스패로우도 있다는 사실은 밝혀야 할 것 같다.
칼럼니스트 듀나 djuna01@empas.com
[사진=영화 ‘캐리비안의 해적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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