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 조세호母 가르침 절대 잊지 마라
2014-06-30 이만수
‘룸메이트’,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울게 만들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15층에서 내려다보는데 떨어지고 싶었다고 말하더라.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마음을 먹었을까 싶었다.” SBS <룸메이트>에 깜짝 출연한 조세호 어머니의 목 메인 한 마디는 모두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조세호가 일이 없어서 힘겨웠던 시절의 사연이다.
늘 밝은 모습만 보여주던 조세호 역시 그 이야기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 4차원의 엉뚱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던 나나도, 늘 긍정적인 밝은 얼굴의 홍수현도, 맏언니로서 동생들을 살뜰히 챙겨주던 이소라도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룸메이트>를 한 회 보고 두 회 보면서 너무 기뻤다. 의논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게 기쁘고 감사했다. 그래서 더 오고 싶었다.” 조세호 어머니의 이 이야기에는 진심이 담겨져 있었다. 그 말에는 <룸메이트> 출연자들의 마음 또한 살짝 엿볼 수 있는 단서가 들어 있었다.
<룸메이트>를 보면서 왜 저렇게 눈물들이 많지 하고 여긴 적이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조세호 부모님이 떠나기 전 박봄을 만나 건넨 “외롭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말 한 마디에 박봄이 펑펑 우는 장면이 그렇다. 보통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게 눈물을 흘릴 정도의 일인가 의아해 할 수밖에 없다.
또 성년의 날을 맞아 이소라가 송가연에게 신발을 선물해주자 이소라를 꼭 껴안고 고마운 마음을 나누는 송가연의 모습도 평범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늘 무언가를 꾹 참고 있는 듯한 송가연을 보며 이소라가 안쓰러운 표정을 짓는 건 아마도 어린 나이의 그녀에게서 무언가 ‘버텨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룸메이트>의 출연자들, 특히 여성 출연자들은 누군가 마음을 건드리는 작은 말이나 행동 하나에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눈물을 쏟아낸다. 그것은 화려하게만 보였던 연예인의 삶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유리 같은 가녀린 마음으로 채워져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아픔과 고통이 있지만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건 연예인들에게 화려함 이면에 우울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조세호의 어머니가 말한 것처럼 ‘의논할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그래서 <룸메이트> 출연자들이 그토록 툭하면 눈물을 쏟아내는 이유일 것이다. 지금껏 누구에게도 기댈 데가 없었던 연예인들이 <룸메이트>라는 기댈 곳을 찾게 되면서 억눌렸던 속내가 밖으로 터져 나오는 것.
그렇다고 <룸메이트>가 연예인들의 힐링 프로그램이 되어서 눈물 흘리는 장면만 반복해서 나가는 것은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는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기대고픈 마음’은 <룸메이트>의 바탕을 만들어주는 정서가 될 수 있다. 그 진심이 자연스럽게 매일 매일의 이야기에 바탕이 되어준다면 <룸메이트>는 훨씬 더 진솔하게 다가올 수 있다.
철저히 혼자 살아가는 연예인들과 그래서 가족을 꿈꾸는 이들. 이것은 어쩌면 혼자 사는 삶이 함께 사는 삶을 꿈꾸는 새로운 주거문화의 근거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마도 모두를 격려하고픈 마음으로 방문했을 조세호의 어머니는 그 짧은 시간에도 <룸메이트>에 제대로 한 수 가르쳐준 셈이 되었다. ‘가족처럼’이 아니라 ‘진짜 가족’이 되어야 그 진정성이 전해진다는 것.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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