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 스타일리스트에게 들은 명품 뒷얘기

2011-11-15     김봉법


- 수애, 오늘 밤 어떤 스타일로 감동을 줄까

[엔터미디어=김봉법의 스타일 나우] 수애가 이 정도로 매력이 있었던 때가 언제였지? 청순한 이미지와 드레스만 기억나는 여배우 수애가 최근 드라마 '천일의 약속'의 주인공 이서연을 연기하면서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물론 연기도 좋지만 드라마 캐릭터랑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수애 스타일이 탄생됐다.

김수현 작가의 팬이라서 보게 된 드라마지만 지금은 수애 때문에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의 스타일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과장되고 절제돼 좋다. 너무 화려하지도 않고 캐릭터에 한정돼 한 이미지로 가지 않아서 좋다.

생각해보면 기존 드라마 속 여배우는 두 종류였다. 가난하지만 현실을 극복하고 신데렐라가 되는 케이스와 부유한 집안에서 모든 걸 다 소유하고 나쁜 짓은 다하는 팜므파탈. 앞의 경우는 여배우의 이미지와 상관없이 가난하게만 보여야되니까 최대한 촌스럽게 스타일링했고 반대의 경우는 지나칠 정도로 화려하게 꾸민 모습만 나왔다. 심지어 집에서 잘 때도 풀 메이크업에 주얼리를 주렁주렁 달고 있었으니 말다했다.

하지만 수애는 달랐다. 가정형편이 어렵다고 촌스럽지도 않았으며 직업이 출판업계라고 해서 딱딱하거나 지루하지도 않았다. 남자 앞에서는 충분히 섹시했고 직장에선 그보다 더 시크할 순 없었다.

수애에 대해서 칼럼을 작성하기 전에 온라인상에서 이슈가된 그녀의 스타일에 대한 논쟁에 대해 읽어봤다. 대부분의 의견이 왜 아프고 힘들게 사는 여성이 명품과 패션에 신경을 쓸 수 있냐는 것이었고 너무 세련돼 부담스럽다, 몇백만원짜리 가방을 드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이냐 하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방송국 관계자는 입장 표명을 하기도 했다. 사실은 그렇게 비싼 브랜드의 제품들이 아니었고 직업상 어느 정도의 명품 소비는 가능한 여성이라고. 두 상황 다 맞는 말이다. 궁금한 건 그전에도 수애의 드라마 속 스타일에 대해서 이렇게 화두가 된 적이 있었냐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드라마 속 그녀의 스타일이 극중 캐릭터에 너무 빠져서 진부하게 보여줬다면 이런 이슈가 생겼을까? 이미 그녀가 입고 걸치고 나온 모든 아이템들은 솔드 아웃돼 구할 수도 없다.




수애의 이번 드라마 스타일링을 담당한 스타일리스트 윤상미 실장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얘기를 들었다. 처음에 이런 반응이 나올지 배우도 몰랐고 본인도 예상 못했다고. 하지만 드라마가 들어가기 전 충분히 배우와 이번 스타일에 대해서 상의했고 서로 의견을 나눈 결과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소재나 컬러를 과감하게 입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절대 너무 캐릭터에 빠져서 협찬 의상입은 모습을 보이지 말자고. 그 결과 배우 수애와 주인공 이서연이 평소에 입는 룩이 탄생된 거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룩이 있다. 하늘거리는 시폰 와이드 팬츠에 같은 소재 톱을 매치하고 심플한 숄더백을 맨 이서연룩. 컬러 매치는 부딪혔지만 소재 매치에 성공한 스타일이다. 이서연 말고는 어울릴 수 없었다. 일부러 브랜드가 드러나지 않는 심플한 백을 매치했는데 오히려 그 백이 이슈가 되어서 브랜드 정보와 가격대가 알려지고 이슈가 되어버린 경우도 생기게 됐다. 프랑스 브랜드 끌로에와 미국 브랜드 도나카란은 수애 신드롬으로 덩달아 매출까지 좋아졌다.

드라마 스타일리스트 역할 중 가장 중요한 브랜드 셀릭팅이 성공한 아주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옷이 안정적이니 그녀의 연기도 더 잘 보인다. 연기가 좋으니까 그녀의 스타일이 자꾸 궁금해진다. 수애가 이런 적이 있었는지 또 생각해봤다. 몇 달을 이서연에 빠져서 살아야할 그녀의 모습이 너무 근사하고 스타일리시하다. 오늘밤 어떤 룩으로 또 나를 감동시킬까. 수애도 좋고 이서연도 좋다.


패션칼럼니스트 김봉법 zencool@hanmail.net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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