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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없는 ‘라디오스타’에 대한 충격적인 반응
기사입력 :[ 2019-09-19 17:10 ]


‘라스’ 윤종신 공백 예상보다 무시무시하게 컸다는 건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윤종신이 없는 <라디오스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지난 수요일 원년멤버이자 유일한 개근멤버인 윤종신이 떠난 MBC 예능 <라디오스타>가 첫 방송을 했다. 두어 달 전부터 하차를 기정사실화 했지만 후임을 마련해두지 않고, <동상이몽>을 통해 예능으로 전성기를 맞은 윤상현을 일일MC로 내세웠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 배경이기도 한 ‘독설’ 김구라가 빠졌을 때도 굴러갔던 <라스>이기에 별다른 타격이 없을 것이란 평부터, 높은 존재감을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란 염려도 깊었다. 그러나 준비가 전혀 안 된 윤상현에게 중책을 맡긴 것도 힘들어진 한 수가 됐지만, 10년이란 세월동안 길들어진 익숙함과 MC진 중 사실상 메인 진행자 역할을 맡았던 윤종신이 빠진 빈자리는 예상보다도 훨씬 컸다.

오늘날 <라스>는 근황 토크와 에피소드 토크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간판은 같지만 게스트들의 단골 멘트인 독하거나 봐주는 게 없는 <라스>와 요즘 <라스>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그런데, 게스트들과 교감을 나누고, 독설이나 직설적인 김구라에게 딴죽을 걸어서 ‘톰과 제리’ 같이 물고 물리는 말장난으로 웃음을 만들고, 에피소드와 질문을 잇는 교통정리와 함께 재밌는 상황과 대화를 캐치해 기가 막히게 일명 ‘줍는’ 예능MC로서의 역할은 물론, 스튜디오 분위기를 책임지는 리액션까지 도맡았던 윤종신의 빈자리는 전방위적으로 나타났다. 1시간 40분 넘게 진행되는 긴 토크쇼는 때때로 지루했고, 서로 물고 뜯고 즉흥적으로 ‘불붙는 수다’와 같은 <라스>만의 특색도 옅어졌다. 그 영향은 시청률로 바로 나타났는데 3.8%라는 충격적인 스코어를 기록했다.



지난 몇 년간 <라스>가 올드한 예능, 매우 평이한 토크쇼로 변질된 가장 큰 이유는 캐릭터의 노쇠화와 너무나도 긴 방송시간이 결정적이었다. 초창기 <라스>는 오늘날 유튜브의 문법과 맥락이 닿아 있다. 논리가 필요 없고, 기승전결의 스토리텔링을 따르지 않으며, 직접적이고, 전혀 조심스럽지 않은 태도로 금기를 넘나들면서 MC가 게스트를 띄워주는 분위기, 사전에 정리된 문답을 진행하는 에피소드식 토크라는 한정된 틀을 벗어났다. 하지만 방송이 길어지고, 김구라의 창끝이 무뎌지면서 흔한 홍보성 캐스팅에다 미리 사전 준비된 에피소드 토크를 나누는, MC진의 캐릭터가 아니라 게스트의 콘텐츠에 기댄 기존 토크쇼로 돌아갔다.

그런 <라스>에 고유한 향취를 끝까지 부여잡던 인물이 바로 윤종신이다. MC진 중 가장 많은 관심과 따뜻함, 그리고 관찰력으로 게스트를 대화판으로 끌어들이고, 김구라로부터 방어해주거나 부추기면서 재미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게스트와 상관없는 수다라는 <라스>만의 특성을 끝까지 유지시킬 수 있었던 것도 김구라와 김국진을 물고 늘어지는 윤종신의 깐족거림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얼굴인 안영미가 투입된 이후, 원투펀치 라인을 김구라-윤종신에서 김구라-안영미로 전환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했다.



안영미는 과거 신정환처럼 대놓고 김구라와 티격태격하는 구도를 만들어 <라스>만의 정신없는 분위기와 재미를 이어가려고 한다. 역시나 안영미는 충분히 자기 몫을 잘해주고 있고, 김구라도 합을 맞추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지만 무게 추 역할을 하며 정리해주거나 웃음을 증폭시켜주는 윤종신의 역할이 사라지니, 질문과 질문 사이, 에피소드와 에피소드 사이, 게스트와 게스트 사이가 툭툭 끊기는 느낌이 크게 든다. 또한 윤종신이 빠지니 안영미와 김구라의 다투는 콤비 플레이가 어떤 완충 장치 없이 불쑥불쑥 터져서 과하게 느껴졌다.

특히 지난 방송의 경우 대본을 읽는 것조차 버거워하는 윤상현이 갑작스레 중책을 맡다보니 빈공간은 더욱 더 커져 보였다. 김구라는 옆에서 누군가가 말리고 잡아줘야 더 독주를 하고, 게스트들은 MC진이 믿음을 주고 서로를 연결해야 각자 준비해온 것 이상의 화합을 이뤄낸다. 그런데 이 역할을 초보MC에게 맡기면서 빈자리를 더욱 크게 만들고 만 셈이다.



<라스>의 급작스런 시청률 하락이 단순 윤종신의 효과만은 아니다. 하지만 윤종신이 빠지면서 10년간 부여잡았던 끈을 이 기회에 함께 놓은 골수팬들도 적지 않으리라 예상된다. 그간 누적되어온 피로도가 한꺼번에 터지는 도화선 역할을 <라스>의 실질적인 진행자이자, 10년간 늘 수요일마다 그 자리에 있던 윤종신의 하차를 통해 나타난 것이다. 일일MC 차원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첫 방송에서부터 드러났다. 그저 그런 뻔한 토크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면 인적 자원 검토를 비롯한 재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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