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백종원이 강조한 선택과 집중 이유 있었네

[엔터미디어=정덕현] 이 정도면 거의 다른 가게로의 변신이라고 해도 될 법하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처음 서울 정릉 아리랑 시장의 가게들을 찾아갔을 때를 떠올려보면 그 마지막 회의 가게는 같은 집이 맞나 싶을 정도다.

청국장 전문점으로 대변신한 조림백반집은 사실 너무 다양한 메뉴들 때문에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12번의 폐업을 겪었다는 이 집을 찾기 전 백종원은 음식 맛에 문제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실상 시식을 해본 후 폐업의 이유가 음식이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 오랜 경륜에서 나오는 손맛이 있었던 것.



백종원은 여러 메뉴들을 다 없애고 청국장 전문점으로의 변신을 솔루션으로 제공했다. 그러자 드디어 이 집만의 색깔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변신이 쉬울 리가 없었다. 단골손님들은 늘 찾던 음식을 찾았고, 청국장 단일메뉴를 한다는 이야기에 나가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예 청국장 전문이라 가게에 써 붙이면서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남다른 음식 솜씨를 갖추고 있는데다 청국장 한 그릇에 6000원이라는 가격이 이 집만의 특색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모자가 운영하는 함박스테이크집은 이전에 이 프로그램에 나왔던 필동 함박스테이크집의 비법들을 전수받아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 소고기만을 써서 퍽퍽했던 함박스테이크는 돼지고기를 섞으며 부드러워졌고, 여기에 크림과 청양고추를 섞어 만든 특제소스까지 더해지면서 이 집만의 색깔이 만들어졌다.



가장 많은 문제를 떠안고 있던 지짐이집도 전집으로의 대변신에 성공했다. 찾아오는 손님들이 이것저것 요구하는 대로 메뉴를 늘리다 보니 거의 포차 수준의 가게가 됐던 이 집은 지짐이집이면서도 전을 제대로 하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몰려 있었다. 게다가 제대로 전집으로서의 도전을 해보지 않아 노하우도 없는 상태였다.

백종원은 손님의 입장에서 이 집까지 일부러 찾아올만한 경쟁력을 갖춘 모듬전을 연구해보라고 했다.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부단한 연습을 통해 지짐이집은 그 이름에 걸 맞는 전집으로 탈바꿈했다. 주방에 있던 전 판을 입구 홀에 설치해 누가 봐도 전집이라는 걸 알 수 있었고,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결국 이번 정릉 아리랑 시장편을 통해 백종원이 보여준 건 가게의 성패가 굳이 그 곳까지 찾아갈 정도의 특색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강조한 건 선택과 집중이었다. 주력 메뉴를 선택하고, 그 메뉴에 그 가게만의 특색을 살리는 집중을 통해 손님들이 굳이 찾아올 이유를 만들어준 것. 가게의 성패는 단지 음식 솜씨만이 아니라 전략과 운용 또한 중요한 요인이라는 걸 백종원은 정릉 아리랑 시장 가게들의 대변신을 통해 보여줬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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