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본드’ 쉴 틈 없는 전개와 반전 액션, 공백 걱정 없다

[엔터미디어=정덕현]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는 한 주를 쉬었다. ‘2019 WBSC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 중계 때문이었다. <배가본드>처럼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에 결방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야기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어 한 주를 쉬고 나면 다시 이야기를 따라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온 <배가본드>는 특유의 액션을 통한 몰입감을 주는 전개로 한 주의 빈자리를 채웠다. 홍순조(문성근) 총리의 폭로로 대통령 정국표(백윤식)가 탄핵되고, 제롬(유태오)에 의해 쫓기던 오상미(강경헌)가 죽어가며 남긴 표식으로 또 다른 배후 세력이 있다는 걸 감지한 차달건(이승기)이 결국 이 모든 걸 꾸민 인물 사마엘의 정체를 마주하게 되는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되었다.



사마엘은 에드워드 박(이경영)이었다. 이로써 지금껏 전개되어 왔던 이야기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에드워드 박의 비서 미키(류원)가 드라마 초반 살해당했던 존 앤 마크사 부사장의 내연녀였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그가 결국 부사장을 살해했으며 그건 에드워드 박이 지시해 꾸민 일이었다는 것.

결국 지금까지 흘러온 모든 사건들은 에드워드 박의 손아귀 위에서 벌어진 일들이었다. 차달건이 모로코에서 그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끝내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것 역시 에드워드 박의 계략에 의해서였다. 유족의 말은 믿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차달건을 살려 증언하게 하려 했던 것.



위기의 순간에 차달건은 에드워드 박의 정체를 알아채고 그에게 총을 겨눴지만, 유족들과 고해리(배수지)에게 총구가 드리워져 있다는 걸 알게 되고는 총을 빼앗겼다. 창고에 먼저 붙잡혀 있던 김우기(장혁진)와 함께 묶인 채 감금된 차달건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리게 됐다. 기름을 붙고 불이 붙어 폭발하는 창고에서 차달건은 과연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

<배가본드>는 이로써 새로운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에드워드 박이 사마엘이라는 닉네임으로 이 모든 악의 중심에 서게 되었고, 위기에 몰린 차달건과 고해리는 물론이고 탄핵을 받게 된 대통령 정국표도 차달건의 편으로 돌아섰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이런 반전의 반전은 사실 이 작품을 쓴 장영철, 정경순 작가의 특기 중 하나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변화무쌍한 국면 전환의 묘미는 과거 <대조영> 같은 사극에서부터 <샐리리맨 초한지>, <돈의 화신>, <기황후> 등을 통해 지금껏 이어져온 장영철, 정경순 작가의 작품들이 가진 중요한 저력이다.



사실 금요일 밤은 너무 복잡한 스토리의 드라마가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시간대다. <배가본드>는 물론 반전에 반전이 이어져 국면이 계속 바뀌는 복잡함이 있지만 그럼에도 이를 채워주는 건 눈을 뗄 수 없는 액션의 연속이다. 그를 통해 자연스럽게 바뀐 국면에 빠져들게 해준다. <배가본드>가 한 주의 공백을 순식간에 채워놓은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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