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기대상’, 김동욱 대상 이견 없지만 정재영 무관에 남는 아쉬움

[엔터미디어=정덕현] <2019 MBC 연기대상>의 선택은 <검법남녀2>가 아닌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었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대상 김동욱, 최우수연기상 월화부문 김동욱, 우수연기상 월화부문 박세영, 조연상 월화부문 오대환, 작가상 김반디까지 5개 부문 4명이 상을 휩쓸었다. 반면 <검법남녀2>는 우수연기상 월화부문 오만석과 신스틸러상 노민우 두 사람에게만 상이 주어졌다.

물론 김동욱이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으로 대상으로 받은 건 충분히 공감되는 일이다. 김동욱은 최근 들어 영화 <신과 함께>는 물론이고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통해서도 오롯이 연기를 통해 그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스타보다는 배우의 길을 통해 자기 영역을 만들어가는 김동욱의 연기는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서도 충분히 빛이 났다. 코믹함과 진지함을 균형 있게 소화해 조장풍이라는 인물을 제대로 세워냈고, 그건 작품의 색깔 그대로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검법남녀>를 시즌1부터 시즌2까지 전면에서 끌어온 정재영이 무관이었다는 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검법남녀>라는 작품이 온전한 시즌제 드라마로 정착할 수 있었던 건 정재영이 구축해놓은 백범이라는 독특한 캐릭터 덕분이기 때문이다. “소설 쓰지 마!”라며 섣부른 예단을 하는 이들에게 일갈하고 법의학적 증거를 찾아 그 예단을 뒤집는 이 캐릭터의 힘은 향후 새로운 시즌에 대한 여전한 기대감까지 만들어냈다.

물론 <검법남녀2>가 아닌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선택한 MBC의 고민 또한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이미 지난해 <검법남녀> 시즌1로 정재영에게 미니시리즈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여했던 바가 있어서다. 그래서 사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정재영이 올해는 대상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 면이 적지 않았지만, MBC 드라마가 2년 연속 <검법남녀>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 역시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건 너무 최근 몇 년 간 MBC 드라마의 성과가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는 방증이 되기도 할뿐더러 시즌3 제작에 대한 부담으로도 다가올 수 있어서다.



하지만 그럼에도 올해의 MBC 드라마 전체를 두고 볼 때 가장 큰 기여를 한 작품으로 <검법남녀2>를 지목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정재영이 있었다는 점에서 남는 아쉬움은 크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올해 MBC 드라마에서 성과로 말할 수 있는 작품들은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좋은 작품이었지만 시청률이 두자릿 수를 넘지 못했고, <봄밤>은 화제성은 있었지만 완성도가 높다 말하긴 어려웠다. 그나마 올해 최고의 성과로 지목되는 건 시청률은 낮았지만 과감한 시도의 가치를 인정받아 화제성이 가장 높았던 <어쩌다 발견한 하루>였다. 그러니 어떤 면에서는 시즌제 드라마로서 <검법남녀2>가 거둔 성취를 작다 말하기 어렵다.

또 한 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김동욱이 대상과 최우수상을 둘 다 받았다는 사실이다. 대상을 받았다면 최우수상은 다른 연기자에게 주는 편이 훨씬 보기에는 좋았을 법 했다. 결국 이런 아쉬움이 생겨나게 된 건 올해 MBC 드라마의 전반적인 부진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주중 시간대도 9시로 바꿔 공격적인 편성을 시도했지만 <어쩌다 발견한 하루> 같은 도전적인 작품들이 좀 더 많았으면 어땠을까 싶다. 내년에는 단지 시청률에 집착하기보다는 좀 더 과감한 시도를 담은 많은 드라마들을 MBC에서 보기를 바란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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