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현정쇼’ 성공위해 고현정이 갖춰야할 것은?

[엔터미디어=배국남의 눈] “지금 이 장면을 보고 있을 당신. 비록 당신의 이름은 모르지만, 나는 당신에게 사랑을 배웠습니다. 시청자와 이 쇼는 나의 영원한 사랑입니다.”

고현정이 진행하는 SBS 토크쇼 ‘고현정쇼’가 4월부터 방송된다는 대중매체의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고현정쇼’ 방송 소식을 접하며 조건반사적으로 떠오른 말이 바로 세계방송사의 신화이자 토크쇼의 전설이 된 ‘오프라 윈프리쇼’의 마지막 방송에서 호스트(MC)이자 게스트(초대손님)인 오프라 윈프리가 한 마지막 멘트다.

1986년 10월 8일부터 2011년 5월 25일까지 25년 동안 방송된 ‘오프라 윈프리쇼’는 4561회 동안 오바마 미국대통령에서부터 마이클 잭슨, 톰크루즈 등 유명스타 그리고 성폭행을 당한 여성 등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1만여명이 출연하고 전세계 145개국 수백만명의 시청자와 만난 가장 성공한 세계적 토크쇼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은 토크쇼 하면 ‘오프라 윈프리쇼’를 떠올리고 토크쇼의 진행자에 관심을 갖는 스타나 연예이라면 한번쯤 오프라 윈프리가 되고 싶다고 언명하기도 한다. 물론 토크쇼를 진행하거나 염두에 두는 한국 스타나 연예인들 역시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가 되겠다는 말을 한다. 정작 오프라 윈프리와 그녀의 토크쇼를 신화와 전설로 만든 태도와 정신은 체화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토크쇼의 역사는 깊다. 1964년 KBS에서 영화인들이 나와 영화의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던 ‘스크린 야설’을 시작으로 열린 한국 토크쇼는 1969년 MBC의 ‘임택근의 모닝쇼’로 진행자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퍼스낼러티 토크쇼가 첫선을 보였다. 이후 일반인부터 유명스타, 뉴스의 인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출연하고 아나운서, 연예인에서부터 전문가까지 다양한 직군의 MC가 등장한 갖가지 형태의 토크쇼가 시청자와 만났다.

그리고 한국 방송사의 토크쇼의 전환점이 된 것이 바로 1989년 방송된 ‘자니윤쇼’다. 미국의 유명 토크쇼의 형식과 유사하게 유명인이나 연예인을 초대해 출연자와 관련된 이슈나 화제 등을 이야기로 풀어낸 ‘자니윤쇼’는 진행자의 개성이 발현되는 퍼스낼러티 토크쇼 붐을 조성시켰다. ‘주병진쇼’ ‘이홍렬쇼’ ‘서세원의 화요스페셜’ ‘이승연의 세이세이’ ‘김혜수의 플러스유’ 등 퍼스낼러티 토크쇼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눈길을 끌었다.

2000년대 들어 MC와 출연자, 토크의 전개방식에서 큰 변화를 시도한 새로운 포맷의 토크쇼가 등장했고 토크 내용 못지 않게 토크의 전개 혹은 전달방식이 중요해졌다. 최근들어 토크쇼가 재미와 흥미에 방점을 찍으면서 토크쇼에 예능적 요소가 강화됐다.



현재 리얼 버라이어티와 함께 예능의 주요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토크쇼는 다양한 포맷과 컨셉의 프로그램이 방송되지만 1인 퍼스낼러티 토크쇼는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 ‘박중훈쇼’의 실패에 이어 12년 만에 복귀한 주병진이 진행하는 ‘주병진 토크콘서트’가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폐지설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토크쇼가 진행되지만 과거 토크쇼의 인기에는 크게 못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성 강하고(?) 거침없는 입담을 보이는 고현정이 진행하는 토크쇼가 방송된다는 사실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명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포맷이나 정형돈 등 보조MC의 역할과 숫자, 토크쇼의 성격과 방향 등이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고현정 이라는 톱스타가 진행하는 퍼스낼러리티 토크쇼라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이다. 토크쇼 특히 퍼스낼러티 토크쇼가 성공하기위해서는 4가지 요소가 모두 뛰어나야한다. 바로 진행자, 그리고 출연자, 토크의 내용, 토크의 전달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다양한 형태의 토크쇼가 진행되지만 몇몇 유명 스타가 겹치기 MC로 나서 연예인들의 사생활과 신변잡기 나열을 하거나 게임 등 토크를 전달하는 방식에 매몰돼 정작 토크가 실종되는 토크쇼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토크쇼가 전반적인 침체를 겪고 있다. 토크쇼에 대한 시청자의 외면은 출연자, 토크내용, 토크의 전달방식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진행자의 문제 역시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고현정은 과연 다른 토크쇼보다 진행자의 역할과 개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퍼스낼러티 토크쇼 ‘고현정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침체에 빠진 토크쇼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더 나아가 새로운 토크쇼의 역사를 쓸 수 있을까.

‘고현정쇼’ 같은 퍼스낼러티 토크쇼는 진행자 개인의 개성이 토크쇼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인데다 진행자가 토크쇼의 인터뷰어 역할을 하면서 출연자의 토크를 이끌어 내야한다. 이 때문에 진행자는 개성과 함께 순발력, 위기대처능력, 멘트 구사능력 등 토크쇼 MC로서 다양한 자질을 갖춰야한다.

고현정은 누구보다 스타성과 개성이 강한 톱스타다. 드라마나 영화의 캐릭터나 사적영역에 대한 정보 등 다양한 요소에 구축된 이미지 역시 강렬함과 카리스마다. 또한 그가 시상식이나 ‘무릎팍 도사’같은 토크쇼,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 자리에서 보인 모습과 말은 거침이 없다. 이러한 개성과 이미지, 스타일은 퍼스낼러티 토크쇼의 성격이나 방향,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시청자에게 거부감을 주고 출연자에게 부담감을 안길 수 있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고현정쇼’와 고현정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교차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현정이 ‘고현정쇼’를 성공시켜 한국 토크쇼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시청자에게 진정성 있는 진행자로 인정받기위해서는 개성과 진행자 스킬마저 압도하는 하나의 마음을 체화시켜야한다. 그것은 ‘오프라 윈프리쇼’와 오프라 윈프리 성공 신화를 만든 원동력이기도 하다.

수많은 전문가들은 ‘오프라 윈프리쇼’와 오프라 윈프리의 성공원인을 분석했다. 워렌 캐셀은‘워너비 오프라’를 통해 신의, 열정 등 성공의 원칙을 나열했고 ‘신화가 된 여자 오프라 윈프리’의 재닛 로는 두려움을 치료해줄 수 있는 자신에 대한 신뢰와 용기를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어떤 이는 오프라 윈프리의 성공 비결로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꿈과 열정을 들었고 어떤 이는 어릴 때 사촌에게 성폭행 당하고 미혼모로 아이를 출산하는 등 자신의 비참하고 부끄러운 과거까지 방송에서 털어놓는 솔직담백함과 그 상처와 고통을 쓰다듬는 사랑과 용서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개성적인 진행 스타일, 재치와 순발력 있는 진행능력, 톱스타이지만 옆집 아줌마 같은 푸근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성공의 이유로 꼽기도 한다. 이 모두 나름의 일리가 있고 타당성 있는 분석이다.

그러나 수많은 시청자와 전문가들은 세계 방송사에 우뚝 선 오프라 윈프리와 ‘오프라 윈프리쇼’를 있게 한 것은 바로 타인의 마음까지 열게 하는 따뜻한 시선과 겸손한 자세, 진실된 마음이라고 한결 같이 입을 모은다. 이러한 오프라 윈프리 이였기에 오바마 대통령에서부터, 마이클 잭슨, 그리고 성폭력을 당한 여성까지 1만여명의 출연자가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진실한 토크를 했고 이로 인해 TV너머의 수많은 시청자는 공감과 감동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고현정 역시 타인의 마음까지 열게 하는 따뜻한 시선과 겸손한 자세, 진실된 마음으로 토크쇼에 임한다면 강한 개성은 출연자와 시청자에게 강력한 매력의 요인으로 다가가고 거침없는 입담은 하나의 눈길끄는 진행 스타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리고 ‘고현정쇼’가 침체에 빠진 토크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더 나아가 한국 방송사에 하나의 신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고현정쇼’를 기대하는 것이다.


칼럼니스트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MBC,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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