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보쇼, 면죄부쇼, 신변잡기쇼, 폭로쇼, 주례사쇼…토크쇼 침체 부른 치명적 행태들!

[엔터미디어=배국남의 눈] MBC ‘세바퀴’ 13.1%(2월 25일 방송)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6.4%, MBC ‘놀러와’ 7.6%,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12.4% (2월27일 방송) KBS ‘승승장구’ 11.8%, SBS ‘강심장’ 9.9% (2월28일 방송) MBC ‘라디오스타’ 14.1%(2월29일 방송) KBS‘해피투게더’ 15.4%, SBS ‘자기야’ 7.4%, MBC ‘주병진 토크콘서트’ 5.6%(3월1일 방송).

KBS, MBC, SBS 방송 3사 토크쇼의 2월25일부터 3월1일까지 1주간의 시청률(AGB닐슨) 성적표다.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중요한 장르이자 방송사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토크쇼다. 하지만 최근 들어 토크쇼 시청률은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토크쇼에 대한 시청자의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토크쇼들이 잇따라 추락하면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1964년 감독, 배우 등 영화인들이 나와 영화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던 KBS ‘스크린 야설’로 시작된 한국 방송사 토크쇼는 40여년 넘게 큰 인기를 누리는 장르였다. 1969년 MBC ‘임택근의 모닝쇼’로 진행자의 이름을 내세운 퍼스낼러티 토크쇼가 첫 선을 보이는 등 다양한 포맷의 토크쇼가 진화를 거듭해왔다.

1989년 ‘자니윤쇼’로 예능 토크쇼가 큰 전환점을 이루면서 높은 인기를 얻은 이후 스타 진행자가 출연자와 관련된 이슈나 화제 등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주병진쇼’ ‘이홍렬쇼’ ‘이승연의 세이세이’ ‘김혜수의 플러스유’ 등 퍼스낼러티 토크쇼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근래 들어 게임이나 퀴즈방식 등 재미를 강조한 토크 전달 방식도 발전을 거듭하고 게스트만 10~20명에 달하는 집단 토크쇼도 등장해 토크쇼의 춘추전국시대를 열었다.

이처럼 토크쇼가 진화와 변모를 거듭하며 높은 인기를 누려왔지만 최근 들어 20%를 기록하는 토크쇼가 단 하나도 없고 한자리수 시청률의 토크쇼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최고 스타라는 주병진이 진행하는 토크쇼의 시청률은 4~5%에 그치는 등 토크쇼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 토크쇼의 침체는 제작진이 자초한 부분이 크다. 토크쇼가 성공하기위해서는 4가지 요소가 뛰어나야하며 조화도 이뤄야한다. 바로 진행자, 그리고 출연자, 토크 내용, 토크 전달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요즘 토크쇼는 이러한 4가지 요소에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조화도 이루지 못해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토크쇼의 승패를 좌우하는 4가지 요소에 악영향을 끼치고 토크쇼의 진정성을 상실시키며 시청자의 외면을 불러오는 행태가 바로 토크쇼를 영화 음반 등 문화상품 홍보쇼, 문제 있는 연예인들의 면죄부쇼, 연예인의 신변잡기쇼․사생활 폭로쇼, 칭찬으로 일관하는 주례사쇼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특정한 주제나 기획을 잡아 관련 인물들을 초대해 주제 중심의 이야기를 펼치는 ‘놀러와’는 8년 동안 방송되면서 시청자들에게 화제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들어 드라마 ‘무신’ 출연진을 ‘위대한 미남의 계보 스페셜’로, 영화 ‘화차’ 출연진을 ‘막내 스페셜’로 둔갑시키는 등 특정 영화나 드라마, 음반 홍보를 위해 출연한 사람들을 무리하게 특정 주제로 묶는 견강부회식 주제로 일관하며 홍보 등을 일삼아 시청자의 외면을 자초했다.

‘해피투게더’에서부터 ‘세바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토크쇼가 특정가수의 음반, 그리고 연기자의 드라마, 영화의 홍보쇼로 변질되면서 토크 내용의 재미나 의미 더 나아가 공감이나 감동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더욱이 일반인이 출연하는 토크쇼 ‘안녕하세요’의 경우도,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출연자들이 나와 홍보 논란에 휩싸이면서 프로그램의 존재의미나 진정성이 상실돼 비판을 받고 있다.

불법을 저지르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연예인들을 출연시켜 이들의 일방적인 해명과 동정심을 유발하는 이야기를 나열해 문제 연예인 면죄부쇼로 전락하는 행태도 토크쇼의 외면을 불러오는 행태중 하나다.

문재인 박근혜 등 정치인과 축구 국가대표 이동국 등을 초대해 그동안 듣지 못한 어려운 상황이나 심경,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줘 진정성을 평가 받았던 토크쇼가 ‘힐링 캠프’다. 하지만 최근 새음반을 발표하고 컴백한 빅뱅이 출연한 ‘힐링 캠프’는 교통사고를 낸 대성과 대마초를 흡연한 지드래곤 등이 출연해 일방적 해명과 변명, 그리고 동정심을 유발해 문제 있는 빅뱅 멤버 면죄부쇼 성격을 보이며 시청률도 잡지 못하고 더 나아가 ‘힐링 캠프’의 프로그램 진정성마저 크게 추락하는 결과를 자초했다. ‘힐링 캠프’뿐만 아니라 ‘주병진 토크 콘서트’등 적지 않는 토크쇼가 문제 있는 출연자의 해명이나 합리화, 복귀를 위한 면죄부쇼로 전락해 시청자의 공감은 고사하고 비난만 유발하고 있다.



토크쇼의 외면을 불러오는 이유 중 또 하나가 토크쇼가 연예인들의 신변잡기 전시장과 자극적인 사생활 폭로 마당으로 변질 된 것이다. ‘자기야’에서부터 ‘강심장’에 이르기까지 대다수의 토크쇼에서 재미와 의미는 없고 자극성과 선정성만 난무한 연예인들의 잡다한 신변잡기가 넘쳐나고 “한때 사귀었던 사람이 정신에 문제 있는 스토커였다” 등 자극적인 사생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특정 연예인은 똑같은 신변잡기와 사생활 이야기를 토크쇼을 전전하며 재탕, 삼탕까지 한다. 더 나아가 일부는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위해 신변잡기나 사생활을 조작하고 거짓말을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 때문에 토크쇼=연예인 신변잡기쇼 등식이 성립되며 이에 대해 염증을 내는 시청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토크쇼의 고질적인 병폐인 주례사 토크쇼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도 토크쇼가 추락하는 원인이다. 출연자의 문제점이나 잘못한 점을 정확하게 지적하지 못하고 칭찬으로만 일관하는 주례사 토크쇼는 토크에 대한 공감이나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있다. 가창력과 음악성 그리고 연기력과 캐릭터 창조력에 문제를 드러내는 연기자에게 “빼어난 가창력을 지닌 최고의 가수”“최고의 연기력을 보이는 연기자”라는 비웃음을 불러오는 토크로 일관하는 주례사 토크쇼가 우리 토크쇼의 고질적인 병폐다. 이 부분도 토크쇼의 침체에 한몫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다양한 포맷의 토크쇼가 시청자와 만나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 있는 행태들로 시청자들에게 관심도 좋은 평가도 받지 못하고 토크쇼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토크쇼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칼럼니스트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MBC, KBS,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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