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media 주요뉴스

열 가지 배역·열 가지 색깔, 그 깊이와 넓이에 도전 중인 남자 강동호
기사입력 :[ 2012-03-06 14:32 ]


- 강동호 “한 때 이시영 오해했다” [인터뷰]

[엔터미디어=정석희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 때론 자상하고 때론 날카롭다. 지난 해 MBC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따스한 감성의 고시생 강대범으로 분해 주목을 받았던 연기자 강동호가 얼마 전 종영한 KBS2 <난폭한 로맨스>에서는 냉정하기 그지없는 김태한 실장 역을 맡아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드라마에서는 아직 신인 소리를 듣는 그지만 사실 2005년 뮤지컬 <비밀의 정원>으로 데뷔한 이래 10여 편의 작품을 통해 스타성을 인정받은 실력파 뮤지컬 배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드라마에서는 언감생심 미소조차 짓지 않던 그가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웃음을 보였다. 쌀쌀하다 못해 무념무상이던 냉혈남이 밝게 웃으니 주변이 다 환해진다. 상냥하고 예의 바른, 밝은 청년이다.
(인터뷰. 정석희 칼럼니스트)

Q: 노래는 언제부터 했나요?
A: 시작은 누구나 그렇듯 노래방이에요. 그냥 노래 잘 하는 아이로 인식되다가 수지 문정중학교 때 밴드 보컬을 맡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게 고등학교로 쭉 이어지고 그러다 대학 진학도 노래를 할 수 있는 과를 택했던 거예요. 실용음악과 뮤지컬 전공입니다. 처음엔 노래만 생각했지 연기라는 부분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터라 이런저런 시행착오들이 있었습니다.

Q: 당시 그 지역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누렸겠어요. 이를테면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의 보컬 같은 거잖아요. 혹시 악기 연주도 가능한가요?
A: 인기요? (웃음) 글쎄요. 연주는 피아노 치며 간단히 노래하는 정도? 연주곡은 엄두도 못 내고요.

Q: 여자 친구를 위해 불러주기도 하나요?
A: 아뇨. 생각만으로도 오그라드는 걸요. 개인적으로 누굴 위해 불러본 적은 없습니다. 팬 미팅이라면 또 모르겠어요.

Q: 2005년이 데뷔라는데, 그럼 시작한지 얼마 안 돼 무대에 선 거군요?
A: 대학교 2학년 쯤, 시작부터 주인공이었으니까 운이 아주 좋았죠. 제 생각으로는 아무래도 키가 크잖아요. 외적인 조건이 장점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작품을 거듭하는 사이 많이 배우고 많이 좋아진 겁니다.

Q: 저는 사실 <그리스> 외에는 다른 작품을 보지 못했어요. 특별히 보람이 있었던 작품은?
A: 아무래도 <그리스>에요. 제가 가진 장점들, 저만의 정서가 가장 많이 부각된 작품이거든요. 그리고 제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연기자는 조승우 씨입니다. 함께 무대에 오를 기회는 한 번도 없었지만 뮤지컬 배우의 정석인 분이지 싶어요.

Q: 훈련이 부족한 연예인들이 주요 배역으로 캐스팅 되고 있는데요. 지금은 중간에 끼어 다소 곤란한 입장이지 싶은데.
A: 아뇨, 곤란할 건 없습니다. 동료 배우들의 속상한 마음, 저 또한 충분히 이해가 가요. 하지만 실력만 갖췄다면, 그 전제 조건만 해결된다면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봐요. 티켓 파워라든지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하는, 안고 가야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분명 있는 거니까요.

Q: 지난 해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처음 TV에 모습을 보였습니다.
A: 어차피 노래라는 큰 틀을 두긴 했지만 모든 가능성은 다 열어뒀었기 때문에 뮤지컬을 하는 동안에도 드라마나 영화 출연을 고려하지 않았던 건 아니에요. 그 전에도 제의는 꽤 들어왔어요. 다만 연기에 자신이 없었죠. 그러다 <반짝반짝 빛나는>이 들어온 시점이 미세하나마 자신감이 붙기 시작하던 때였어요. 뮤지컬을 시작한지 어언 5년이 넘었으니까요. 그래서 용기를 내본 겁니다.

Q: <반짝반짝 빛나는>에 참여하는 동안 배운 것도 많겠지만 어려움 또한 많았을 것 같아요. 선생님 급의 연기자들도, 특급 스타도 꽤 여럿 있었잖아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 않았느냐는 얘기에요.
A: 그렇죠. 환경 자체가 낯선데다가 대선배님들부터 아기까지, 출연진이 다양했으니까요. 대부분 선배님들이었거든요. 외국의 경우라면 선후배 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우리나라 현장은 그 점을 배제하기가 어렵잖아요. 저로서는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최대한 저 자신을 낮출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연기하는 순간까지 그런 움츠린 감정이 연장이 되더라고요. 성격이 능청스럽고 유들유들하다면 연기와 실제가 철저히 분리가 될 텐데 배우 대 배우, 저는 그게 잘 안 됐어요. 이를테면 고두심 선생님을 진짜 하숙집 아줌마로 대할 수가 없는 거예요.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난폭한 로맨스>의 김태한 실장은 아기 아빠 강대범과는 전혀 다른 타입이잖아요. 오죽하면 ‘아이언 맨’으로 불리겠어요. 본인은 어느 쪽에 가깝나요?
A: 아마 중간이겠죠. 그런데 참 이상한 게, 작품을 하다보면 그 인물을 쫓아가게 되요. <반짝반짝 빛나는> 때는 현장에서 저처럼 예의 바른 사람은 없었어요. 그러다 <난폭한 로맨스>를 하면서는 오디션을 볼 때부터 김 실장이 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자세한 묘사는 어렵지만 어쨌든 전혀 다른 인물로 저 자신이 바뀌더라고요.

Q: 김 실장이라는 인물, 정말 멋진 캐릭터인데 경쟁 드라마에 밀려 묻히고 말았습니다.
A: 사실 작가님에게 절이라도 올려야 옳은 게 저는 대본대로 말하고 움직인 거거든요. 김태한이 작가님의 이상형인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김동아(임주은)라는 인물, 작가님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작가님 자신이 가장 많이 투영되어 있죠. 그래서 동아와 연결되는 김태한에게 공을 들이셨지 싶어요.(웃음)

Q: <난폭한 로맨스>에는 매력 있는 캐릭터들, 연기자들이 많았어요. 이시영 씨의 경우 제가 한때 안티였음을 고백하는 글을 쓰기도 했는데요. 캐릭터도 좋고 연기자들도 열정적이고, 현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했지 싶어요.
A: (웃음) 이 자리를 빌려 저 역시 고백하자면 이시영 씨를 오해하는 쪽이었어요. 드라마 전에는 저도 시청자 입장이었으니까요.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대본에 충실하면서도 대본을 뛰어넘는 연기를 보여줬죠. 시영 누나는 디테일이 살아 있고 기발하고, 고기자 역의 이희준 씨는 생활 연기에 달인이잖아요. 때론 이 분이 연기를 하는 건지 실제인지 헛갈리게 만들더라고요.

Q: 애드리브가 용납이 됐나요? 혹시 슬쩍 보태본 거 있어요?
A: 마지막에 한복 입은 동아와 차타고 가는 장면에서요. 동아가 아이언 맨 운운하면서 웃을 줄은 아느냐, 한번 웃어보라고 재촉하잖아요. 그때 무표정하니 웃는 부분, 손잡아 당기는 장면, 그거 제 맘대로 보탠 거였어요. 인터넷에서 보니 그거 알아봐주는 팬들이 계시더라고요. 고맙고 신기했습니다.



Q: 연극 무대 경험도 있죠?
A: 연극 또한 연습을 위한 참여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많은 걸 배워요. 일단 관객과 근접한 거리에서 눈과 눈을 마주쳐 가며 호흡을 함께 할 수 있으니까요. 반응이 즉각적으로 오고요. 그리고 매회 환경에 따라 소소한 변화가 있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Q: 자라면서 부모님께서 특별히 강조하신 점이 있나요? 지난 설 특집 SBS <배우 팝스타>에 출연했을 때, 그때 느낌이 아주 예의 바르게 잘 자란 청년이어서 말이죠. 물론 예의를 가장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그건 확실히 아니었어요.
A: 제 기억으로는 한 다섯 살까지는 말도 못하게 개구쟁이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버지가 제가 겸손한 사람이 될 수 있게끔 “너는 아무 것도 아니야. 너보다 잘난 사람이 더 많아. 늘 겸손해야 돼.” 이런 식으로 항상 저를 가르치셨어요. 조심하라는 말씀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으며 자라다 보니 늘 그 말씀을 염두에 두고 살게 된 것 같아요. 평상시의 저는 <배우 팝스타> 때의 모습일 거예요. 그런데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되면서 느낀 건데 능글맞은 구석도 좀 있고 자뻑도 심하고 그런 친구들이 연기를 잘 하더라고요. 배우라면 그런 구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경직된 마인드로는 좋은 연기가 나오기 어렵다고 봐요.

Q: 그렇다면 아버님의 인성 교육이 연기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말씀? 그럴 리가 있나요.
A: 그건 아니고요. <반짝반짝 빛나는>을 마친 후 틀을 깨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겸손하면서도 일을 할 때만큼은 자유분방하게 내면을 표출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지난 설날 특집 SBS <배우 팝스타> 때 3위에 올라 상금 백만 원을 탄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디에 쓰셨나요.
A: 마침 명절이어서 주변분들 선물을 샀어요. 그런데 <배우 팝스타>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참 많이 남습니다. 첫 예능 출연이었는데 그 당시 너무 긴장해서 다른 분들이 경연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질 못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방송을 보며 미흡했던 부분을 깨달았어요. 저 혼자 너무 진지한 거예요. 예능을 몰라도 너무 몰랐던 거죠. 제가 좋아하기 보다는 제 장점을 잘 어필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서 씨앤블루의 ‘러브’를 골랐어요. 제 취향의 곡은 노래방에서 부르면 되잖아요? (웃음)



Q: 살면서 일탈을 해본 적은 없나요?
A: 남들이 해보는 것들은 다 해봤어요. 그렇지만 그냥 그때뿐이었어요. 그러니 일탈이라고 하긴 어렵죠? 뭘 하든 선은 넘지 않았어요. 아니 넘게 되지가 않더라고요. 부모님 교육의 힘일 수도 있겠네요.

Q: <반짝반짝 빛나는> 때는 OST 작업에도 참여했고 마지막 회에는 결혼식 축가로 한동준의 ‘사랑의 서약’을 부르는 등 음악적 역량을 보여줄 기회가 있었는데요. <난폭한 로맨스>에서는 별 활약이 없었어요.
A: 아무래도 김 실장 이미지 때문이죠. 냉혈한이 감성 가득한 발라드를 부르면 어색하잖아요? 그렇지 않아도 사전 미팅 때 작가님께서 웃음과 노래, 제가 가진 두 가지 장점을 보여줄 수 없어서 아쉽겠다고 하셨어요.

Q: 뮤지컬 <궁> 공연 때 유노윤호와 트리플 캐스팅 된 인연 때문인지 일본에도 팬들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A: 저도 일본에 팬 카페가 생겼다는 소식을 어제서야 처음 들었습니다. 신기합니다. 한번 찾아보려고 해요.

Q: <난폭한 로맨스>에 함께 출연한 오만석 씨가 뮤지컬 배우로서 드라마 출연의 물꼬를 트고 다져 놓으셨다고 할 수 있잖아요. 뭔가 도움을 많이 주셨나요?
A: 처음 만나 뵈었을 때 믿을 곳은 선배님 밖에 없다고 말씀드렸어요. 일단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가 됐습니다. 저는 그래도 아직까지는 마음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곳이 무대거든요. 선배님에게 자주 그랬죠. 무대가 그립다고.

Q: 공연 계획이 있나요?
A: 지금은 없습니다. 아마 당분간은 그럴 거예요. 왜냐하면 방송에 집중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어설픈 상태니까 하루라도 빨리 극복하고 싶거든요. 좋아, 여기서도 잘 해냈어! 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는 전력투구하려고요.

Q: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만나게 될까요?
A: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저와 다른 색을 지닌,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고요. 그래서 이번엔 예능에 도전합니다. 조만간 주말 예능 프로그램 MBC <우리들의 일밤>을 통해 저를 보시게 될 거예요. 예능 초보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으실 테니 저로서는 아무래도 부담이 덜 되죠. 공부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보려고요.

epilogue
일본에 팬 카페가 생겼다고 해서 찾아봤다. 팬 카페는 찾지 못했지만 그가 소개된 웹페이지들이 꽤 많이 검색됐다. 깊고도 넓은, 다양한 연기 색을 구현해내길 소망하기에 자신을 둘러 싼 틀을 깨고자 노력 중이라는 강동호. 그가 한류 스타 반열에 오르는 건 이제 시간문제이지 싶다.


인터뷰: 정석희 칼럼니스트 soyow@freechal.com
사진: 전성환, 정덕주
장소: 삼청동 온리 카페


[사진= KB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