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지석 “하선과의 사랑 깨지면 혼란스러울 것” [인터뷰]

[엔터미디어=정석희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드라마 한 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이가 있는가 하면 조금씩 갈고 닦아 어느새 개성만점의 연기자로 거듭나는 이가 있다. 서지석은 아무래도 후자 쪽이다. 이제 ‘윤지석’이 없는 <하이킥>은 상상도 할 수 없으니까. 그러나 주 5회 방송되는 시트콤 작업은 만만치 않은 일. 애당초 잡은 약속 시간이 저녁 8시였건만 11시를 넘겨서야 겨우 마주 앉을 수 있었다. 멀리 일산까지 오지만 않았더라면 당장에 돌아갔을 텐데, 하고 수없이 되뇌었으나 막상 피곤이 가득한 얼굴을 보니 오히려 미안해졌다.
(인터뷰: 정석희 칼럼니스트)

Q: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에서 드디어 역사에 길이 남을 키스신이 나왔습니다. 병원 복도 때도 좋았지만 싱크대 아래의 키스신은 말할 수 없이 감성적이었어요.

A: 싱크대 밑 키스신은 밤을 새서 촬영했어요. 조금이라도 호흡이 어긋나면 다시 찍고 다시 찍고를 반복했어요. 어느 드라마보다 이번 작품, 디테일과 호흡이 최고예요. 지금까지는 실장 역할을 주로 맡아서 물질적으로 부족한 여자를 도와주다가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그와 달리 이번에는 혼자 안절부절 고백도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좋아하다가 힘들게 사랑을 얻는 역할이라 저에게는 의미가 있어요. 주변 여자들에게 물어보니 자기한테만 잘 해주는 남자가 최고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연기를 할 때 하선 씨에게만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



Q: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바람기가 엿보였는데요. 윤지석 역할로 그런 이미지가 말끔히 씻겨나갔죠?

A: 사실 저는 그게 제일 억울했어요. MBC <우리들의 일밤> ‘뜨거운 형제들’에서도 그렇고 ‘오늘을 즐겨라’에서도 그렇고, 그냥 열심히 했던 건데, 예능일 뿐인데 오해들을 하시더라고요. 저는 사실 여자를 잘 상대할 줄을 몰라요. 정말 관심이 가면 안절부절 못하고 말도 잘 못하거든요. 여러 면에서 윤지석과 닮았죠. 저도 예전에 좋아하는 여자 생일에 공연 티켓을 구했었는데 다른 남자가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게 된 거예요. 나는 시간이 안 되니 너희들이 다녀오라고 티켓을 줘버렸었어요, 바보같이. 같이 가기로 한 공연 당일 날 바람 맞고 하염없이 기다린 적도 있고요. 박하선 씨와의 화장실 에피소드처럼 여자 친구의 급한 볼일 때문에 문도 부수려 했던 적도 있고. 말하다 보니 진짜 비슷하네요.

Q: 박하선 씨에 대한 감정이 남다르지 싶은데요.

A: 파트너니까 제가 챙겨야한다고 생각해요. 신인 때부터 지금까지 저 또한 다른 연기자 분들께 여러 모로 많은 도움을 받았거든요. 제가 부족한 부분을 이해해주고 받아주고 하셨었어요. 특히나 극중에서 박하선 씨는 망가지기도 하고 오버도 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잖아요. 혹여 어긋나지 않게 더 빛날 수 있도록 제가 잘 받쳐주는 게 옳죠. 물론 이성으로 느껴지는 건 아니고요.(웃음) 극 중에서 그렇다는 얘기죠. 그동안 제 마음을 잘 몰라주는 박하선 씨가 얄밉다는 여자 분들도 많던데요. 사실 남자들은 사랑에 빠지면 잘 몰라요. 자기 여자면 뭘 하든 무조건 다 예뻐 보이죠.

Q: 고영욱 씨와 삼각관계였는데요. 감정이 좋을 수만은 없었겠어요.

A: 윤지석도 박하선 씨에게 잘 해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달랑 한 가지 에피소드로 인해 둘이 사귀게 되니까, 사실 좀 열 받았었어요.(웃음)

Q: 결말을 비극 쪽으로 예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A: 지석, 하선의 사랑이 새드 엔딩이 되면 조금 더 기억에 남고 임팩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번만큼은 좀 잘됐으면 좋겠어요. 이 커플이 깨지면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저 또한 굉장히 혼란스러울 것 같아요.



Q: 일일극부터 주말드라마, 미니시리즈, 시트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젠 겁나는 장르가 없을 것 같은데 작품 계획은?

A: ‘발연기’라는 소리가 처음에는 창피했는데요. 많은 장르를 접해보고 알게 된 건 연기가 정말 안 되는 사람은 없다는 거예요. 캐릭터를 정확히 못 잡았다든가, 시간이 부족했다든가, 뭔가 그 만의 이유가 있겠죠. 앞으로의 계획이라……. 좀 쉬어보려고요. 사실 제대 후 잠깐이라도 쉰 적이 없었거든요. 무엇보다 운동을 못하는 게 가장 답답해요. <하이킥!>을 찍는 동안 6kg이나 빠져서 몸도 많이 상했고, 이제 상의 탈의를 못하겠더라고요. 저는 술을 안 마셔서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거든요. 석 달 정도는 운동을 하면서 쉬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지금껏 접해보지 않았던 화보 촬영도 해보고 싶고요. 패션 관련 작업은 경험이 없어서요.

Q: 가장 자신 있는 운동이 뭔가요?

A: 축구, 농구, 야구 다 좋아해요. 작년에 연예인 농구팀을 창단했고요. 이번에 연예인 축구팀도 하나 만들어요. 특별히 리더십이 있는 것은 아닌데 운동 쪽으로는 관심도 많고 욕심도 있어서인지 앞장서서 뭔가를 해왔어요. 한 팀당 인원이 50명 정도 됩니다. 축구팀에는 유리상자, 엄기준, 허영생, 포맨, M4, 조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연예인들이 있고요. 아, 크리스탈도 안내상 선배님도 합류하기로 했어요. 아무에게나 팀에 들어오라고 권유하지는 않아요. ‘성실’이 조건입니다! 아무래도 지출이 많긴 하죠. 회식도 잦고 유니폼도 맞춰줘야 하고요. 하지만 아깝단 생각은 전혀 안 들어요. 일이 아니고 취미니까요.

epilogue
까메오 출연을 위해 녹화장을 찾은 아역 연기자 진지희와 복도에서 마주쳤다. 서로 하도 반색을 하기에 무슨 인연이기에? 했는데, 맞다! <키스 & 크라이> 때의 동료다. 힘든 시간을 함께 했기 때문일까? 맞잡은 두 손과 눈빛에서 정이 넘쳐난다.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그의 말, 이로서 인증! 그나저나 진지희 양, 그새 키도 훌쩍 크고 예뻐졌네요.




인터뷰: 정석희 칼럼니스트 soyow@freechal.com
정리: 유리나 기자
사진: 전성환 기자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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