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심장’ 박상혁PD, 강호동․이승기를 추억하다 [인터뷰]

[엔터미디어=배국남의 직격 인터뷰] “‘강심장’이 지난 2009년 10월 6일 첫 방송부터 지난 3년 동안 시청자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강호동과 이승기라는 걸출한 두 MC때문입니다. 이제 15일 녹화(4월2일 방송) 끝으로 이승기가 ‘강심장’ MC에서 물러나 원년 MC 두 사람이 모두 퇴진하는 셈입니다. 강호동 이승기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SBS ‘강심장’ 박상혁PD는 이승기의 마지막 녹화를 앞둔 14일 만감이 교차한 듯 지난 3년간의 ‘강심장’돌아보며 오늘의 강심장을 있게 한 두 MC 강호동과 이승기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지난 2009년 10월 6일 첫선을 보였던 ‘강심장’은 공개 집단토크쇼로 새장을 열었다. 토크의 내용에서부터 전달방식, 출연 게스트, 그리고 MC에 이르기까지 이전의 토크쇼와 차별화된 모습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모았다. 20여명의 연예인 게스트를 출연시켜 사생활에서부터 연예계 특성, 개인의 의미 있는 경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토크 배틀을 하며 이야기를 전개해 찬사와 비난이 동시에 교차한 ‘강심장’은 분명 집단 토크쇼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4월2일 방송분을 끝으로 이승기의 퇴진과 함께 ‘강심장’의 1막은 화려하게 막을 내리게 되고 새로운 ‘강심장’이 시청자를 만나게 된다.

예능 프로그램은 인지도가 낮아 초반에는 낮은 시청률로 시작을 하다 인기를 끌면 시청률이 점차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하지만 ‘강심장’은 달랐다. 첫 방송 시청률이 무려 17.8%로 엄청났다. 이것은 분명 강호동이라는 존재감 강한 MC와 신선하고 남녀노소 좋아하는 초보MC 이승기의 시너지 덕분이었다. 특히 강호동은 ‘강심장’의 성격과 성공을 이끈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강심장’을 구상할 때 우리 방송에서 20여명의 집단 게스트를 이끌며 토크쇼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강호동이라는 MC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 ‘강심장’을 구상, 기획할 수 있었던 것도 그리고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의 관심을 받은 것도 강호동이라는 최고의 MC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박상혁 PD는 ‘강심장’을 기획 준비하면서부터 세금 논란으로 지난해 9월27일 방송을 끝으로 물러날 때 까지 강호동의 능력과 성실성, 예능감에 전적인 신뢰를 보냈다.

강호동의 잠정은퇴선언 직전까지 만류했다는 박상혁 PD는 놀라운 끈기와 체력, 성실성, 타인에게 믿음을 주는 신뢰성이 강호동의 가장 큰 무기라고 했다. “‘강심장’은 타이틀처럼 센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연예인들이 쉽게 출연을 결정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강호동이라는 MC를 믿고 출연 승낙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출연한 수많은 게스트들이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강호동이라는 신뢰감 가는 MC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구요. 토크쇼에선 게스트들이 진행자를 믿으면 절반의 성공을 이루는 것이지요.”

박상혁 PD는 ‘강심장’이 10시간 이상 장시간에 진행되는 녹화에도 집중력 있게 진행하고 풍성한 이야기 거리로 방송 분량을 충분하게 확보 할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강호동의 강인한 체력과 끈기, 그리고 엄청난 준비가 낳은 결과물이라고 했다. “녹화가 길어지면 게스트나 스태프도 지치기 마련인데 강호동은 흔들림 없이 초지일관 집중력을 발휘하며 토크쇼를 이끌어갔어요. 이런 모습을 보고 스태프나 게스트들이 힘을 얻어 녹화를 성공적으로 마친 경우가 많았지요.”

물론 강호동 최대 장점이자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경쟁력은 큰 웃음을 주기위해 출연자나 공동 진행자를 높여주고 자신이 뒷받침하는 서번트 리더십과 언제 어디서나 웃음을 연출할 수 있는 천부적인 예능감이다. 또한 강호동은 프로그램 방송전 제작진과의 수많은 논의를 한 뒤 프로그램 제작에 들어가면 연출진의 의사를 존중하는 진정한 프로로서의 자세도 예능 스타로서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박상혁 PD는 “강호동은 아마 예능인중 가장 웃음의 포인트를 잘 잡아 그것을 멘트나 몸개그 등으로 드러내 웃음을 유발하는데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가진 예능 스타이기도 하지만 이승기 등 다른 MC와 게스트를 돋보이게 하는데도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초보MC 이승기가 성공적으로 MC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강호동의 도움이 절대적이었습니다”고 말했다.



핵심적인 역할과 버팀목 역할을 했기에 강호동이 퇴진할 때가 가장 큰 위기였다는 박상혁PD는 “3년 동안 ‘강심장’을 연출하면서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때가 바로 세금문제로 잠정은퇴선언을 한 강호동이 MC에서 빠질 때입니다. 잠정은퇴를 강력하게 만류했지요. 하지만 워낙 본인 의사가 확고해 MC에서 물러났지요. 퇴진할 때 정말 힘들었습니다.”

직접적으로 물었다. 항간에 무성하게 나돌고 있는 강호동의 ‘강심장’을 통한 복귀설에 대해. “강호동의 ‘강심장’복귀설이 많은데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강호동과 연락을 취하지만 일부 매체나 사람들이 말하고 있는 ‘강심장’의 강호동 복귀설은 사실이 아닙니다. 강호동이 복귀에 대한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박상혁 PD는 덧붙였다. “강호동이라는 뛰어난 MC가 방송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방송계 큰 손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복귀의 걸림돌은 다 사라진 상황이니 빠른 시일 내에 활동을 재개했으면 합니다.”

이승기는 ‘강심장’을 통해 예능 프로그램 MC에 첫 도전 했다. 이승기의 ‘강심장’ MC 기용이 알려지면서 기대보다는 우려를 표명하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다. 프로그램의 성격과 승패를 좌우하는 MC는 위기대처능력에서부터 순발력, 다양한 예능감, 프로그램 장악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능력이 필요한데 이승기는 MC로서 검증된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승기 당사자 또한 MC를 도전하는 것이 자칫 가수로서, 연기자로서 그리고 예능인으로서 쌓은 명성과 인기에 흠이 갈수 있는 상황이었다.

연출자인 박상혁 PD 역시 이승기 카드는 도전이고 모험이었다. “물론 걱정도 했지요. MC 경험이 전무 한 이승기가 예능 프로그램 MC를 그것도 20여명의 각기 다른 출연자를 이끌며 방청객 앞에서 토크를 전개해야하는 공개 집단 토크쇼의 MC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 방송사 안팎에서 우려를 표명했지요. 그런데 확신과 필요가 있었어요. 강호동은 강렬한 이미지인데다 카리스마가 있어요. 함께 MC를 볼 사람은 강호동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부드러운 이미지와 다른 연령대의 연예인이었으면 했는데 이승기가 딱인 거에요. 이승기를 강호동에게 말했더니 최상의 선택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승기는 ‘강심장’ 초반 능수능란한 진행 스타일을 선보이지 못했지만 MC로서 프로그램 진행 실력 즉 분위기와 게스트, 진행자에 따른 자연스러운 멘트 구사력, 그리고 재미와 흥미를 배가시킬 수 있는 재치와 순발력, 그리고 위기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보이면서 시청자의 우려를 기대로 돌려놨다.



방송을 진행하면서 이승기는 공동 MC로 나선 강호동과 성격과 이미지에 따른 기막힌 역할분담을 하면서 조화를 이뤄 나갔다. 물론 강호동이 노련한 진행으로 이승기의 부족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채워주는 뒷받침을 해줬기에 가능했지만 두 공동 MC의 조화는 기막힌 찰떡 궁합을 이뤘다.

박상혁 PD는 이승기가 워낙 이미지가 좋은데다 명민하고 여기에 노력하는 스타일이어서 MC로 빠른 적응을 하며 MC로서 성공했다고 진단한다. “이승기는 최대 강점은 출연 게스트들의 캐릭터와 분위기를 기가 막히게 잘 파악하게 이끌어낸다. 속 마음까지도 읽어내 토크쇼를 이끌기 때문에 출연자들이 모두 좋아했다.”

‘강심장’의 최대위기는 박상혁 PD의 말처럼 ‘강심장’버팀목이자 초보 MC 이승기의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준 강호동의 MC퇴진이었다. 가장 위기의 순간에 박상혁 PD는 가장 의외적인 선택을 했다. 바로 후임 MC를 섭외하지 않고 이승기 단독MC체제로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박상혁 PD에게 당시 공동MC가 아닌 이승기 단독MC체제를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2년여 이승기의 진행을 지켜보면서 혼자서도 충분히 토크쇼를 이끌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진행 능력과 세기도 크게 진화했고 특히 이승기만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출연 게스트들을 장악하는 능력은 단독MC로서도 손색 없는 중요한 무기였지요.”

그리고 강호동 없이 6개월간 ‘강심장’을 단독으로 진행한 MC 이승기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박상혁 PD는 “이승기가 강호동과 함께 할 때와 또 다른 분위기와 이미지를 창출했습니다. 게스트에 대한 철저한 공부와 춤 등 많은 준비를 해왔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 성공적인 단독MC로서의 자리를 잡았고 앞으로도 스타 MC로 계속 활동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 합니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4월 2일 방송으로 이승기가 ‘강심장’을 떠나 이제 ‘강심장’은 이동욱 등 새로운 진행자를 영입해 신선하게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박상혁 PD는 ‘강심장’의 제1막을 마무리하면서 1막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토크쇼의 지평을 확장했던 두 MC 강호동과 이승기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강호동 이승기와 다시 한 번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칼럼니스트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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