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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 만큼 큰 감동을 준 김정하 목사 부부
기사입력 :[ 2012-03-21 11:16 ]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을 비우고 나누는 데에 있습니다. 부자도 나누지 못하면 거지고, 가난한 자도 나누면 부자입니다. 내가 만약 죽어서 수많은 어린이들이 결연을 맺고 살 수 있다면 나는 열 번이라도 죽겠습니다.”

-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차인표’ 편에서 김정하 목사의 한 마디

[엔터미디어=정석희의 그 장면 그 대사] 하는 일이 TV를 보고 소감을 쓰는 일인지라 늘 메모장과 펜을 앞에 두고 TV를 본다. 마음에 남는 대사나 상황 전개,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대한 감상평을 남겨두기 위해서인데 아무리 가슴이 무너질 감동이 찾아온다한들 뒤만 돌아서면 바로 잊어버리는 통에 기록은 필수일 밖에. 주로 칭찬거리를 찾는 편이지만 때론 좋은 소리는커녕 옥에 티만 그득하니 남겨놓을 적도 있고 때론 펜을 들 필요가 전혀 없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를테면 댓글 하나 없는 상태라고 보면 되겠다.

그런데 1, 2부로 나뉘어 방송된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차인표’ 편이 끝난 후 노트를 들여다보니 무려 넉 장에 걸쳐 깨알 같은 글씨들이 빼곡했다. 흔히 말하는 ‘주옥같다‘는 표현에 걸맞은 시간이었다는 생생한 증거인 셈.

‘그 장면 그 대사’에 소개하고 싶어 적어둔 차인표 씨의 말만 해도 무려 십여 가지다. 하기야 그 누군들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여 나눔을 실천해온 차인표 부부의 삶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있겠나. 결국 프로그램을 내려 받아 평생토록 소장하며 인생의 지표로 삼기로 마음먹었는데 굳이 가장 가슴에 와 닿은 이야기를 하나씩 꼽아보자면, 1부에서는 나눔을 보이는 방식으로 실천했던 시절, 즉 남들에게 생색을 내고 싶어 했던 지난날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다. 나 역시 내 주머니에서 나간 돈의 올바른 쓰임새가 의심스러워 기부를 망설인 적이 꽤 많았던지라 더 공감이 갔던 것 같다.

그런가하면 예전에도 ‘바른생활 사나이’로 불리곤 했지만 실은 그때는 죄를 잘 감추는 사람에 불과했을 뿐이었다는 말에 가슴이 한편이 뜨끔했다. 올바른 척, 정의로운 척 포장에 급급하며 살아온 내 삶을 돌아보고 깊이 반성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으니 예능 프로그램 하나가 어떤 유명 인사의 책이나 강의보다 더 효과적이지 뭔가.

그리고 2부에서는 방송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차인표 씨가 인생의 특별한 멘토로 여긴다는 김정하 목사의 얘기를 꼽지 싶다. 허름한 건물 2층 소재 개척교회의 김정하 목사는 우연히 차인표가 사회를 보는 봉사 단체 행사에 참여했다가 선물이 들어있는 줄 알고 풍선을 무더기로 줍는 바람에 부지불식간에 일곱씩이나 되는 어린이와 결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넉넉지 못한 개척교회 목사인 그로서는 한명에 45000원이라는 후원금을 감당하기가 어려웠던 터, 달리 방법을 모색해야만 했는데 처음에는 폐지를 주어 팔아볼 생각도 했으나 폐지를 모으러 다니시는 할머님들이 떠올라 결국 교회 앞을 오가는 이들의 구두를 닦아 비용을 마련하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런 김정하 목사에게 뜻하지 않은 병마가 찾아왔다.

“루게릭병이 올 초부터 증세가 시작됐어요. 근데 지금도 전화가 오면 가서 닦아주고, 후원금 2000원 들고 너무 신나요.” 병을 얻은 처지임에도 여전히 후원을 할 수 있다며 만면에 웃음을 띤 김정하 목사. 그러나 그 장면은 훨씬 이전의 일이었으니 차인표 씨가 발병 소식에 찾아갔을 때만 해도 대화가 가능했으나 이내 병이 깊어져 이제는 부인 최미희 씨의 도움 없이는 의사소통조차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런 분에 비하면 저는 쓰레기에 불과하죠. 저는 다 갖고 있잖아요. 다 갖고 있으면서 도우러 다닌다고 하지만 그분에게 있는 것은 사랑, 진짜 사랑 밖에 없는 거예요.” 차인표 씨의 심금을 울리는 고백을 듣는 순간 회한이 밀려왔다. 이 핑계 저 핑계로 마치 다이어트를 내일로 미루듯 미뤄온 나눔의 실천, 그에 늘 뒤따랐던 자기 합리화가 너무나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의 선행조차 마뜩치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 적이 있지 않은가.

‘차인간’ 차인표 씨의 말대로 부부란 한 방향을 같이 보며, 변하지 않는 진리를 목표로 그 길을 함께 걸어 갈 때 진정한 의미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차인표 씨를 바꿔놓은 신애라 씨는 물론, 남편이 닦던 구두를 이어 닦은, 루게릭병을 앓아가면서도 나눔을 놓지 않는 남편을 미소로 격려하는 김정하 목사의 부인 최미희 씨야 말로 내가 인생의 멘토로 삼아야 옳을 분이지 않을까? 종교를 초월하여 깨우침을 준 김정하 목사 부부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마움의 인사를 올린다.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freechal.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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