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호 PD,“장근석과 윤아의 결합은 환상적”

[엔터미디어=배국남의 직격 인터뷰] 이제는 흔한 풍경이다. 바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일본인 중국인 등 외국인들이 찾는 모습 말이다. 하지만 그 풍경의 연출 진원지의 아우라는 달랐다. 바로 <가을동화>로 중국, 대만권 한류를 일으켰고, 그리고 <겨울연가>로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 붐을 조성했던 윤석호 PD의 <사랑비> 제작발표회장 안팎은 빛깔이 다른 두 가지 열기로 뜨거웠다. 금방 비라도 쏟아질 것 같은 구름 낀 2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랑비> 제작발표회장 안은 400여명에 이르는 국내외 기자들의 취재 열기로 그리고 제작발표회장 밖은 먼발치에서라도 장근석 윤아 등 연기자 뒷모습 만이라도 보기위해 발을 동동 구르는 일본인 중국인 프랑스인 등 외국팬들 열정으로 가득 찼다.

제작발표회가 열리기전 대기실에 있던 윤석호 PD를 따로 만났다. 지난해 9월 <사랑비> 캐스팅과 촬영 돌입 소식을 듣고 취재 겸 인터뷰를 했던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윤석호 PD는 26일 첫 방송을 앞둔 때문인지 설레고 긴장된 표정으로 드라마 ‘사랑비’ 그리고 주연 장근석과 윤아, 한류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한류의 주역이자 진원지 역할을 했던 한국 아니 아시아의 스타PD 윤석호, 일본에서 신한류 스타의 중심에 서며 배용준을 능가하는 인기를 얻고 있는 장근석, 그리고 일본 미국, 유럽의 K-POP 한류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소녀시대의 윤아가 손을 잡았다는 것만으로 <사랑비’>는 방송도 되기 전 국내외에 높은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그 관심은 한국 드라마 사상 최고액인 회당 4억5000만원 총 90억원에 일본 판매되는 성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국내 시청자와 해외 팬들의 강렬한 시선은 엄청난 부담의 강도를 전해준다.

윤석호 PD는 예외적인 단정형 말투로 첫 말문을 열었다. “<봄의 왈츠> 이후 6년 만에 연출을 하게 됐어요. 상당히 부담돼요. 더욱이 <사랑비>에 대한 국내외의 기대가 엄청나다는 것을 피부로 느껴 더욱 그렇지요. 하지만 지난 6년 동안 드라마에 구상하고 준비했던 것들을 <사랑비>에 쏟고 있어요. 6년 동안 놀지 않았음을 증명할 <사랑비>가 국내 시청자와 해외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을동화><겨울연가>로 윤석호 PD하면 한류를 떠올린다. 이 때문에 본인이 인정하든 하지 않든 간에 윤석호 PD는 한국 드라마 제작판도와 시장을 크게 변화시킨 장본인이다. 한국 드라마가 문화적 가치 외에 산업적 가치 그것도 해외시장에서의 막대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이도 바로 윤석호 PD였다.

“<겨울연가>가 방송된 지 10년이 됐어요. 드라마 한류가 전환점에 온 것 같아요. <사랑비>가 새로운 한류의 붐을 형성하는데 일정 정도의 역할을 했으면 해요”라는 윤석호 PD에게 직설적인 질문 하나를 던졌다. <사랑비> 제작에 돌입하면서 얼마나 벌었냐고 물었다. 일본에 90억원에 판매된 것을 상기시키면서. “해외에 판매는 KBS 미디어쪽에서 담당하고 있는데다 해외 팬매가 계속 추진중이라…”라며 수입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윤석호 PD는 1993년 청춘 드라마 <내일은 사랑>에서부터 <느낌><칼라><프로포즈><초대>그리고 <가을동화><겨울연가><여름향기> 2006년 <봄의 왈츠>에 이르기까지 사랑 그것도 맑고 고운 사랑을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영상으로 담아냈다. 윤석호표 멜로 드라마에 대해 어떤 이는 현실에 발을 딛지 않은 현실도피의 전형이라고 비판하기고 하고 감정과잉의 신파라고 비난을 하지만 국내외 많은 사람들이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애틋함으로 그의 드라마를 지켜봤다. <겨울연가>나 <가을동화>처럼 시청자의 열띤 환호를 이끌기도 했지만 <봄의 왈츠> 처럼 외면을 받기도 했다.

윤석호표 멜로의 특성인 감각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영상과 애틋한 첫사랑과 순수한 사랑의 의미에 천착하는 것이 오롯이 살아 있는 <사랑비>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까. 우리는 드라마 속에서 드러난 진정한 사랑을 감동이나 공감을 하기에는 너무나 물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랑 역시 물적 토대라는 외형적 조건의 만남의 또 다른 말이라는 것이 통용되는 상황이다. 외모, 재산, 학벌, 직업, 연봉 등 스펙으로 대변되는 조건들이 남녀 간의 만남에 우선시되는 불편하지만 적나라한 현실과 그것을 철저하게 반영하는 막장 드라마들의 홍수 속에 과연 1970년대 아날로그 사랑과 2012년 오늘의 디지털식 사랑을 통해 사랑의 순수한 의미를 보여주겠다는 <사랑비>는 유효성을 획득할 수 있을까.

“요즘 순애보같은 사랑을 담은 드라마가 없는 것 같아요. 독한 드라마가 눈길을 끄는 것 같구요. 시대가 달라져도 세대가 바뀌어도 사람이 변해가도 사랑은 여전히 끌림, 떨림, 홀림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여전히 순수한 사랑은 유효하리라고 생각해요. 다만 변화된 시청자의 감성에 맞게 스토리와 영상을 드러내야하는 것이 관건인 것 같아요. <가을동화><겨울연가> 등에서 호흡을 맞춘 오수연 작가와 <사랑비>를 함께 하기에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덧붙였다. 막장 드라마의 홍수 속에도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아름답고 따뜻한 드라마는 계속 될 것이라고.



<사랑비>가 국내외의 폭발적인 관심을 촉발시킨 데에는 주연 그것도 1970년대와 2012년의 사랑을 연기할 1인2역을 하게 되는 장근석, 윤아의 출연이 한몫하고 있다. <사랑비>에서 장근석과 윤아는 낭만이 있었고 순수가 있었고 따뜻함이 있었다고 말하는 70년대 젊은이들의 간직하는 사랑과 사랑이란 감정에 휘둘리기보다는 그것을 지배해 사랑의 유효기간 실용적이게 소비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2012년 젊은이들의 트렌디한 사랑법을 보여준다.

윤석호 PD는 “장근석은 미소년 같은 순수한 이미지와 카리스마가 강한 남성적 이미지 모두 공존합니다. 또한 세밀하고 정교한 연기력과 신을 마무리 짓는 마지막 표정 연기가 빼어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근석의 눈빛이 너무 좋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캐스팅 했습니다”고 했다. 그리고 윤석호 PD는 “촬영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요. 장근석의 연기자적 최대 강점은 어떤 것에 대해 지적을 하면 곧 바로 문제점을 개선해 완벽하게 연기하는 천부적인 재질을 가졌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선천적인 부분과 노력이라는 두 부분의 결과물인 것 같아요”라고 장근석의 연기자로서의 강점을 설명했다.

장근석이 천방지축으로 행동해 촬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에 대해 직접적으로 물었다. 장근석 때문에 촬영에 차질을 빚지 않느냐요. “드라마는 수십명의 공동 작업입니다. 한사람의 잘못으로 드라마를 망치기도 하지요. 장근석의 행동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작업을 하다 보니 장근석이 스타의식 없이 늘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모습이 다른 스타와 차이점이라는 것은 느껴요.”




1인2역을 해야 하는 여자 주연에 윤아를 캐스팅한 것이 의외였다. “<사랑비>는 맑고 순애보적인 사랑을 그리는 드라마입니다. 최근 들어 젊은 배우 중에 맑고 지순한 사랑에 부합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여배우를 찾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요즘 당당하고 털털하며 중성적인 이미지의 젊은 여자 배우는 많은데 윤아는 바로 <사랑비>의 캐릭터에 맞는 맑고 지순한 사랑을 펼칠 수 있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배우입니다. 윤아는 남성들의 로망이지만 사라져가는 청순한 여성적 이미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윤석호 PD의 대답이다. 그리고 “윤아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고 포용력과 흡수력이 대단한 것 같아요. 그래서 촬영장 분위기에 쉽게 적응하고 스태프나 다른 연기자와도 기막히게 잘 어울려요”라며 그동안 촬영하면서 느낀 윤아을 이야기했다.

성격과 분위기가 대조적일 것 같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명하는 장근석과 윤아에 대한 결합에 대해 물었다. “드라마 뿐만 아니라 연기를 하지 않는 일상의 공간에서도 장근석과 윤아가 너무 잘 어울려요. 장난도 잘 치고요. 특히 윤아가 사람들과 잘 어울려요. 의외로 털털하고요. 장근석과 윤아의 케미(두사람의 결합이 빚은 조화)가 압도적이고 이러한 것이 <사랑비>에 오롯이 드러나요. 기대해도 좋아요.”

<사랑비>가 한국 드라마와 한류의 또 다른 지평을 열며 새로운 트렌드를 연출할 수 있을지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그리고 2012년에도 윤석호표 멜로 드라마의 유효성이 여전하게 인정받을 지에도 관심이 커진다. 장근석과 윤아가 부동의 신한류스타로 인기의 철옹성을 쌓을 지에도 기대를 모은다. 이에 대해 윤석호 PD는“자신 있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끝내며 제작발표회장으로 향했다.


대중문화전문기자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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