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프라 윈프리를 꿈꾸던 여고생 박경림, 현재는 어떤 모습?

[엔터미디어=배국남의 직격인터뷰] 10여년전 예능 프로그램에 교복차림의 한 여고생을 보면서 신기했다. 교복차림 자체도 눈길을 끌었지만 고교생 답지 않은 당찬 입담이 더 관심을 끌었다. “참 걸물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걸걸한 목소리, 네모난 얼굴의 그 여고생은 한 시청자인 기자의 마음에 강렬한 잔상을 남겼다. 1999년 교복을 벗고 연예인이 된 잔상의 주인공을 시트콤 촬영장에서 만났다. “안녕하세요”라고 처음 본 사람에 씩씩하게 인사를 건네며 활짝 웃는 모습으로 다가오는 그녀는 바로 박경림이었다.

여고생 신분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시청자를 웃긴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본격적으로 방송, 연예계 활동에 나선 박경림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생뚱맞아 보였다. “토크쇼의 진행자 그것도 오프라 윈프리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는 진행자가 되고 싶어요.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야지요.”

‘김혜수의 플러스유’‘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등 여자 톱스타의 토크쇼가 인기를 끌었던 당시 상황을 감안해서인지 그녀의 꿈은 다소 생뚱맞아 보였고 불가능하기까지 생각됐다. 박경림은 네모꼴 얼굴에 작은 키, 그리고 쇳소리를 연상시키는 목소리 등 어느 것 하나 남들보다 유리한 조건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13년이 흘렀다. 그녀는 13년전 생뚱맞다는 기자의 생각을 보란 듯이 깨주기라도 하듯 눈길을 끄는 토크쇼 진행자가 됐다. 지난 2월 20일 첫 선을 보이며 호평을 받고 있는 JTBC ‘박경림의 오! 해피데이’에서 여고생 때의 꿨던 꿈, 토크쇼 진행자로 맹활약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제의가 왔을 때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너무 설레고 기뻤다. 방송에 입문하면서 가슴속에 지녀온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었다. 일주일을 ‘오! 해피데이’에 쏟아 부을 정도로 힘은 들지만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

이제 본격적으로 토크쇼 진행자로 나섰으니 13년 전에 했던 말처럼 오프라 윈프리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는 진행자가 돼야하지 않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편안하고 푸근하면서도 게스트와 함께 울며 웃으며 진솔하게 토크쇼를 이끌고 있는 박경림은 “출연자가 마음에 있는 아픔, 슬픔, 행복 등을 마음껏 꺼내놓을 수 있고 그 이야기가 그 진의대로 시청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한다.

그녀의 대답에는 롤모델로 삼고 있는 오프라 윈프리의 진행자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 담겨 있다. 가장 성공한 토크쇼 진행자로 세계 방송사에 우뚝 선 오프라 윈프리와 ‘오프라 윈프리쇼’를 있게 한 원동력은 바로 타인의 마음까지 열게 하는 따뜻한 시선과 겸손한 자세, 진실된 마음이었다. 이러한 오프라 윈프리 이였기에 오바마 대통령에서부터, 마이클 잭슨, 그리고 성폭력 피해 여성까지 1만여명의 출연자가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진실한 토크를 했고 이로 인해 TV너머의 수많은 시청자는 공감과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나한테 일부 매체나 사람들이 한국판 오프라 윈프리라고 기사를 쓰고 말을 하는데 나는 오프라 윈프리가 아니라 오프로(5%) 윈프리다. 5%밖에 없지만 95%를 열심히 채우겠다”는 박경림의 말을 들으면서 주철환 JTBC 콘텐츠본부장이 ‘박경림의 사람’서문에 쓴 “오프라 윈프리를 꿈꾸는 경림이의 현재 위치는 아직 오프로(5%) 윈프리다. 하지만 걱정은 없다. 사람을 향한 사랑, 미래를 위한 긍정의 힘을 놓치지 않는 한 경림이는 반드시 윈프리를 뛰어 넘을 것이다”는 찬사가 떠오른다.



“더욱 더 노력하고 준비를 많이 해 맡고 있는 ‘오! 해피데이’가 수많은 시청자에게 인정받고 최고의 토크쇼라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것이 현재의 꿈이라는 박경림은 늘 이런 식이었다.

꿈을 이루면서 그것도 세상 사람들이 어렵다는 꿈을 현실로 만들면서 그 과정에서 또 다른 큰 꿈을 꾼다. 그래서 그녀의 오늘은 늘 치열하고 그 오늘이 모인 서른넷의 박경림의 삶은 의미로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박경림의 꿈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 왜냐하면 지난 10여년 동안 주변에서 불가능하다고 말릴 때 그녀는 노력과 열정만으로 수많은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지난 10여년동안 KBS, MBC, SBS 등 방송 3사와 종편, 케이블 방송을 누비며 버라이어티쇼 진행자, 개그우먼, 드라마 연기자, 라디오 프로그램 DJ, 광고 모델, 뮤지컬 배우, 심지어 가수까지 활동 장르를 가로지르며 맹활약하고 있다. 또한 최고의 예능 톱스타에게 주어지는 연예대상도 거머쥔 바 있다.

“경림이는 어디 하나 스타가 되기 위한 충분한 요건이 갖춰진 게 단 한군데도 없다. 미흡하다 못해 방해요소가 너무 많았던 사람 아니었나. 그랬던 그녀가 이제는 대한민국 최고의 방송인이 되었다”여고생 박경림을 자신의 프로그램 게스트로 출연시킨 바 있는 가수 이문세의 말이다. 상당수 많은 사람들이 이문세의 말에 공감하고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박경림이 말하는 꿈이 불가능이 아니고 현실로, 가능함으로 다가오는 것은“전 해보지 않고 포기하지 않아요. 내안의 능력이 얼마나 되나 도전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내 인생을 유기하는 것이잖아요”라는 말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가 방송초기 일도 없이 2년 동안 매일 방송사에 출근해 방송작가실과 자료실에 있으면서 생방송에 부득이하게 펑크를 낸 연예인들의 대타자리가 생기면 기다리다 대신 방송을 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실함과 강렬한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약점과 단점을 강점과 장점으로 전환하는 박경림의 근성도 느꼈다. 그래서 감동을 주는 최고의 진행자가 되고 싶다는 그녀의 꿈이 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라는 것을 믿는 것이다.

“(‘오!해피데이’)아이디어도 내고 섭외도 하고 녹화도 하고 편집실도 찾는다. 온 힘을 토크쇼에 쏟는다. 그래도 즐겁다. 잘 모르던 게스트와 마음을 나누고 슬픔과 기쁨을 공유하는 그리고 그것을 시청자들에게 오롯이 전해주는 일은 너무나 행복한 작업이기 때문이다”고 말하는 박경림에 대해 김희애에서부터 적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토크쇼 출연자들과 시청자들이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그녀의 진행에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음을 알기에 말이다.

10여년전에 만난 박경림은 토크쇼의 진행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이제 감동을 주는 진행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10년후 박경림은 어떤 모습이 돼 있을까.


대중문화전문기자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박경림,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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