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성, 왜 <무도> 출연을 원했을까?

[엔터미디어=배국남의 눈] 고정된 포맷과 멤버들로 진행되는 예능 프로그램, 그것도 장기간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명 스타 게스트의 출연은 그 자체로 눈길을 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프로그램에 변화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물론 유명 스타 게스트를 기용하는 것은 위험 부담도 존재한다. 일회성 유명 스타의 출연으로 기존 멤버나 프로그램 성격과의 부조화로 득보다 실이 많을 때도 있다.

유명 연예인 등 게스트가 빈번하게 출연하는 SBS <런닝맨>의 경우,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포맷인 추적 미션 게임에 멤버들과 동참시키는 방식으로 스타 게스트를 활용한다. 지난 5월20일, 27일 방송된 <런닝맨>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박지성 선수가 모습을 드러내 큰 관심을 끌었다. 6월3일 방송될 <런닝맨>에도 박지성이 출연할 예정이다.

<런닝맨>은 박지성 선수가 축구 선수라는 점을 고려한 재밌는 축구게임을 가미했지만 추적 방식의 기본적인 미션게임에 박지성을 투입시켜 진행시켰다. 기존 연예인 스타의 활용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박지성의 출연이 그 유명성으로 눈길을 끌었을 뿐 박지성의 활용 및 소구방식은 매우 단조로웠다.

박지성 측근 말을 인용해 한 언론은 “박지성이 <무한도전>에 출연하고 싶어했다. MBC파업으로 출연하지 못해 아쉬워했다”고 보도했다. 만약 박지성이 <무한도전>에 출연했다면 <런닝맨>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스타 게스트를 지속적으로 출연시키지는 않지만 간혹 출연시켜 눈길을 끄는 MBC <무한도전>의 경우, 스타 게스트의 활용방식이 매우 다양하면서도 입체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 게스트의 특성을 최대한 발현시킬 뿐만 아니라 각 멤버들이 출연 스타와의 개성이 드러나는 관계형성과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는 스토리텔링까지 구사하는 경지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축구스타 앙리, 테니스 스타 샤라포바, 이종격투기 선수 효도르, 피겨스타 김연아를 비롯한 유명 스포츠 스타 및 할리우드 스타 패리스 힐튼, 이효리 김태희 소지섭 조인성 등 국내외 연예인 스타를 출연시켜 눈길을 끌었을 뿐만 아니라 스타 게스트활용방식을 한 단계 진화시켰다.

매회 다른 아이템으로 6~7명의 고정 멤버가 미션을 수행하는 포맷의 <무한도전>은 스타 게스트가 출연하게 되면 스타의 활동분야나 개성, 스타일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으면서도 볼거리, 웃을 거리가 많이 내포된 아이템 미션과 기획을 해 찬사를 받아왔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아이스링크장에서 6명의 ‘무도’멤버들이 김연아 따라잡아 뿅망치치기 미션, 앙리와 멤버들의 물공 차기 대결, 6명 멤버가 샤라포바의 서비스를 받는 게임, 효도르와 6명의 멤버와 벌이는 격투기 게임 등 다양한 미션 아이템과 게임을 펼쳐 스타의 특성을 최대한 발현시킬 뿐만 아니라 유명 스타들의 인간적인 면모나 활동 분야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드러내 시청자들로 하여금 스타를 재발견을 할 수 있게 만드는데 탁월한 연출력과 기획력을 보였다.

<무한도전>의 스타 게스트 소구 방식에 가장 뛰어난 부분은 바로 뛰어난 예능감과 버라이어티 감각으로 무장한 멤버들의 작가성에서 유발된다. 안하무인으로 소리만 질러대는 박명수에서부터 “형님”“동생”하며 무조건 들이대는 노홍철에 이르기까지 <무한도전> 멤버들은 자신들의 콘셉트와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는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그 바탕위에 스타와의 재미있는 관계 형성을 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패리스 힐튼 편에서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이 힐튼과 즉석 소개팅 자리를 가지면서 3명의 멤버들이 자신들의 캐릭터를 드러내 출연한 패리스 힐튼에게 신선한 당혹감을 줘 웃음을 유발했다. 또한 패리스 힐튼이 “그는 나처럼 음악과 패션을 좋아하고, 그와 나는 디자이너다”라며 파트너로 노홍철을 선택하자 시종 거만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정형돈의 분노 폭발, 힐튼으로 하여금 “아이 러브 유”를 이끌어내는 노홍철의 뻔뻔한 고백 유도 등 다양한 볼거리를 보여줬다.

그리고 <무한도전>의 6~7명의 멤버는 각자의 콘셉트나 캐릭터를 기반으로 해 출연 스타에 대한 능수능란한 스토리텔링을 구사하는 작가적인 면모를 발휘해 출연 스타에 대해 활용도를 극대화한다. 이것은 그 어느 예능 프로그램의 MC나 멤버들이 넘볼 수 없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탁월한 능력이다. 이 때문에 <무한도전>에 유명 스타가 출연하면 6~7편의 재미있거나 의미 있는 스타 스토리가 전개되는 것이다. 이효리 김태희 등 스타들이 출연 했을 때 유재석부터 정형돈에 이르기까지 다른 양태의 스토리텔링을 각자 방식으로 전개해 스타의 다양한 성격과 면모를 드러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현재 진행 중인 파업이 조속히 해결돼 <무한도전>이 보여준 빼어난 스타 게스트의 활용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가장 먼저 일부 녹화를 마친 <무한도전>의 이나영 특집은 어떤 모습일까에 기대를 하고 있다.


대중문화전문기자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MBC, SB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