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유독 고현정의 실체를 궁금해 할까

[엔터미디어=배국남의 눈] ‘고현정, 탈신비주의 바람’ ‘적당한 오해는 안고 간다. 그게 바로 미스고’ ‘민낯공개, 자신감 아니라 귀차니즘’ ‘찌질한 고현정 상상이 돼?’ ‘최근 이미지 변신, 고현정에 대한 전문가 평가’ ‘대중은 여왕 고현정을 얼마나 오해했을까’… 신문, 방송, 인터넷매체 등 대중매체에서 최근 쏟아낸 고현정의 기사 제목 혹은 소제목들이다.

“고현정을 마냥 자기주장 강하고 거침없는 사람으로만 여기는 오류는 범하지 말자. 누구보다 애정과 의리가 있는 사람이니 말이다” “한때 신문 방송 매체의 인터뷰조차 꺼리며 베일에 싸여 있던 고현정이 자신을 드러내는 예능 토크쇼 MC로 나서자 이는 방송가의 화제가 됐다” “SBS TV 토크쇼 ‘고쇼’(GO Show)의 고현정 자신만의 독특한 기를 뿜으며 색깔 짙은 진행자로 안착하고 있다” 일부 대중매체의 고현정에 대한 최근 기사의 일부분이다.

요즘 관객과 만나고 있는 영화 <미쓰 GO>와 지난 4월부터 방송된 <고쇼> 등으로 인해 대중매체에서 연일 쏟아내는 기사 중의 하나가 바로 고현정의 진짜(?) 실체에 대한 것들이다. 때로는 기자나 PD의 고현정에 대한 취재나 사적 경험을 근거로, 때로는 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의 모습이나 영화 속 캐릭터를 준거삼아 고현정의 실체 혹은 본모습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다.

톱스타이기에 대중과 대중매체의 관심이 높지만 최근 고현정의 실체와 본모습에 대한 기사나 방송 내용들이 급증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그동안 고현정이 대중매체와 일정거리를 두면서 대중의 왕성한 호기심의 하나인 고현정에 대한 사적 정보나 사적 영역, 그리고 배우 아닌 자연인에 대한 부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프로그램 진행자와 영화 출연을 계기로 대중매체와의 접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 속 캐릭터나 대중매체 보도 등으로 대중에게 구축된 거침없고 강한 카리스마의 단선적 이미지와 <고쇼>의 진행자로서의 모습, 그리고 <미쓰 GO>에서 고현정이 맡은 캐릭터 천수로의 성격이 충돌하면서 초래된 현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대중매체나 그리고 대중과 팬이 앞다퉈 고현정의 진짜 모습이라고 강조하는 실체가 정말 고현정의 본모습일까.

‘스타와 관련된 것들은 본질적으로 이미지들이다. 스타의 이미지는 선전(promotion), 홍보(publicity), 영화(film), 주석(commentary)/비평(critcism)을 포함하는 미디어 텍스트에 의해 구축된다’는 ‘스타-이미지와 기호’의 저자 리처드 다이어 교수의 지적처럼 스타의 모습은 대중매체에 의해 구축된 이미지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스타의 이미지는 영화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의 캐릭터 등과 대중매체의 인터뷰나 기사, 가십 등을 통해 전달해주는 자연인으로서의 모습과 결혼과 이혼 등 사적영역에 대한 정보, 사생활 언급 등이 어우러져 조성 된다. 스타 이미지가 구축되는 과정에서 의도적인 홍보나 마케팅 힘이 개입되기도 하고 더 나아가 조작된 정보가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또한 팬들의 열렬한 지지 활동 역시 스타의 이미지 형성에 큰 역할을 한다.

물론 스타의 이미지는 일반적으로 대중의 관심과 환호를 유발하는 쪽으로 그리고 대중에게 매력적이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방향으로 구축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스타의 이미지는 소비, 성공, 사랑, 일상성, 매력 등 사람들이 욕망하고 열망하는 쪽으로 조성된다. 또한 스타의 이미지는 사회의 집합적 규범 즉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방식에 대한 이상화된 개념을 유형화 한 터프가이, 반항아, 강한 여성, 청순한 여성 등으로 구체화되기도 한다.

요즘 대중매체에서 언급하고 고현정의 실체와 본모습 역시 드라마, 영화, 그리고 프로그램의 고현정과 대중매체에서 쏟아낸 사적영역, 사생활에 대한 정보, 그리고 팬들과 기획사 등에서 제공한 보도자료 등 미디어 텍스트에 구축된 이미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물론 미디어 텍스트에 의해 구축된 고현정의 이미지는 대중과 팬에게 고현정의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본모습(?)으로 각인되고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리고 대중매체는 이 같은 고현정의 이미지를 ‘실체’ ‘본모습’ ‘진짜’ 등의 수식어를 동원해 이미지와 본모습을 등가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한다.



고현정 같은 스타의 이미지는 고정 불변한 것이 아니다. 스타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간에 시대상황 그리고 대중의 취향, 그리고 대중문화의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보다 많은 관심을 촉발하는 방향으로 정교하게 변모하고 확장된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청순한 이미지로 대중 스타로 부상했던 이영애, 김하늘, 황수정, 최지우, 송혜교는 더 이상 이전의 청순한 이미지를 보이지 않고 새로운 이미지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것처럼 스타의 이미지는 대중의 욕망과 시대상황에 따라 변화한다.

물론 기존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스타도 있다. 반면 기존의 이미지와 상반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스타도 있다. 그리고 이미지의 확장을 거듭하는 스타도 있다.

대중에게 각인된 스타의 이미지에 맞춰 스토리나 캐릭터가 구성되는 비이클(vehicle) 영화나 드라마 등은 기존의 스타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킨다. 또한 기존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사적영역과 사생활 정보를 대중매체에 유통시키며 스타의 기존 이미지를 확대재생산하기도 한다. 반면 기존의 이미지와 상충된 드라마나 영화의 캐릭터를 맡거나 사생활적 행위에 대한 자료나 정보를 유통시켜 이미지 확장을 꾀하거나 변화를 기하는 스타들도 적지 않다.

고현정이 기존의 강렬한 카리스마 혹은 범접하기 힘든 강한 이미지와 사뭇 다른 영화 <미쓰GO>의 천수로라는 캐릭터 그리고 <고쇼>에서의 자연스럽게 풀어지는 모습, 토크쇼나 인터뷰 등을 통해 언급한 아이들에 대한 생각 등 사적 영역과 사생활에 관련된 내용들은 기존의 고현정의 이미지를 확장시키고 변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고현정의 스타성과 상품성은 이미지의 스펙트럼 확장과 새로운 변화에 대중이 어떻게 평가하고 얼마나 환호하고 관심을 보이는가에 좌우된다.


대중문화전문기자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MBC, SBS, 영화 <미쓰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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