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한도전>, 방송 재개 순탄치만은 않은 이유
- 파업종료 후 <무도>의 과제, 그리고 팬덤의 향방은?

[엔터미디어=배국남의 눈] MBC <무한도전>이 드디어 시청자 곁으로 돌아올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이 눈물 나게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참겠습니다. 공정방송을 위해 파업을 하니까요”라고 말했던 안방의 그리고 거리의 수많은 시청자들은 MBC노조가 파업종료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무한도전>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한도전> 제작진과 멤버들 역시 파업 후 방송 재개를 위한 잰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은 단순한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MBC노조가 지난 1월30일 공정방송 요구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주장하며 총파업에 돌입하는 상황에서 파업의 이유와 절박함은 <무한도전> 중단을 통해 단적으로 표출됐고 많은 시청자들은 <무도> 결방을 통해 MBC파업의 의미와 상황을 이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파업으로 인한 <무한도전>의 장기간의 결방과 파업종료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의 <무한도전> 재개에 대한 기대에는 하나의 프로그램의 단순한 방송복귀가 아닌 공정방송과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 방송에 대한 시청자와 제작진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정상 방송이 되고 있다”는 경영진의 공언과 달리 파업이후 MBC 뉴스 프로는 중요 뉴스조차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정도로 절단이 나 뉴스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예능 프로그램들은 재방송과 엉성한 제작으로 시청률이 바닥으로 추락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방송사고로 얼룩졌습니다. 교양 프로그램 역시 결방과 땜질식 제작으로 몰락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시청자들은 MBC의 이러한 상황을 공정방송의 실현으로 그리고 질 좋은 프로그램 제작으로 보답하라는 무언의 요구와 기대를 하며 지켜봤습니다. 더 나아가 “쫌 보자! <무한도전>”을 외치며 ‘김재철 사장 퇴진 100만명 서명하기’에 동참하기도 했습니다. “<무한도전>을 쫌 보자”는 시청자의 외침은 단순한 <무도>재개가 아닌 참된 언론과 공정방송 그리고 질 좋은 방송에 대한 간절하면서도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파업중간에 터져나온 <무한도전> 외주화설과 폐지설에 대해 수많은 시청자와 전문가 심지어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까지 나서 비판과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회복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이후 정영하 노조위원장, 박성호 기자회장, 최승호 PD 등 8명이 해고되는 것을 비롯해 대량징계 사태가 벌어졌고 김재철 사장 퇴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MBC 노조는 파업종료를 위한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MBC 노조는 오는 8월 새 방문진 이사진이 들어오면 경영판단과 법상식, 순리 등에 따라 김재철 사장의 거취문제를 결정한다는 여야 개원 합의문에 대한 행간의 의미 파악과 망가질 대로 망가진 뉴스 프로그램에서부터 <무한도전>에 이르기까지 MBC 프로그램의 정상화에 대한 절박함, 공정방송 요구의 파업이유에 대한 시청자들의 공감 유도 등의 이유로 노조원의 의견수렴 결과 업무복귀 동의를 얻을 경우 빠르면 16일께 전격 파업 잠정중단을 선언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6개월여 중단됐던 <무한도전> 멤버들과 제작진의 방송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김태호 PD는 파업 종료 후 방송 재개에 대비해 파업으로 인해 방송되지 못한 <하하vs홍철> 3편 녹화분과 진행도중 멈췄던 아이템에 대한 처리, 새로운 아이템 구상에 돌입했고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노홍철 길 등 7명의 멤버들 역시 파업으로 인한 장기결방에 대한 <무도>시청자를 위한 콘서트 준비 등 복귀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도>의 방송 재개와 그 이후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을 듯 합니다. <무도>가 방송이 다시 시작돼 시청자의 사랑을 받기위해 해결해야할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파업으로 촉발된 <무도>의 장기간 결방에 대한 일부 시청자의 외면과 반감을 극복하고 파업 중에도 열렬히 <무도>제작진을 격려한 시청자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또한 <무도> 결방을 시작으로 올 들어 침체의 나락에 빠진 예능 프로그램의 부활과 <무도>의 강점을 강화하고 새로운 시도와 신선한 독창성을 담보한 변화에 대한 수용자의 욕구도 만족시켜야하는 과제가 <무도> 제작진과 멤버의 어깨위에 놓여 있습니다.

“이번 파업 때문에 <무한도전 >촬영이 중단되면서 결국 시청층이 떠나갔다. 파업이 끝나고 <무한도전>을 다시 한다고 해도 예전 시청률만큼 안 나올 것이다” 지난 4월 6일 종편채널 TV조선 ‘노코멘트’에 이혁재가 출연해 한 말입니다. 이에 대해 시청자중 일부는 엄청난 비판과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고 일부는 동조하기도 했습니다. <무도>의 파업후의 반응에 대한 이혁재의 언급에 대해 비판하든 공감하든 파업이 <무한도전>과 시청자 반응에 일정정도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에는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파업이 이혁재의 말처럼 부정적으로 작용할 지 아니면 독창성과 실험성으로 무장한 예능 프로그램의 견인차로 재도약하며 더욱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지는 앞으로의 제작진과 출연진의 태도와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무도>에 대한 시청자의 열렬한 사랑과 굳건한 팬덤에 안주하면 시청자들의 외면과 질타는 파업이전보다 더 강하게 제기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파업의 공백을 딛고 박제된 예능의 전설이 아닌 현재 진행형의 살아있는 예능의 신화가 되기 위해서는 기획에서부터 자막, 편집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캐릭터 진화와 멤버 간 흥미로운 관계구성에서부터 아이템 선정, 미션 수행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보다 더 창의적이며 개성강한 <무도>만의 독창성을 보여 줘야 합니다. 장르적 혼합에서부터 상호텍스트성 등 갖가지 웃음과 의미를 드러내는 <무도>만의 강점을 배가시키고 새로운 무기를 과감하게 도입해야합니다.

‘방법으로서 스타일에 입각한 탁월한 기술’ ‘현저한 개성’ ‘심오한 내적 의미’ 등을 <무도>에 완벽하게 구현해 파업 후에도 시청자들의 입에서 “역시 <무한도전>이다”는 반응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제작진과 함께 멤버들 역시 이전의 모습에서 진일보한 웃음의 무기와 콘셉트, 이미지, 캐릭터의 확장을 보여 줘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파업으로 인한 장기결방에도 불구하고 “<무한도전>을 눈물 나게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참겠습니다”라며 열렬히 <무한도전>을 지지했고 파업의 이유에 공감했던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그리고 <무도> 결방으로 토요일의 즐거움이 사라졌다고 더 나아가 삶의 활력이 상실됐다고 말하는 수용자에게 <무도>제작진과 멤버들이 행해야할 의무이자 지상과제입니다.

<무한도전>이 돌아옵니다. 앞으로 여러분의 토요일은 어떻게 변할까요?


대중문화전문기자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MBC]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