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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이, 왜 이 생 초짜에 빠져들까
기사입력 :[ 2012-07-23 09:56 ]


- 윤진이, 괴물같은 신인 연기자인 두 가지 이유

[엔터미디어=배국남의 눈] 반갑다. 그리고 찬사를 보내고 싶다. 왜냐하면 참신성에 기대했다가 한 문장의 대사조차 소화하지 못하고 드라마 흐름을 끊고 급기야 작품의 완성도를 추락시키는 신인 연기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작심하고 시청자 인내력을 실험하려는 발연기 신인도 부지기수다. 아이돌그룹의 명성과 인기를 지렛대 삼아 연기자로 영역을 확장한 가수 겸업 신인 연기자나 반듯한 외모 하나만을 전면에 내세워 비중 있는 배역을 맡은 연예인 초짜 신인들이 누가 누가 연기 더 못하나 경쟁이라도 하듯 치열한 국어책 읽기 경쟁을 펼친다.

연기력을 비판하면 팬과 연예기획사, 연예인은 “신인”이기 때문이라고 둘러댄다. ‘신인’은 발연기의 방패막이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인이라는 미명하에 국어책 읽는 연기를 면죄 받으려 한다. 웃기는 일이다. 이런 신인들 중 상당수가 4년이 되도 8년이 되도 그리고 10년이 넘어도 발 연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인이라는 말이 연기 못하는 것의 결코 면죄부일수 없다. 왜냐하면 연기자는 신인이든 중견 연기자든 원로 연기자든 작품에 들어선 순간 시청자와 관객에게 냉정한 평가를 받는 프로이기 때문이다.

발연기 신인의 범람과 정비례한 작품의 추락과 시청자 짜증의 급증 속에 정말 오랜만에 시청자를 기분 좋게 만들며 박수를 받는 신인이 등장했다. 시청자에게 환호를 받는 신인은 바로 SBS <신사의 품격>의 윤진이다. <신사의 품격>을 보면서 누구지라는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물론 윤진이에 대한 궁금증이 촉발된 것은 처음 본 얼굴인데도 기대이상의 캐릭터 표출력과 연기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찾아봤다. 소속사 홈페이지에서 소개된 윤진이라는 배우의 프로필을. 1990년생,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주요작품: TV드라마 2012년 SBS <신사의 품격>. 이게 전부다. 초짜 신인이라는 말이다.

윤진이라는 초짜 신인이 장동건 김하늘 김수로 김민종 김정난 등 화려한 연기자들 사이에서 부인할 수 없는 연기자적 그리고 캐릭터적 존재감을 드러내며 시청자의 시선의 중앙에 섰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요즘 수많은 신인들이 통과의례가 돼버린 발연기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장동건 같은 톱스타들과 연기를 하면서도 더 빛나는 이유는 뭘까.



두 가지다. 하나는 어리고 젊은 신세대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도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캐릭터 그리고 또 하나는 그 캐릭터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연기력이다.

윤진이가 맡은 임메아리역은 친오빠의 친구로 아내와 사별한 17세 연상의 변호사 최윤(김민종)을 사랑하는 캐릭터다. 윤진이에 의해 표출되는 임메아리는 신세대적 감성으로 사람들의 잃어버린 사랑의 의미를 체화시킨 인물이다. 부유한 집안의 구김살 없이 자란 임메아리는 어렸을 때 봐왔던 오빠의 친구 그것도 오빠가 좋아하는 감정조차 반대하는 상황에서 사별하고 17세 연상이라는 악조건의 남자, 자신의 처지 때문에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남자를 순수하게 좋아하고 사랑한다. 그런 사랑을 지고지순한 톤으로 그려내지 않고 상황과 대상의 대응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신세대적 발랄하고 통통 튀는 경쾌한 톤으로 드러낸다.

사랑과 결혼이 학력, 외모, 재산, 직업, 나이 등 외형적 조건의 교환시장으로 전락하고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이 점차 이해타산, 이윤의 대차대조표에 따라 벌이는 일회용 이벤트가 돼 버린 요즘 임메아리는 상실돼가고 있지만 가슴 한 켠에선 갈망하고 욕망하는 조건 없는 사랑 즉 ‘그 사람’이어서 사랑하는 가장 이상적 사랑을 구현하는 판타지적(?)인물이다. 임메아리라는 판타지적 인물을 젊은이들의 눈길을 붙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도 상쾌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트렌디하게 표상화했고 윤을 향한 메아리의 사랑방식 역시 감각적이고 상큼하게 진행시키고 있다.

이러한 매력적인 캐릭터가 윤진이에게 주어졌으니 시청자가 이 초짜 연기자에게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몰입할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잘 분석하고 연구해 연기를 통해 브라운관 너머의 시청자에게 캐릭터의 진정성과 생명력을 전달하지 못하면 오히려 매력적인 캐릭터는 추하게 추락하고 더 나아가 드라마를 망치게 된다.



<신사의 품격>이 첫 출연인 초짜 신인 윤진이는 매력적이면서 비중이 큰 임메아리역을 작가와 연출자의 의도를 잘 살려 시청자들이 욕망하고 환호하는 캐릭터로 만들어냈다. 감정선을 정교하고 세밀하게 드러내는 연기는 아직 부족하고 너무 힘이 들어가 딱딱한 느낌의 연기가 간혹 드러나지만 캐릭터에 일반인의 공감과 몰입을 유발할 수 있는 현실 속 젊은이들의 감각과 언행을 임메아리에 너무나 잘 착근시키는 연기를 한다. 또한 신인 연기자들을 발연기의 함정으로 몰아넣는 발성과 발음의 치명적인 문제를 노출시키지 않은 점만으로도 윤진이는 평가받을 만하다.

또한 연기의 진폭 역시 스타 연기자 못지않다. 오빠, 임태산(김수로)이 윤에게 전화한다는 말만해도 겁을 내는 표정연기에서 윤이 동료 여변호사와 식사하는 모습을 보며 옆자리로 다가가 소주를 들이키며 직설적으로 질투를 드러내는 장면, 자는 척하며 윤이의 어깨에 기대며 좋아하고 설레는 신, 그리고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죄송해서 그동안 오지 못했지만 꼭 해야 될 이야기가 있다. 윤을 좋아하는 것을 허락해 달라. 윤도 자신을 좋아하게 하면 안되냐. 윤을 너무 좋아해서 죄송하다” 며 윤의 사별한 아내 납골당 앞에서 눈물의 사랑앓이를 하는 모습까지 연기의 스펙트럼은 넓지만 매 장면과 신을 자연스럽게 연기해 시청자의 눈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붙잡았다.



신인들은 부담감으로 주연을 비롯한 다른 연기자와의 연기를 주고 받을 때 어색함이나 조화를 이루지 못해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현장 분위기에 압도돼 카메라 동선에 따른 자연스러운 연기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다. 하지만 윤진이는 극중 파트너인 김민종 뿐만 아니라 장동건 김하늘 등 다른 연기자와의 무리 없는 연기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주눅 들지 않고 카메라 동선에 맞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해내고 있다.

이 때문에 시청자는 ‘진이 앓이’를 하며 윤진이에게 마음에서 나오는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부담감이 너무 많았어요. <신사의 품격>에 캐스팅되고 정말 기뻤지만 첫 작품이 너무 큰 작품이고 톱스타 선배들이 출연하는 작품이라 걱정도 엄청났어요. 그래서 신인이라도 내 연기에 대해 발연기라는 표현만큼은 나오게 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많이 준비하고 죽을 힘을 다했어요”라는 윤진이의 말이 허언이 아닌 진언임을 믿는 것이다.

윤진이, 참 오랜만에 만나는 기분 좋은 괴물 같은 신인 연기자다.


대중문화전문기자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SBS, 킹콩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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