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 해설자들, 이번엔 제발 막말 삼가해라
- 경기 해설할 때 해선 안 될 몇 가지 행태들

[엔터미디어=배국남의 직격탄] 방송사 스포츠 중계 방송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제30회 런던하계올림픽이 7월 27일(현지시각, 한국시각 7월28일) 영국 런던 북동부 리밸리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개막과 동시에 세계 방송사들의 사활을 건 스포츠 중계방송 전쟁도 발발됐습니다. 전 세계 205개국 1만6,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7월27일부터 8월12일까지 17일간 26개 종목 302개 금메달을 놓고 열전을 펼칠 런던 올림픽에 한국은 축구 양궁 태권도 수영 등 22개 종목에 245명의 선수가 참가했습니다.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인 런던 올림픽의 우리 방송사의 중계 경쟁도 성하의 날씨만큼 뜨겁게 막이 올랐습니다. KBS, MBC, SBS 방송 3사는 대규모 스포츠 중계 방송단을 꾸려 일제히 올림픽 중계방송에 돌입했습니다.

스포츠 중계 주역은 뭐니 뭐니 해도 캐스터와 해설위원일 것입니다. 특히 해설위원은 스포츠 중계의 관심과 시청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스포츠 중계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에 방송 3사는 앞 다퉈 스타 해설위원 영입에 공을 들였습니다.

KBS는 여홍철(기계체조), 김택수(탁구), 이원희(유도) 전병관(역도) 이충희(농구) 신진식(배구) 등 29명 해설위원을 런던 현지와 국내 방송에 투입했습니다. 170일간의 파업의 여파가 있는 MBC도 허정무(축구) 현정화(탁구), 김수녕(양궁), 방수현(배드민턴), 윤여춘(육상) 등 국내 및 현지 방송에 해설위원 23명을 포진시켰습니다. SBS는 차범근(축구), 노민상(수영), 장재근(육상), 박종훈(체조), 송희(리듬체조), 김경욱(양궁) 등 19명의 해설위원을 이번 런던 올림픽 중계에 전진배치 했습니다.

런던 올림픽과 개막과 함께 시작된 KBS, MBC, SBS 등 방송 3사의 스포츠 중계 방송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다시 보기 싫은 해설위원들의 몇 가지 행태를 떠올립니다. 한국 스포츠 중계 방송의 질을 추락시키는 꼴불견 해설행태이지요.

올림픽을 포함한 각종 스포츠 중계방송에서 해설 준비를 제대로 못한 일부 해설위원이 부실해설로 일관하다 고성만 질러대 시청자들이 경기 시청을 방해받을 뿐만 아니라 일부 해설위원은 해설 도중 반말, 막말 심지어 욕설까지 해 급기야 중계방송을 시청할 때 소리를 죽이는 시청자까지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일부 해설위원들의 문제 있는 해설로 인해 네티즌과 시청자들의 비난과 불만의 목소리가 홍수를 이뤘습니다. 그리고 급기야 축구 해설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했던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당시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베이징 올림픽 경기 중계) 방송을 보니까 술자리에서 친구들끼리 하는 방담 수준의 언어들이 속출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할 정도였습니다. 일부 시청자는 술집에서도 해설위원들이 하는 말들을 하지 않는다고 성토하기도 했습니다.

시청자들과 전문가들이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정말 보고 싶지 않은 해설위원들의 몇 가지 꼴불견 행태들이 있습니다.

우선 지난 베이징 올림픽 중계방송 때 일부 경기 중계방송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처럼 “바보야, 그러면 안 되지” “움직여 움직이란 말이야” “야” “바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잖아!” “밀어 붙여” “에이시” “태환아!” “미치겠네! 이거!”처럼 도저히 스포츠 경기 해설이라 할 수 없는 막말과 반말, 비속어 심지어 욕설로 점철된 고함만 내지르는 행태가 그 첫손가락에 꼽힙니다. 시청자로 하여금 스포츠 경기에 대한 이해와 몰입을 돕는 것이 아닌 스포츠 중계를 외면하게 만드는 막말․저질 해설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해설위원 행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입니다.

해설위원은 정확한 용어 구사에서부터 경기 규칙, 진행방식, 경기 선수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과 전문적인 지식, 경기에 대한 해석과 분석력, 비평능력을 바탕으로 한 다면적이고 명쾌한 해설을 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스포츠 중계를 다양한 시선에서 심도 있고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게 해줘야합니다. 그런데 해설방송을 위한 준비를 하지 않아 부실 해설을 일삼는 행태 역시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나와서는 안 될 해설위원 행태입니다.



선수 이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틀린 이름으로 중계 방송을 하고 세계 신기록조차 몰라 아시아 신기록을 세계신기록이라고 계속 우기는 것에서부터 경기와 상관없는 사적인 인연이나 자신의 경험을 장황하게 이야기 하거나 경기 해설은 전혀 없고 “빠르다” “잘하고 있습니다” 등 캐스터가 하는 말만 따라 반복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일부 해설위원의 알맹이 없는 부실해설로 인해 오히려 수많은 시청자들이 경기 시청에 방해를 받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심지어 시청자 수준보다 낮은 지식과 정보로 질 낮은 해설을 해 시청자의 짜증을 유발하는 일까지 빈발합니다.

민족주의나 국가주의에 사로잡혀 우리 선수는 무조건 찬사로 그리고 상대방 선수는 묻지마 비난으로 일관하는 맹목적 애국주의식 해설 역시 이번 런던 올림픽 중계방송에서 해설위원들이 피해야할 행태 중 하나로 꼽힙니다.

국가간 대항전인 올림픽경기는 분명 국가의 긍지와 민족적 자긍심에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자극적이고 맹목적인 민족감정과 국가주의에 매몰돼 우리 선수는 무조건 찬사로, 그리고 상대선수는 묻지마식 깎아 내리는 불공정하고 자극적인 해설이나 경기나 심판의 판정문제에 대해 편파적이고 객관성을 상실한 해설은 시청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스포츠 경기에 대해 제대로 된 판단을 흐리게 합니다.



그리고 경기의 흐름과 상황 등에 따라 완급을 조절하는 적절한 화법과 어조, 시청자의 감정을 몰입시키는 역동적인 해설 대신 해설위원이 과도하게 흥분해 고성과 괴성으로 일관하는 해설로 시청자의 경기 이해 도모는 고사하고 극단의 피곤으로 몰고 가는 해설 행태 역시 문제입니다.

경기의 박진감이나 선수의 감격적인 순간을 생생한 현장감을 살려 해설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흥미와 몰입감을 높여주지만 경기와 선수에 대한 분석이나 해설 없이 오로지 자신의 감정에 빠져 소리만 질러대는 행태는 해설 방송의 질을 추락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최근 들어 고성과 괴성으로 일관하는 해설을 시대의 변화에 맞는 개성적인 해설 스타일이라고 강변하는 위원들도 있습니다. 웃기는 주장이라고 생각됩니다. 해설위원의 가장 중요한 의무이자 본분인 경기와 선수에 대한 해설과 분석 없이 괴성만 지르른 것이 어떻게 개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이같은 문제 있는 행태의 해설이 난무하면서 오죽했으면 소리를 죽이고 올림픽 중계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속출했겠습니까. 해설위원의 존재의미를 일시에 무력화시키는 대굴욕이었지요. 이번 런던 올림픽 중계방송에선 이런 시청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설위원들의 분발과 노력을 촉구합니다.

물론 이같은 문제 있는 해설위원들의 행태는 런던 올림픽 방송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 중계방송에서도 사라져야할 것들이라는 것을 아시지요?


대중문화전문기자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KBS,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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