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 만에 돌아온 김희선에게 진정 기대하는 것

[엔터미디어=배국남의 직격탄] “대한민국에 (<신의>의) 은수란 배역을 소화해낼 배우는 김희선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타고난 감각에 창의성까지 겸비하고 있어 별도의 디렉션 없이 본인이 배역을 소화해 가는 걸 보면 깜짝 깜짝 놀랄 정도다. 이 작품을 마치고 나면 배우로서 큰 별이 되어 있을 것이다.”

13일부터 방송에 돌입하는 SBS 월화 드라마 <신의>의 연출자 김종학 PD가 여자 주연 김희선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낯간지러운(?) 보도 자료를 보면서 그리고 10일 <신의> 제작발표회장에 세월이 비켜간 듯 여전히 빼어난 외모의 김희선이 말하는 6년만의 드라마 복귀 소감을 들으며 그녀에 대한 두 가지 엇갈리는 인식의 장면을 떠올려본다.

그 하나는 애드가 모랭이 저서 <스타>에서 강조한 “스타 시스템은 타고난 미인을 찾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스타 시스템은 아름다움을 완성시키고 유지하거나 심지어는 제조해내는 분장, 의상, 걸음걸이, 매너, 사진 등의 기술을 만들어 내거나 혁신하며 또 필요하다면 외과기술을 동원하기도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적지 않은 전문가와 시청자들이 오랫동안 한결같이 지적한 김희선에 대한 비판이다. 연기자로서 지난 20년 동안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 주연으로 나섰지만 연기력에 대해 좋은 평가는 고사하고 연기력 부족의 배우나 스타를 거론할 때 빠짐없이 한명의 사례로 등장하는 연기자가 김희선이라는 사실이다.

빼어난 미모는 외모지상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사회뿐만 연예계에서 강력한 힘을 더 발휘한다. 애드가 모랭의 지적처럼 연예계 특히 연기를 하는 연기자에 있어 빼어난 미모는 엄청난 자산이자 경쟁력이다. 그런 엄청난 자산을 가진 스타가 김희선이다.

김희선은 여고생 신분으로 연예계 데뷔할 때부터 미모가 화제가 됐고 외모가 경쟁력의 주요한 원천이었다. 결혼을 하고 출산을 했는데도 그 미모는 여전하다. 김희선은 연기자로서 중요한 자산을 가지고 출발한 셈이다.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 된다”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심지어 외모가 중요한 캐스팅 기준이 되고 인기의 요소가 되는 연예계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최근 시청자와 관객 등 드라마와 영화의 수용자가 냉정하게 변했다.

그동안 적지 않은 스타나 연기자 팬들이 연기력 부재와 부족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외모이기에 연기력 부분을 문제 삼지 말라’는 말도 되지 않는 요구가 어느 정도 통용이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예쁘면 연기 못해도 용서가 된다”는 말은 냉철하게 연기력을 비평하고 비판하는 수많은 시청자 앞에 설자리를 잃게 됐다. 이 때문에 빼어난 외모의 아이돌 가수가 드라마에 나서 연기력을 갖추지 못하면 예전과 달리 수많은 비판과 비난이 쏟아지며 연기자로서 상품성을 상실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2006년 <스마일 어게인> 이후 결혼과 출산을 한 뒤 <신의>로 복귀하는 김희선이 대중에게 진정으로 인정받으려면 빼어난 외모와 통통 튀는 이미지 외에 바로 연기자로서 부족한 연기력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한다.

1993년 드라마 <공룡선생>을 통해 연기자로 첫발을 디딘 김희선은 어느덧 연기경력 20년차에 이르는 배우가 됐다. 연기자로 살아온 20년 동안 김희선은 연기력 부분에선 결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물론 그녀가 주연한 <미스터 큐> <토마토> 등 적지 않은 드라마가 시청률 면에선 성공했다. 하지만 실패한 드라마는 물론이고 흥행에 성공한 작품에서조차 김희선의 연기력에 대해 찬사를 보낸 글이나 비평을 보는 것이 힘들었다.



대사에서 표정연기까지 부자연스럽고 극의 흐름이 그녀의 등장으로 끊긴다고 지적하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다. 몸동작과 표정은 늘 과장돼 있는 느낌이라고 비판하는 수용자도 많았다. 그래서 ‘결정적인 2%가 부족한 스타’ ‘미모는 최고, 연기력은 늘 문제’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 것이다.

고려와 현대를 오가는 타입슬립 의학 판타지 드라마 <신의>에서 현대의 성형외과 의사로 1352년, 고려시대로 시간 이동을 하며 겪는 좌충우돌 스토리와 공민왕 호위무사 최영(이민호)와 사랑을 하는 유은수 역을 맡은 김희선은 제작발표회때 “오랜만에 작품을 해서 촬영장에 가면 굉장히 어색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촬영장에) 흡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김희선은 ‘예뻐도 연기력 부족은 용서가 안 되는’ 시청자들을 상대로 연기력으로 캐릭터의 진정성을 느끼게 하고 빼어난 연기로 ‘연기 못하는 예쁘기만 한 스타’라는 대중에게 각인된 인식도 불식시켜야한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20년차에 어울리는 그리고 스타라는 명성에 부족하지 않는 김희선의 연기를 보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연기할 거지요, 김희선씨!


대중문화전문기자 배국남 knbae24@hanmail.net


[사진=SBS, 신의문화산업전문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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