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박스오피스 2011년4월7일~4월10일

[엔터미디어=오동진의 미리보는 박스오피스] 지난 주 예상 박스오피스는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 비교적 흥행을 적중했던 영화는 송새벽 주연의 <위험한 상견례>다. 원래의 개봉 주보다 한 주 앞서 유료 시사회라는 명목으로 변칙 개봉되는, 반칙을 저지르긴 했지만 당분간 이 영화가 대세라는 건 확실한 얘기인 듯 싶다. 개봉 첫주 60여만 관객을 모았다. 최종 관객수가 적어도 200만은 점쳐진다.

<미트 페어펀츠3>가 5만명을 약간 넘는 관객을 모으며 참패한 건, 아무래도 3편이라는 한계가 작동한 듯 싶다. 얘기가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고들 봤을 것이다. 거기에 <위험한 상견례>같은 복병이 버티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참패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미트 페어런츠> 시리즈는 더 이상 속편이 만들어지지 않겠지만 만들어진다 해도 국내에는 걸리지 않을 것이다.

예상치 못했던 흥행작은 <줄리아의 눈>과 <내 이름은 칸>이다. <줄리아의 눈>은 11만 관객을 넘겼다. 오랜만에 만나는 미스터리 호러 영화라는 게 관객들의 호기심을 당겼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영화의 만듦새가 시원치가 않다. 관객 드롭률이 다소 심할 것으로 보인다. <내 이름은 칸>은 인도 영화임에도 10만 관객을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스크린을 198개까지 연 것이 주효했지만 예상보다 영화가 갖고 있는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관객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슬리퍼 히트작(예상치 못한 흥행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와중에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같은 영화가 3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은 것을 두고 어떤 평가를 내려야 할지 주저하게 된다. 10대 후반, 20대 초반 여성 관객을 타깃으로 하면 참패까지 하지는 않는다,정도? 이런 류의 영화는 흥행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주 개봉작도 10편이다. 개봉작을 제목만이라도 외워 본다는 의미에서 열거해 보자면 <네버 렛미고>를 비롯해 <라스트 나잇> <황당한 외계인 폴> <써커 펀치> <우리 이웃의 범죄> 등 다섯 편이 주요 경쟁작이다. 그 밑으로 <헤센 컨스피러시> <에일리언 Vs 헌터> <킬 스피드> <파리, 사랑한 나날들> <돌아오는 길> 등, 안됐지만 그냥 지나가는 영화들이 다섯 편 더 개봉된다.



주요 경쟁작 다섯 편 가운데 흥행이 순조로울 영화는 <라스트 나잇>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성인 멜로다. 가슴 성형 소문이 돌고 있는 키이라 나이틀리와 본래부터 섹시했던 배우 에바 맨데스가 각각 남자를 유혹한다. 성인 커플 관객들의 낙점을 받을 만한 작품이다. 이에 반해 <네버 렛미고>는 순정 멜로다. <언에듀케이션>의 캐리 멀리건과 <소셜 네트워크>의 주연급 조연이었던 앤드류 가필드가 주연이다. 순정멜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젊은 관객층을 유혹할 가능성이 높다. 기이한 것은 이 영화에도 키이라 나이틀리가 출연하고 있다는 점인데 그것때문에라도 <라스트 나잇>과 혼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두 작품이 동시에 개봉된다는 건 관객을 나누어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작품 모두 주목받는 신작이지만 흥행 위력이 그리 세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 보는 건 그때문이다.

의외의 히트는 <서커 펀치>가 기록할 것이다. 이 영화는 <300>을 만들었던 잭 스나이더의 작품이다. 벌써부터 여성용 <300>이라는 입소문이 돌고 있다. 미래형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만큼 눈요기 영화로서 관객들이 편하게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예전 영화 <300>만큼은 기대하기 어렵다.

<위험한 외계인 폴>은 입소문이 좋다. 괴팍한 성격의 외계인이 좌충우돌 소동극을 벌인다는 이야기의 이 영화는 이번 주 신작 영화들 가운데 유일한 코미디다. 문제는 외계인의 이미지가 다소 비호감스럽다는 것이다. 흥행 폭발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때문이다.

결국 새로운 한주 역시 지난 주 개봉됐던 <위험한 상견례>가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 영화는 개봉 2주차를 맞으며 단박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게 될 것이다. 영화가 재밌게 받아들여져서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주변에 ‘센’ 경쟁작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2위 자리 역시 <킹스 스피치>가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스크린 수가 얼마나 유지될 지가 관건이다. 예상 순위 탑5는 <위험한 상견례>가 큰 폭으로 선두를 차지하는 가운데 <킹스 스피치> <서커 펀치> <라스트 나잇> <줄리아의 눈>으로 점쳐진다. 이 순위가 맞을까? 물론 믿거나 말거나다.


칼럼니스트 오동진 ohdjin@hanmail.net


[사진=영화 ‘위험한 상견례’, ‘서커 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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