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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여자주인공 장나라를 의심하십니까?
기사입력 :[ 2012-12-25 08:12 ]


- <학교>, 세상에 장나라 같은 선생님만 있었으면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 <학교 2013>에 장나라가 선생님 역할로 캐스팅되었다고 했을 때 한편으론 의아했다. 아니, 아직도 앳되어 보이는 얼굴인데 벌써 선생님이라니? 사립고등학교에서 30년 가까이 교직 생활을 한 교사가 모교 출신의 신입교사를 볼 때의 기분과 비슷할지 몰랐다. 아니, 그 어린애가 벌써 선생님이란 말이야?

장나라가 중국 활동을 하기 전까지 한국에 남겼던 인상은 사실 딱 하나였다. 여전히 인형의 집 안에 살고 있을 것 같은 앳되어 보이는 여자아이. 똑같이 동안류의 연예인이었던 이정현이 데뷔시절 꽃잎은 물론 <와>에서부터 광기어린 무대매너를 보여준 것과는 완전히 반대의 모습인 셈이었다.

장나라는 스타워즈에 등장할 법한 테크노 여전사 여자아이가 아니라 실제로 현실에 존재할 것 같은 귀여운 여자아이였다. 그녀의 첫 데뷔곡인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가 사실상 실패했던 까닭도 그래서였다. 이 노래는 꽤 매력적인 재즈풍의 곡이었지만 성숙한 분위가 감돌아야 분위기가 사는 노래였다. 당시 장나라 역시 무대에서 정장풍의 매니시한 옷을 입는 등 성숙해 보이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본인의 얼굴이나 인상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충돌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법이었다.

이후 장나라는 <뉴논스톱>에서 구리구리 양동근과 커플을 이루는 맹하고 귀여운 모습의 장나라를 보여준다. 그 후, 장나라의 인기는 승승장구했다. 당시 시대는 2천년대 초반. 여대생들도 펑퍼짐한 셔츠에 통이 넓은 면바지를 입고 닥터마딘 구두를 신어주던 때였다. 그러니까 스키니와 레깅스의 짝 달라붙는 시대가 오기 직전이었던 것이다.

당연히 장나라는 당시 유행에 맞는 섹스어필하기보다는 귀엽고 몸매를 드러내는 옷보다 펑퍼짐한 옷이 더 어울리는 그런 이십대 초반 여대생이란 아이콘의 자리에 딱 어울렸다. 게다가 그녀의 후속곡 <고백>이란 발라드가 히트하면서 비록 가녀리고 비음 섞인 보컬이지만 호소력 있는 목소리도 인정을 받는다.



이후, 장나라는 2002년과 2003년을 자신의 해로 만든다. 그녀가 발표하는 노래는 모두 히트했고 김희선이 거절한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에서 여주인공 역을 맡아 큰 성공을 이룬다. 물론 일순위 캐스팅은 아니었지만 <명랑소녀 성공기>의 양순이를 장나라는 구수한 사투리를 써가며 천역덕스럽게 연기한다. 처음 시도한 정극이었음에도 장나라의 연기에는 별다른 허점을 찾아내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3년을 고비로 장나라의 인기는 하향곡선을 그린다. 그건 비단 장나라가 이후 중국 활동에 치중했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유행의 급격한 변화는 때론 가장 빛나던 아이템을 한순간에 구식으로 만들어버린다. 스키니진의 등장은 단순히 사람들이 펑퍼짐한 바지에서 다리 라인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옷을 입었다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동시에 세련되고 도도하고 쿨한 이미지가 주류가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동시에 귀여운 막내 여대생 같은 이미지가 한순간에 촌스럽게 여겨지게 된다는 이야기기도 했다.

이에 맞물려 장나라의 인지도 역시 국내에서는 점점 추억의 스타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특히 장나라의 경우는 한때 2002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던 것과 달리 잊히는 그 속도가 무척 빠른 편이었다.



이후 장나라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류배우 정도의 이미지만을 지녔다. 그런 과거의 이미지가 사라진 건 드라마 <동안미녀>로 국내에 컴백한 뒤였다. 이 드라마에 그녀가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되었을 때 대부분의 반응은 아직도 장나라가 주연을 맡을 수 있나, 였다. 하지만 장나라는 동안미녀의 여주인공 역할을 능숙하게 연기한다. 그건 단순히 장나라가 말 그대로 ‘동안미녀’라서가 아니었다. 대중들은 기존에는 알지 못했던 장나라의 섬세한 연기를 <동안미녀>를 통해 알게 되었다.

장나라가 <학교2013>의 여자 주인공인 기간제교사 정인재 역할을 맡았을 때도 살짝 의아하긴 했다. 장나라가 학교라는 드라마에 출연하면 동안인 얼굴 때문에 여전히 고등학생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드라마가 진행되자 장나라는 어느새 정말 모 고등학교에 기간제교사로 있을 법한 얼굴이 깜찍한 기간제 여선생님 같은 모습으로 보였다. 특히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나, 학생들 때문에 가슴 아픈 연기를 할 때 정말 선생님처럼 보인다. 그것도 학생들에게 사랑을 쏟는 뼛속까지 교사인 선생님 말이다. 그건 배우 장나라의 진심이자 교사 정인재의 진심처럼 여겨지는 부분이다. 더 이상 장나라가 주연을 맡을 수 있나, 하는 의심은 필요없게 된 셈이다.

그러고 보니 앳되고 귀여운 외모지만 장나라의 노래나 연기는 언제나 어리광이 없고 단단하고 진지했었다. 모두들 그녀의 앳된 외모 때문에 그걸 깜빡하고 있었을 뿐.

칼럼니스트 박진규 pillgoo9@gmail.com

[사진=KBS,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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