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컬투 선배님들이 지금 하고 계신 것들이 너무 부러운 게 공연을 주축으로, 메인으로 생각하시고 그리고 라디오에서는 청취율 1위를, 오히려 방송에서는 방송이 주가 아니라 마치 취미처럼 하시는, 그래서 더욱 더 잘 되는, 그런 것들이 너무 부러워요. 저는 롤모델은 없지만 컬투 선배님들과 같은 길을 가고 싶죠.”

- MBC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에서 유세윤의 한 마디

[엔터미디어=정석희의 그 장면 그 대사]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에서 강호동이 “인생에 있어 가장 존경하는 선배는?”이라는 질문을 던지자 역시나 건들건들 특유의 시건방을 떨어가며 “뭐 굳-이 하나 꼽으라면. 컬투.”라고 대답한 ‘건방진 도사’ 유세윤. 그러나 공연 중심의 활동이 가능한 컬투 선배들이 부럽다는 그의 한 마디 한 마디 모두에 진심이 배어있었다. 물론 표정에서도. 그가 이렇게 진지한 얼굴인 게 얼마만이지? 지난 해 초, 약하디 약한 속내를 드러내 화제가 된 바 있는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눈물 방송’ 이후 처음이 아닐는지.

웃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공연, 그리고 편집이라는 장치 없이 청취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생방송 라디오 DJ. 그에 비하면 방송, 즉 예능 프로그램은 숱하게 많은 외부요인들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리곤 하니까. 선배 컬투와 다름없이, 그들의 뒤를 이어 공연과 라디오로 대중과 꾸준히 만나온 유세윤으로서는 당연히 부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가하면 그가 부러워할 또 한 가지를 추측해보자면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이어온 정찬우, 김태균, 컬투 두 사람의 호흡이 아닐는지. 공연이나 공개 코미디 무대는 옹달샘(장동민, 유상무) 멤버들과, 라디오 프로그램 MBC <유세윤과 뮤지의 친한친구>는 UV 프로젝트의 뮤지와 함께 해온 유세윤. 그러나 아직은 공연이며 라디오 방송이 컬투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기 때문인지 홀로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소화해야만 하는 입장이니 말이다. 그러나 사실 유세윤 그뿐만이 아니라 그가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어떤 심정인지, 아마 그 순간 선후배 개그맨들이 보고 있었다면 다들 고개를 끄덕였지 싶다.



흥미로운 건 개그맨이 셋이나 되는 숫자상의 우위 때문인지, 아니면 공연이나 라디오 방송이 화젯거리로 떠올라서인지 메인 MC 강호동이 때때로 들러리처럼 느껴지더라는 점. 특채이긴 해도 한 해 선배인 천하의 강호동 앞에서 결코 주눅 드는 기색이 없었던 컬투, 그리고 다른 어느 때보다 편안해 보였던 유세윤.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마치 쌈 잘하는 동네 친구 앞에 덩치 큰 자기 형들을 데리고 와 으스대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CG로 표현해 본다면 얼굴 주위에 8분음표, 16분음표가 둥둥 떠다니는 그림? 어쨌든 스스로의 노력으로 차근차근 쌓아올린, 흔들림 없는 실력이라는 게 얼마나 큰 힘인지 통감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존경할 수 있는, 존경하고 싶은 선배는 바로 이처럼 진짜 실력을 지닌 선배가 아니겠나.

남녀노소 모두가 즐거워한다는 컬투의 공연. <황금어장 무릎팍도사>를 보고 있자니 그 뜨거운 열기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샘솟는 터라 표를 예매코자 즉시 검색에 나섰다. 그런데 가장 가까이로 예정된 공연이 추위가 누그러들었을 3월, 하지만 아쉽게도 취소할 수 없는 약속이 잡혀있는 주말인데다가 공연 장소가 멀리 충남이라지 뭔가. 옹달샘 공연 또한 아직 공지된 것이 없고. 그러나 올해는 개그맨들의 기획과 아이디어로 만들어진다는 개그 무대를 두 번 이상은 꼭 찾으리라 다짐해본다. 컬투나 옹달샘의 공연이 아니라도. 뭐랄까. 작으나마 개그맨들의 노력에 힘을 보태고 싶어졌다. 이게 다 컬투 덕이다.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freechal.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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