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입사원’, 이것이 궁금하다2
- 대중문화평론가, 네티즌과 함께 묻다

[엔터미디어=TV남녀공감백서] 처음 아나운서 오디션 프로그램 MBC <신입사원>의 청사진이 발표되었을 때, 굳이 자사 아나운서 선발 과정을 온 국민이 지켜볼 이유가 있겠느냐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게다가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갖고 있는 경직된 이미지 때문인지 예능 프로그램에는 도무지 적합하지 않으리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이 열리고 나니 뜻밖의 재미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현직 아나운서들의 매력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 특히나 최재혁 아나운서를 필두로 중견 남자 아나운서들의 존중과 배려를 볼 수 있다는 점은 큰 수확이지 싶다. 사전 인터뷰에서 많은 아나운서들이 아나운서의 조건으로 인품과 인성을 꼽았을 적에 ‘과연?’하며 미심쩍어 했었는데 이젠 ‘역시!’하고 수긍을 할 수밖에.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MBC <위대한 탄생>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김태원을 비롯한 멘토들처럼 현 사회가 고스란히 투영된 치열한 경쟁이 주는 불안함 속에서 이 <신입사원>이라는 프로그램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건 바로 심사위원인 현직 아나운서들인 것이다.

무엇보다 여타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그렇듯 도전자를 질타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감싸 안으려는 시선이 마음에 든다. “저는 평가라는 말도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평가를 하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지금보다 조금 더, 반발 짝이라도 발전할 수 있게 우리의 경험을 전해드리는 것뿐이에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의 꿈은 이루어집니다. 아셨죠?” 신랄한 심사평으로 화제가 된 바 있는 방현주 아나운서의 이 말은 심사위원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심사에 임하고 있는지 잘 알려준다.

그렇다면 왜 <신입사원>의 심사위원들은 유달리 따뜻한 시선을 가지게 된 걸까? 아마도 최현정 아나운서가 말했듯 현직 아나운서들 또한 도전자들과 같은 경험을 해본 입장이기 때문이지 싶다. 최현정 아나운서는 같은 꿈을 꿨던 선배로서 숱한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경험을 전하며 그때는 세상 모두가 자신을 거부하는 듯 힘겨웠지만 뒤돌아보면 당시의 뼈아픈 경험들이 자신을 얼마나 풍성하게 만들었는지 모른다고 했다. 물론 탈락자에게는 도전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이 같은 현직 아나운서의 조언이 공허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세상을 좀 더 살아본 사람으로서 확언해줄 수 있는 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든가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라는 옛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주 탈락자 김지원과 이태연의 긍정적인 자세가 반갑다. 어쩌면 너무 이 꿈을 빨리 이루고 싶어 했나 싶다며 사랑의 매로 받아들이겠다는 김지원과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으며 나중에 꿈을 이루면 되니 도전과 결과 또한 부끄럽지 않다는 이태연. 두 사람이 스스로의 다짐대로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이제 드디어 이 오디션은 중반을 넘어 막바지로 치닫기 시작했다. 우승자가 가려질 시간이 가까워오니 차차 오디션 종료 후의 상황 또한 궁금해진다. 왜냐하면 이때껏 벌어진 어떤 서바이벌 오디션의 승리자도 우승하는 그날의 영광을 내도록 이어가는 경우를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꿈을 잃지 말라며, 포기하지 말라며, 기존의 아나운서와는 차별된 개성을 보여 달라며 도전자들을 독려해온 MBC 아나운서국이지만 과연 우승자를 평생을 함께 할 동료로 인정하고 받아주게 될까?

('신입사원'에 대해 궁금한 질문이나 바라는 점을 다음 댓글이나 라이브톡에 남겨주세요. 직접 '신입사원' 제작진을 찾아가 대신 다음 이용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전해드립니다.)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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