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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들’, 봉우리 부녀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
기사입력 :[ 2011-04-20 09:54 ]


“놔, 왜 내 아빠야? 왜 저런 여자가 내 엄마야? 왜 하필 난데?
왜 내가 이렇게 살아야 되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왜 하필 난데?
내가 뭘 잘못했는데, 대체 뭘 잘못해서 내가 이런 집에서 이러고 살아야 되냐고.
내가 지금 무슨 말 하는지도 모르지?”

- MBC <내 마음이 들리니>

[엔터미디어=정석희의 그 장면 그 대사] MBC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반듯하고 영리한 소년 봉마루(남궁민, 아역 서영주)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헤어 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절망한다. 남보다 지능이 떨어지는 바보 아버지(정보석)로 부족해 새어머니(김여진)까지 말 못하는 벙어리라니, 솔직히 누구라도 기가 찰 노릇이 아닌가. 게다가 아무리 악다구니를 써봤자 아버지는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조차 못한다. 그저 아들이 화가 났다는 사실만 어슴푸레 인지할 뿐.

그러나 돈과 권력에 눈이 멀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최진철(송승환)이 친부이며, 역시 속물 중의 속물인 고모 김신애(강문영)가 실은 자신을 낳아준 생모라는 걸 알게 된다면 차라리 바보 아버지가 백번 천 번 낫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가족을 버리고 떠나 이름까지 ‘장준하‘로 바꾸고 살아 왔건만, 양모를 자처한 태현숙(이혜영)이 실은 자신을 이용해 복수할 계획을 세워왔다는 사실을 훗날 알게 되었을 때 그 분노는 또 오죽할까.

최진철과 김신애, 태현숙 이 셋은 마치 누가 누가 더 나쁜 인간인지 내기라도 하는 양 교활하기 그지없다. 아버지 태회장의 갑작스런 죽음과 그로 인한 사고로 청력을 잃은 아들 차동주(김재원, 아역 강찬희),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최진철과 김신애의 배신의 결과임을 알게 되자 태현숙은 마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오만하기나 했지 세상물정이라곤 모르던 공주가 손톱을 세우고 복수의 칼을 갈게 된 것이다. 물론 명분은 불쌍한 아들을 보호하고 상속자로 세우기 위해서란다.



하지만 십여 년 간의 피나는 훈련을 통해 청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감출 수 있게 되었다고, 외할아버지 태회장의 기업을 고스란히 물려받게 되었다고 해서 동주가 행복할까? 솔직히 동주가 그나마 잘 커준 것도 모성애 덕이 아니라 준하의 지극한 보살핌 덕이지 않은가. 억지로 구화를 익히려다가는 오히려 인성까지 파괴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충고를 아랑곳 않고 동주를 닦달하는 현숙의 모습은 진철과 별 다를 바 없었다. 결국 현숙의 간절한 바람대로 말은 할 수 있게는 되었으나 어릴 적 그토록 맑고 밝았던 동주를 기억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가슴이 아프다. 준하도 마찬가지다. 아버지를 구해 달라고, 마지막 부탁이라고 사정하는 아이를 “너 내 아들 할래?”라는 달콤한 말로 꼬드겨 가족을 등지게 했으니 그 벌을 어찌 받을꼬. 내 아들을 망가뜨렸으니 나도 네 아들을 망치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복수를 하려면 복수할 당사자에게 하면 되는 일, 왜 애꿎은 아이를 도구로 삼자는 건지 모르겠다.

준하도, 준하의 어머니 신애도,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가족들이 지긋지긋해 떠났지만 봉우리(황정음)는 바로 그 자리를 채우며 반듯하고 활기차게,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아이로 자라났다. 준하가 그렇게 질색을 하며 거부했던 바보 아버지에게서 사랑과 정을 배운 우리로 인해 앞으로 달라질 사람이 많지 싶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줄 봉우리 부녀의 활약, 기대해보자.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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