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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드>, ‘정치적 메타포’ 입고 되살아난 비극
기사입력 :[ 2013-04-08 18:13 ]


[엔터미디어=정다훈의 문화스코어] 마녀들로부터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받은 맥베드, 그의 야망은 점점 빠져나가려고 하면 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살인과 악몽의 미로 속으로 몰아넣는다. 한번 살인의 세계에 빠진 맥베드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건 그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죽이는 일 뿐. 하지만 곧 자신이 만든 죽음의 덫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맥베드, 그가 이 세계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죽음’뿐이다.

극단 작은 신화의 <맥베드>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각색한 작품이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다 보니 비교 대상도 많고 수백 아니 수천가지 버전의 ‘맥베스’가 존재한다.

이곤 연출의 <맥베드>는 주인공 맥베드의 “꿈”이라는 비현실적 상상의 공간에 중점을 뒀다. 현대적 영상언어로 대변되는 무대 미학에 힘을 실은 연극. 심리적 불안에 시달리는 주인공의 모습을 프로젝트 매핑 영상 기법과 배우들의 슬로우 액션을 통해 초현실적으로 그렸다. 특히 핸드 헬드 카메라로 감춰진 공간 장면을 찍어 보여주거나 지나치기 쉬운 장면을 확대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스크린에 투사된 영상을 통해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는 사건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것이다.

셰익스피어 극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시적 언어를 이 시대의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메시지로 환원했다. 그 결과 흔히 고어라고 여기기 쉬운 유려한 셰익스피어 대사들이 새 생명을 얻고 힘차게 살아났다.

출연진 구성이 독특하다. 원작과는 달리 마녀는 유아스런 머리 모양을 한 3인의 남성배우다. 맥베드에게 죽임을 당하는 던컨왕도 성별을 바꿨다. 게다가 한쪽 눈은 인조 눈알을 낀 채 출연한다. 레이디 맥베드, 맥베드, 뱅코우를 빼곤 모든 배우들이 2명 이상의 역할을 했다.



맥베스의 비극, 아니 모든 비극의 시작은 욕망과 야심으로부터 나왔다. 광야에서 만난 마녀는 맥베드 내면에서 분출된 또 다른 자아인가. 우스꽝스런 3인의 남성 마녀(어느 순간 코러스가 되어 원숭이, 돼지 등의 동물가면을 쓰고 등장한다)는 맥베스의 내면에 잠재된 권력욕이 분출할 때마다 코웃음을 치듯 등장했다. 스스로의 덫에 걸린 짐승 맥베드의 모습은 현시대의 잔인한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름다운 것은 추하고, 추한 것은 아름답다”는 마녀의 꼬드김에 넘어가는 것은 맥베스만이 아니었기에.

이곤 연출은, 연출의 글에서 “셰익스피어는 개인적으로 가장 넘기 어려운 산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너무 꾸지람 마십시오, 너그럽게 용서해주신다면 차츰 고쳐나가겠습니다. 분에 넘치는 행운이 있어 비난의 힐책을 모면할 수 있다면 머잖아 훌륭한 연극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전했다. 그의 말대로 이 작품이 훌륭한 연극이라고 말하긴 어려울지도 모른다. 다만 흥미진진했으며 다음을 더 기대하게 만든 작품이라고는 단언할 수 있겠다.

<맥베드>는 지난 3월에 ‘서울문화재단 유망예술육성사업 NArT(New Arts Trend) 예술가 초청공연’ 신진예술가 연극 부문’에 선정되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 바 있다. 오는 4월 9일까지 대학로 예술공간 상상 화이트에서 공연된다.

배우 장이주(레이디 맥베드), 정선철(맥베드), 성동한(맥더프), 서광일(뱅코우), 이연희(덩컨)의 연기가 빛난다. 이외 배우 이규동, 최복희, 최성호, 송인서, 이승현, 이승현이 출연한다.

공연전문기자 정다훈 ekgns44@naver.com

[사진=코르코르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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