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미디어=백우진의 잡학시대] 며칠 전 새 런닝화를 장만했습니다. 새 런닝화를 신으면서 초등학교 때 부르던 노래를 떠올렸습니다.

'새 신을 신고 뛰어볼까 폴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저는 어릴 때 '어쩌면 이 가사가 내 마음을 이토록 잘 표현했을까'하며 감탄하곤 했습니다. 저는 신발이 빨리 닳도록 하기 위해 뒤축을 끌고 다니곤 했습니다. 그래야 새 신을 신게 되니까요.

요즘 아이들도 이 노래의 감흥을 느낄까요. 신발을 여러 켤레 돌려가면서 신는 요즘 아이들은 새 신을 처음 신은 그 기분을 못 느끼지 않을까요.

어제 오후에 새 신을 신고 기분 좋게 달렸습니다. 저는 평발에 가깝습니다. 그런데도 별 탈 없이 오래 달릴 수 있어 다행입니다.

3월 이후 4번 피트니스 센터에서 트레드 밀을 밟았습니다. 40분 뛰고 내려오면 기분이 상쾌하기 그지없습니다. 운동량이 부족한데도 속도는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어제는 40분 동안 7.5km 뛰었습니다. 시속으로 치면 11.3km죠. 속도를 유지하는 비결은 틈나는 대로 한 장요근 강화 운동입니다.

마음과 정신을 담당하는 뇌에 가장 좋은 성분은 산소입니다. 물을 맞은 나무처럼, 산소에 흠뻑 적셔진 뇌는 건강하고 활발한 상태가 됩니다. 예전처럼 더 자주 달려야 겠습니다.

‘반팔’(www.ban8.co.kr)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재미입는 한글 그래픽 티셔츠’를 인터넷에서 주문받아 판매합니다. ‘재미있는’이 아니라 ‘재미입는’입니다. ‘재미없으면 환불’해준답니다.

요즘 청소년 사이에서 이 회사 티셔츠가 인기라고 합니다. 중학 3학년이 제 둘째 아이도 ‘반팔 티셔츠’를 여러 장 구입했습니다. 아이가 입고 다니는 티셔츠의 앞과 뒤엔 각각 이런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앞’ ‘뒤’
‘투명인간’ ‘못본 척 해줘’
‘이런 옷을 누가 입나’ ‘누가 입긴 내가 입지’

이 회사 사이트에 가면 더 다양한 문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귀한 자식’
‘쉬운 남자’
‘이번에 새로 산 옷’

가정의 달 특집 티셔츠에는 각각 ‘언니’ ‘오빠’ ‘형’ ‘동생’ 등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글자도 디자인도 예쁘지 않은 이 티셔츠가 왜 인기일까요?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청소년의 마음을 풀어주기 때문일까요? 이 틈새 상품에서 청소년의 욕구를 읽고 참고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건 제 짐작인데, 반팔 옷은 주로 남자 애들이 입을 듯합니다.


칼럼니스트 백우진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cobalt@joongang.co.kr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