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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신세경의 양다리는 송승헌 책임인가
기사입력 :[ 2013-05-08 11:06 ]


- <남자가 사랑할 때> 반응이 뜨뜻미지근한 까닭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 MBC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는 진부하다기보다 고전적인 드라마다. 특히 이 드라마의 남자주인공 한태상(송승헌)이 그러하다.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는 남자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사람들이 좋아하는 유형의 인물이다. 그렇기에 많은 이야기꾼들은 사랑에 빠진 남자를 소재로 소설을 쓰고, 시를 읊고, 연극이나 영화 속 주인공으로 삼았다.

물론 이 인물들이 터무니없이 금세 사랑에 빠지는 남자라거나 아니면 카사노바 급의 바람둥이일 때는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그들은 사랑에 퐁당퐁당 돌을 던지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지나가거나 아니면 사랑의 강물에 뛰어들어 유유히 자유형, 배영으로 헤엄치는 자들이다. 이러한 남자들의 사랑 이야기는 사실 지켜보는 이들을 흥미롭게는 하지만 가슴을 절절하게 울리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남자가 사랑할 때>의 한태상이 보여주는 사랑의 감정이 파릇파릇한 청년의 불붙은 연애감정은 아니다. 오히려 이 드라마에서 사랑에 빠진 청년의 모습은 이재희(연우진)와 비슷하다. 청년은 사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랑은 그를 매일매일 쌩쌩하게 만드는 레드불이다. 여주인공 서미도(신세경) 앞에서 비글 마냥 신나하는 이재희에게서 시청자들은 사랑에 빠진 청년의 정신 사나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면 한태상의 사랑은 청년의 그것이 아니다. 하지만 재희의 사랑보다 한태상의 사랑이 조금 더 울림이 있다면 그건 한태상이 살아온 삶 때문이라 하겠다. 어떤 남자들은 사랑을 못한 게 아니라 사랑을 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사랑을 몸과 마음으로 배우지 못한 이들이 사랑에 빠졌을 때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은 더 절절하다. 하지만 그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이들은 더욱 외로운 야수처럼 보인다.



한태상은 <미녀와 야수>의 야수와 <맨발의 청춘>에서 신성일이 연기했던 고전적인 불량청년을 교묘하게 엮은 것 같은 캐릭터다. 그는 악한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악으로 살아야 했고 결국 냉정하고 무시무시한 야수 같은 분위기 안에 여린 마음을 감추고 사는 인물이다.

한태상은 고교시절 어머니의 가출과 그로 인한 빚더미 때문에 몰락한 집안의 아들이다. 결국 고교시절 수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른 청년들과는 다른 삶의 길을 가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홀로 남은 한태상은 사채업자 보스의 눈에 들어 어둠의 길에 접어든다. 결국 폭력조직의 2인자의 자리에까지 오르나 그 후 보스를 제거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

이후 사업가로 변신 승승장구하는 듯 보이나 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의 마음은 여전히 춥고 아직도 어머니에게 버림 받은 과거의 상처는 그를 옥죈다. 그런 한태상에게 사랑이 찾아온다. 가난하지만 당당한 여자아이 서미도가. 그리고 <미녀와 야수>의 결말이 그러하듯 사랑의 힘이 있다면 야수는 마법이 풀려 언젠가 멋진 외모의 왕자로 변신할 것이다.

한태상의 <남자가 사랑할 때>는 하지만 무서운 야수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드라마는 야수 한태상이 사랑에 빠져 부드러워져 가는 장면에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랑 따윈 몰랐던 남자가 사랑 때문에 허우적댄다. 그의 냉정한 입술은 그녀 때문에 떨리고 삶의 피비린내만 맡았던 코는 달콤한 사랑의 냄새를 처음 맡는다. 무엇보다 무시무시한 야수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것 같던 행동들을 하게 된다. ‘티티’가 된 야수는 마스크시트를 얼굴에 쓰고 셀카를 찍거나,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예습한다.



하지만 <남자가 사랑할 때>가 단순히 <미녀와 야수>의 확장판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여주인공 미도는 사랑에 빠진 야수의 소중함을 깨달았지만 아직 그 야수와 완벽하게 사랑에 빠져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주는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과 누군가에 대한 감정에 자기도 모르게 끌려들어가는 것은 전혀 다른 감정의 떨림판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남자가 사랑할 때>는 여주인공 미도 내면의 움직임에 따라 점점 감정싸움의 어두운 응달로 뿌리를 뻗어나가리라 짐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의 사랑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이 다소 뜨뜻미지근한 까닭은 뭘까? 우선 드라마 자체의 진주처럼 빛나는 부분들이 모래사장에 뿔뿔이 흩어져 있어 응집력이 떨어진다. 시청자들이 그걸 모아 하나로 엮어야지만 인물들의 감정변화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그러다보니 <남자가 사랑할 때>를 띄엄띄엄 보는 이들에게 한태상은 답답, 서미도는 양다리, 이재희는 껄떡으로만 보이기 십상이다.

또 한태상을 연기하는 송승헌이 투박한 야수가 아닌 이미 마법에서 풀려난 왕자처럼 보이는 것도 드라마의 현실감을 떨어뜨리는 한 요인일지 모르겠다. 여주인공 미도가 한태상의 사랑에 주저하는 것, 그리고 완전히 빠져들지 못하는 이유들이 드라마의 흐름상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그 한태상의 얼굴과 몸이 이미 처음부터 송승헌인데.

칼럼니스트 박진규 pillgoo9@gmail.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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