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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전쟁>, 어떤 미녀배우도 부럽지 않다
기사입력 :[ 2013-05-24 13:00 ]


- <사랑과 전쟁2>를 불태우는 미녀 삼총사의 저력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 70~80년대만 해도 밤 11시 이후 안방극장의 심야시간은 종종 외화시리즈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전격 Z작전>이나 <출동, 에어울프>, <기동순찰대>같은 그 시절 추억의 외화시리즈들은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당시 외화시리즈의 매력이라면 국내 드라마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던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60여분 동안 쫀득쫀득하게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그 시절 국내 심야시간의 터줏대감이었던 외화시리즈 중에는 70년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미녀 삼총사>도 있다. 파라 포셋이라는 희대의 스타를 낳은 <미녀 삼총사>는 미녀 삼총사가 미모와 기지, 때론 몸싸움으로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해가는 스토리가 주를 이루는 외화시리즈다.

세월이 흘러 2013년 현재 금요일 밤 11시마다 우리는 또 다른 미녀 삼총사를 만난다. 바로 추억의 외화시리즈 못지않은 긴장감을 선물하는 <사랑과 전쟁2>의 대표적인 여주인공 민지영, 최영완, 장가현이 그들이다. 스타 고현정의 <고쇼>도 시청률로 물리쳤던 미녀 삼총사의 매력적인 연기는 바로 이 <사랑과 전쟁2>를 이끌어가는 힘의 원천이다.

물론 이들의 연기가 빛나는 까닭은 <사랑과 전쟁2>가 시즌1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갔기 때문이다. <사랑과 전쟁1>이 남편 때문에 울고불고 악녀 애인 때문에 여러 집안이 들썩들썩하는 아침드라마의 압축판에 계몽적 요소를 깨소금처럼 살짝 뿌린 수준이었다면 <사랑과 전쟁2>는 탄탄한 캐릭터와 긴장감 있는 서사와 허를 찌르는 반전의 세계로 다져진 두툼하면서도 알찬 단막극이다.

심지어 최근 <사랑과 전쟁2>는 가끔씩 밤 열두 시에 맛보는 뜨끈한 라면국물 같은 감동이나 한여름 얼음 동동 띄운 콩국수 국물 같은 시원한 짜릿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렇게 드라마 자체의 단막극 구조가 탄탄해지니 당연히 주연급 여배우들의 연기 역시 빛날 여지가 많아졌다.



한편 시대가 달라진 만큼 <사랑과 전쟁2>에는 시즌1에서는 볼 수 없던 다양한 성격과 직업의 여성인물들이 종종 여주인공이나 조연급의 인물로 출연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득을 본 케이스는 아마 사랑과 전쟁 시리즈의 산 증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민지영일 것이다. <사랑과 전쟁1>에서 주로 불륜녀를 연기하며 수없이 머리채를 잡힌 큰 눈 민지영은 <사랑과 전쟁2>에 이르러 본인의 캐릭터를 점점 더 다양화하고 있는 추세다. 때로는 불쌍하고 청순한 여주인공을 연기하며 큰 눈에 그렁그렁한 눈물이 고이는 애잔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어떤 때에는 불륜녀는 아니지만 팔짱을 낀 채 코웃음치고 큰 눈을 굴리며 여주인공의 신경줄을 깔짝이는 독특한 캐릭터의 민폐녀로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사랑과 전쟁2>에서 방영된 ‘완벽한 그녀의 연애’에서의 민지영은 완벽한 연기변신을 보여준다. 그녀가 연기한 고시준비생 연하남과 사랑에 빠진 골드미스 역할은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을 법했지만 막상 드라마에서는 너무나 어울렸던 캐릭터였다. 억대연봉을 자랑하는 증권가 애널리스트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연약한 여주인공의 모습을 그녀는 큰 눈에 눈물과 한숨을 담아 보여주며 이 에피소드의 고갱이인 대사를 아련하게 읊는다. “사랑은 나를 배신했지만 일은 나를 배신하지 않아.”



한편 <사랑과 전쟁1>에서 이어지는 전통적인 억울한 여인상은 주로 최영완이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사랑과 전쟁1>의 여주인공들이 청승맞게 눈물만 뚝뚝 흘렸다면 최영완이 연기하는 억울녀들은 그렇지 않다. 깜찍한 외모와 애교 넘치는 목소리를 가졌지만 <사랑과 전쟁2>에서 최영완은 너무나 많은 억울한 사건들과 마주친다. 시댁 때문에, 남편 때문에, 친정 때문에, 돈 때문에, 친구 때문에 등등등등.

하지만 억울 최영완이 연기하는 여주인공들은 억울함을 목구멍 아래로 꾹꾹 눌러 만성 화병에 시달리는 대신 온몸으로 불을 토하듯 격정적으로 따지고 든다. 심지어 최영완의 찡그려진 눈썹과, 위아래로 움직이는 눈동자와 샐쭉대는 입술만 보아도 자동으로 ‘아 XX, XX 억울하네.’라는 가상의 대사가 머릿속에 떠오를 정도다.

그러니 당연히 드라마틱한 상황에 처해져 수많은 악한들과 싸우는 주인공의 역할은 모두 최영완의 몫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야말로 이 드라마의 타이틀인 <사랑과 전쟁>에 어울리는 배우가 최영완이다. 한편 최근 방영된 에피소드인 ‘딸 같은 며느리’에서는 억울녀는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완전히 무너진 연극성 성격장애를 앓고 있는 무시무시한 여주인공을 생생하게 연기하기도 했다.



반면 다소 새로운 얼굴에 속하는 장가현의 경우에는 <사랑과 전쟁2>에 등장한 새로운 유형의 여주인공들을 주로 연기한다. 그건 바로 모든 사건들을 쿨하고 속시원하게 처리하는 쿨녀들의 모습이다. 장가현의 큰 키와 시원시원한 외모 역시 이런 역할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

다른 여주인공들이 한두 번씩은 울먹이고 가끔씩 통곡까지 하지만 쿨녀 장가현이 연기하는 여주인공들은 그렇지 않다. 그녀들은 억울한 상황에 처하면 울먹이기보다 차라리 이런 상황으로 몰아넣은 상대방을 비웃는다. ‘친구와 호구 사이’라는 에피소드에서는 모든 문제의 근원인 남편의 나쁜 친구에게 걸레 빤 물을 한 양동이 끼얹는 속시원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장가현의 캐릭터가 가장 빛났던 에피소드 중 하나로는 ‘동서가 간다’를 들 수 있다. ‘동서가 간다’에서 전문의이자 막장 집안의 맏며느리로 들어온 동서 역할을 맡은 장가현은 모든 문제가 뒤엉켜있는 시댁의 문제를 쿨하고 깔끔하게 해결한다. 억울한 손아랫동서는 다독여주고, 싸가지 없음의 금자탑을 쌓는 시누이는 밟아주고, 속물 시어머니의 잔소리는 돈으로 해결한다. 이 에피소드를 보지 않은 시청자들도 짐작할 수 있듯 ‘동서가 간다’에서 당연히 당하고만 사는 손아랫동서로는 억울 최영완이, 신경줄 긁는 시누이로는 큰 눈 민지영이 출연한다. <사랑과 전쟁2> 미녀삼총사의 종횡무진 활약상의 압축판인 셈이다.

칼럼니스트 박진규 pillgoo9@gmail.com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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