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media 주요뉴스

이효리, 모두가 떠받들 때가 진짜 위기다
기사입력 :[ 2013-06-08 08:11 ]


잦은 예능노출에 퇴색하는 이효리 스타일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때 이른 무더위 속에 돌풍이 일었다. 이효리가 5집을 들고 3년 만에 복귀하면서 방송 편성표를 보면 이효리 특집주간이라 해도 큰 과장이 아니었다. 음악 프로그램은 물론이요, 주요 예능 프로그램은 어디를 틀든 이효리가 나와 있었다. 성적표도 좋고, 관심도 끊이질 않았다. 그녀가 출연한 SBS <땡큐>, MBC <라디오스타>는 시청률이 상승했고,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에서의 대화는 곧 기사화됐다. 심지어 케이블의 뷰티 채널에도 등장할 만큼 종횡무진이었다. 이제 한 바퀴를 거의 다 돈 시점에 그녀는 ‘국민 남매’로 호흡을 맞췄던 유재석의 <해피투게더>를 찾았다.

이효리는 가수다. 그녀의 5집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그녀가 이번에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솔로 데뷔 후 1집에서처럼 음악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은 그녀의 음악을 들어본 사람보다 방송을 통해 그녀의 근황을 접한 사람이 훨씬 더 많은 상황이다. 스타 마케팅, 스타파워라는 성공논리가 무너진 상황에서 이효리의 등장이 방송가를 흔들 수 있었던 건 그녀는 음악이나 외모, 팬덤을 넘어 우리나라에서 ‘스타일’로 시장과 관심을 개척하는 유일한 연예인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언제나 새로운 이미지를 제시한다. 유행의 파도를 타본 적이 없고 파도를 만드는 편을 택한다. 패션으로도 그랬고, 힙합에서 인디씬의 감성과 어쿠스틱까지 음악의 변화만 봐도 그렇다. 성공을 바탕으로 한 그녀의 자신감은 이제 라이프 스타일과 가치관을 내세운 이효리 스타일을 만든다. 주상복합에서 단독주택으로 이사하고, 패션 피플들과 화려한 파티 대신 수원삼성 블루윙즈의 롱패딩을 입고 동네에서 개와 산책한다. 부의 상징이자 척도인 차는 아예 없다. 채식과 유기견 보호 활동, 제주 예찬, 모닥불로 상징되는 자연주의. 그녀의 신념에 반하는 상업 광고는 출연하지 않겠다는 선언. 거기에 이상순과의 연애는 평범하고 순수한 남자와 화려함의 극치였던 톱 여스타의 연애는 마치 영화 <노팅힐>을 연상시키며 그녀의 스타일에 방점을 찍었다.



그녀가 최고의 자리를 꾸준히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마치 NBA의 토니 파커처럼 특출 난 장점으로 올스타급 선수가 된 후에도,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매해마다 성숙해지고 변화하면서 더욱 더 큰 그릇의 선수로 발전해나간 것과 같다. 그렇게 이효리는 힙한 연예인, 잘나가는 언니의 표본과 같았다면 지금은 세속적 가치를 비웃거나 쿨하게 던져버릴 줄 아는 멋진 언니가 되었다. 핑클이라는 전설과 솔로 데뷔 후 CF와 가요계를 석권한 전성기를 가졌던 최고의 스타가 털털하다는 반전은 호감을 만들었고, 우리네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살면서 꾸밈없는 말투에서 공감을 만들었다. 쿨함 혹은 배드 걸의 태도는 그녀의 직설화법 또한 스타일이 됐다. 이제 이효리라는 이름은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주문이 됐다.

그런 이효리이기에 <해피투게더>에서 다뤄진 이효리 패밀리, 이효리 집중형 토크쇼는 다소 아쉬웠다. 이효리의 라이프 스타일과 요니P를 비롯한 그녀의 사단이 케이블에서 공중파로 넘어온 것은 흥미로웠으나, 야간 매점에서 결국 이효리의 것에 왕관이 가는 것처럼 모든 길이 이효리 앞으로 통하는 방송은 장기적으로 그녀의 스타일에 호감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예능에서 가장 손쉽고, 또 많은 관심을 보일만한 이야기를 하는 건 지당한 말씀이지만 여러 게스트를 불러놓고 출연하지도 않은 이상순과의 에피소드를 듣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과 그 게스트들을 모두 이효리의 쿨하고 직설적인 성격을 돋보이는 장치처럼 활용한 것은 아쉬웠다. 그녀가 지금 이효리일 수 있는 건 그녀의 삶의 철학이 드러나는 ‘스타일’ 때문이다. 헌데 이런 식의 쿨하다 못해 센 언니 이미지로 소비가 계속 이어진다면 그 스타일이 주는 감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방송에서는 모두가 이효리를 찬양하고 떠받들기만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효리에게 호감을 갖는 건 그녀의 반전 매력과 편하게 내려온 태도 때문이지 어떤 동네의 여왕을 보고 싶기 때문은 아니다. 이효리를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우리에게는 자신의 자리를 자신의 생각으로 찾아가고,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자신의 위치를 지켜가는 스타의 존재도 소중하다. 이효리는 톱스타여서보다 우리네가 몇 명 갖지 못한 희귀한 판타지스타여서 더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그러니 음반 홍보도 좋지만 이번 집중 홍보기간에 보여준 것과는 다른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이효리를 소비하는 방식이 단편적일수록 그녀의 스타일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SBS, B2M엔터테인먼트, KBS]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