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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동해야’ 작가가 비웃음 당하는 까닭
기사입력 :[ 2011-05-01 13:26 ]


- 10회 남은 ‘웃어라 동해야’가 주는 교훈

[서병기의 프리즘] KBS1TV 일일극 ‘웃어라 동해야’가 이제 10회 남았다. 지난 8개월 동안 149회까지 방송되며 시청률 1위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 드라마만큼 작가를 비웃는 게시판 글들이 많은 드라마가 없을 정도로 시끄럽다. “KBS 이미지 망친다” “공영성을 저해한다”는 글들이 무수히 올라온다. 댓글들은 제작진을 비웃고, 출연하고 있는 배우들을 불쌍히 여기는 분위기다.

이복형 동해(지창욱)에게 항상 “저 자식”이라 부르며 끝까지 카멜리아 호텔의 소유권을 차지하기 위해 계략을 꾸미고 있는 김도진(이장우)이라는 캐릭터에 공감할 수 없다 보니 이장우가 함은정과 함께 가상부부로 나오는 ‘우리 결혼했어요’에도 피해가 미치고 있다.

요즘 드라마들이 강도와 자극성이 세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웃어라 동해야’의 내용 전개는 상식선을 너무 벗어나버렸다. 유치하고 억지스러운 이야기, 현실성 없는 이야기를 엿가락 늘리듯 질질 끌어왔다.

홍혜숙(정애리)과 도진 모자가 김선우(정은우)를 끌어들여 호텔을 빼돌리려는 계략을 꾸며 국세청 조사, 주식이동, 공금유용, 회계처리 등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해나가는 일련의 과정은 작가의 능력을 벗어난 이야기라 스스로 감당이 안되는 것처럼 보인다.

‘웃어라 동해야’는 입양된 재미동포의 시선으로 풀어가고 남성형 캔디의 성장기라는 점에서 신선하다. 김치 사업을 하며 소소한 행복을 맛보며 살고 있는 봉이(오지은) 아버지 이강재(임채무) 가족의 소시민적 삶을 중심에 놓은 것도 건강하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이를 풀어가는 방식은 전형적인 막장 드라마 그 자체다. 반목과 질시로 갈등을 증폭시키고, 갈등의 단서는 항상 우연한 만남과 엿듣기라는 수단을 통해 포착된다.

악행과 출생의 비밀은 다른 드라마에도 있는 단골소재라 이 자체만으로 ‘웃어라 동해야’가 막장성을 가진 드라마라고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극적인 소재는 드라마의 흐름상 필요한 경우에 한해 허용되어야 한다. 이를 극적 리얼리티 또는 개연성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하지만 ‘웃어라 동해야’는 개연성 없는 악행 등 자극적 상황 설정을 지나치게 남발해 어느새 막장 드라마라는 낙인이 찍혀버렸다. 윤새와(박정아)와 도진의 악행과 그 과정은 현실성과 설득력이 부족해 계략에 빠트리는 자체가 목적이 된 ‘계략드라마’에 머물고 있다.

그동안 갈등을 증폭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워온 윤새와의 잇따른 악행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보니 새와가 회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도 이해하기가 힘들다. 새와와 도진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생기지 않으니 짜증이 유발될 수밖에 없다. 빙상선수 출신인 동해는 매번 동생(도진)에게 당하고 있어 답답하게 느껴진다. 이 답답함이 마지막에 한 번에 통쾌하게 해소될 것 같지도 않다.

‘웃어라 동해야’는 동해가 웃어야 끝날 것 같다. 매번 새와와 도진에게 당하면서도 표정이 별로 없는 동해가 마지막 순간 웃을 때 시원함과 흐믓함을 느낄 수 있을까. 동해는 빙상선수에서 전문요리사로, 요즘은 호텔의 유능한 CEO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동해의 손위처남 알렉스는 갑자기 중국어에 능통한 사람으로 도진이 빼돌린 하이난도 호텔 건설 사업 자금의 증거를 잡기위해 동해와 중국 출장 길에 오르고 있다.

그나마 핏줄인 조동백(안나 레이커, 도지원 분)을 찾기위해 오랜 시절을 애타게 견뎌온 김말선 여사(정영숙)-조필용 회장(김성원)부부와 9세의 정신연령치고는 똑똑한 편이지만 착한 바보를 연기하는 안나 도지원, 악행에 가담하면서도 부모와 다름없는 사람에게 향하고 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극적 긴장감을 끌어올리면서도 중심을 잡아주는 혜숙 역의 정애리 등 몇몇 배우들이 드라마를 덜 ‘막장스럽게’ 만들고 있다.

‘웃어라 동해야’는 시청률이 잘 나온다고 해서 수준과 능력이 의심되는 내용들을 질질 끌어서는 안된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칼럼니스트 서병기 < 헤럴드경제 기자 > wp@heraldm.com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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