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소유·효린, 어떻게 솔로로 성공했나

[엔터미디어=노준영의 오드아이] ‘따로 또 같이’ 라는 말이 자주 떠오른다. 아이돌 그룹들을 보면 말이다. 기획사에게는 상업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주인공이다. 어떤 방식을 통해서라도 좀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게 독려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래서 유닛 활동도 하고, 예능도 나가며, 다른 분야에 대한 도전을 병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외유 중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솔로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것이다.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더욱 쉽게 돌입할 수 있다. 그래서 능력만 있다면 솔로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건 통과의례 같은 일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알다시피 워낙 아이돌 그룹의 수가 많다. 이러다 보니 솔로 프로젝트의 숫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 속에서도 결국 ‘잘 되고 못 되고’가 갈리는 것이다. 그래서 알쏭달쏭한 솔로 프로젝트에서 좋은 해답을 제시한 사례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짚어보고자 한다. 성공에 대한 기준은 되지 않겠지만 적어도 잘못된 부분을 피할 수 있는 지혜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 그룹과는 다른 나만의 정체성을 만들어라

그룹과는 다른 정체성을 만드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하지만 그룹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기획이 이뤄지다 보니 비슷한 느낌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결국 그룹의 일원 일 뿐, 스스로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기가 어렵다. 어떤 그룹의 누구라는 굴레에서 쳇바퀴를 돌고 마는 것이다. 그룹의 일원이 아닌 독립적 콘셉트를 만들 수 있어야 자생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다.

최근 다시 솔로 앨범 ‘COUP D`ETAT’로 음원 차트 줄세우기에 성공한 데 이어 미국 뉴욕타임스로부터 압도적인 극찬을 받으며 역량을 과시한 지드래곤을 보자. 그는 빅뱅의 멤버라는 수식어를 이어가기 보단 자신의 자아를 앞세우며 짧은 시간 안에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지난 앨범부터 내세운 ‘Swagger’를 안정화 단계에 진입시켰고, 피쳐링을 통해 음악적 성취를 배가 시켰으며, 다양한 요소를 차용하며 아티스트 지드래곤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놓았다. 그래서 빅뱅이 생각나기 보단 지드래곤에 집중할 수 있는 앨범이 만들어 졌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건 특별함과 독창적인 음악 세계에 대한 응집력이다. 솔로 프로젝트를 하려면 무엇보다 다른 걸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경쟁 속에서 대중들은 끊임없이 무뎌진다. 결국은 완전히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기나긴 책 속의 한 페이지 밖에는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러기 위해선 기획사의 도전 정신과 아티스트의 새로움을 향한 열망이 함께 어우러질 필요가 있다.



◆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라

그룹과는 다른 새로운 조합도 좋은 방법이다. 음원 차트를 올킬한 소유와 매드클라운의 조합이 그렇다. 그러고 보면 씨스타의 멤버인 소유는 피쳐링 조합을 통해 독립적인 자아를 만들어낸 케이스다. 홍대광과의 콜라보, 그리고 긱스와의 콜라보를 통해 보컬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다. 이런 상황에서 매드클라운과의 작업은 독립된 아티스트로서 그녀의 흥행 파워를 확실하게 입증해 주었다. 걸그룹 멤버가 아닌 소유라는 정체성은 자신의 주력 음악에서 벗어난 콜라보레이션에서 나왔다. 스스로도 더 성장하고, 콜라보를 펼친 아티스트에게도 득이 되는 1석 2조형 기획이었다.

사실 이런 기획은 팝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방법이다. 여성 보컬과 남자 아티스트의 조합이 말이다. 물론 문제적 상황도 발생한다. 대세가 된다 싶으면 앞뒤를 생각하지 않는 무대책형 콜라보레이션이 성행한다. 실제로 국내 음악계에서도 도대체 의도를 알 수 없는 조합이 생각보다 많았고, 이런 조합은 대부분 대중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런 기획에서 중점에 두어야 할 건 의사소통이다. 콜라보레이션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서로 자신만의 색깔을 발산하면서 이어지는 부분이 존재해야 한다.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이유가 필요한 것이다. ‘납득’이 가야한다. 이름값으로 어필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이런 기획의 유의미하게 이뤄진다면 대중들에게 잘 안 알려져 있는 보석을 발굴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 끊임없이 이유를 만들어라

‘뜬금포’는 운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운에 의존하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솔로 프로젝트에 대한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씨스타 효린은 끊임없이 왜? 에 대한 답을 만들었다. 지상파 라이브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이 뛰어난 보컬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고, 심지어 드림 콘서트 무대에서도 보컬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혼자서도 가능하다는 증거들을 차곡차곡 쌓아올렸다. 대중들에게 그녀는 아이돌 그룹 멤버 중 가장 뛰어난 보컬 실력을 갖추고 있는 주인공이라는 인식이 생겼고, 모든 상황에서 어색하지 않을 이유가 만들어 졌다.

그러다 보니 홀로 나선 O.S.T 참여가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 그러니 ‘미치게 만들어’가 음원 차트에서 열풍을 일으킨 건 단순히 O.S.T가 잘 나가는 시대에 발표했기 때문은 아니다. 그동안 그녀를 독립적인 보컬로 인식해 온 대중들의 선택이 존재했던 것이며, 누구나 설득 가능한 이유를 만들어 온 탓도 있었다. 이유 없는 솔로 외유에 대해 대중들은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아마도 솔로 프로젝트에서 실패를 거둔 수많은 기획사들은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는 ‘공감’에 대해 모르고 있는 듯하다.

결국 최종적인 목표는 ‘흥행’이겠지만, 흥행에도 과정이 존재한다. 특히나 그룹 활동으로 어느 정도 이미지가 쌓여있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라면 더욱 이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 다양한 콘셉트와 음악이 나와야 할 가요 시장에서 의미 있는 솔로 프로젝트는 정말 중요하다. 기본적인 담론들을 간과하지 않고 만들어 질 진정성 있는 솔로 프로젝트 기획을 계속 기대해 본다.

칼럼니스트 노준영 nohy@naver.com

[사진=YG 엔터테인먼트,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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