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써니', '천둥의 신'과 '체포왕'을 제압할까

[엔터미디어=오동진의 미리보는 박스오피스] 5월이다. 서서히 극장가가 블록버스터 흥행작들의 경쟁으로 뜨거워지고 있다. 일단 지난 주 개봉된 <토르 : 천둥의 신>이 예상외로 첫 주만에 60만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기염을 떨쳤다. <토르>의 인기가 한 주 더 갈까? 그렇긴 하겠으나 계속 1위를 차지할지는 미지수다. 만만찮은 경쟁작들이 잇따라 개봉됐기 때문이다.

이번 주의 핫 이슈는 아무래도 <체포왕>과 <써니>의 대결이다. 어떤 작품이 과연 승세를 잡게 될까. 이번 주 목요일 곧 지난 5일이 개봉일이었지만 두 작품 모두 살짝 반칙을 저질렀다. 이미 지난 주에 유료시사 형식으로 개봉일을 앞당긴 것이다. 물론 스크린 수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이미 극장에 걸고 있다는 소문도 내지 않았다. 어쨌든 지난 한 주간의 성적이 앞으로 두 작품의 승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아뿔사. 지난 한 주간의 유료 시사관객 수마저 비슷하다. <체포왕>은 62,661명. <써니>는 61,976명. 이래 가지고는 어느 작품이 얼마만큼 이길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면 아무래도 <써니>가 더 많은 관객을 모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체포왕> <써니> 모두 15세 관람가로 관객 연령 스펙트럼에서도 차이는 없다. 하지만 내용면에서 <써니>가 <체포왕>보다 관객층이 더 넓어 보인다. <써니>는 여고생 7명으로 이루어진 학내 서클 ‘써니’의 이야기다. 시점은 이들 멤버들이 40대가 된 현재다. 영화는 25년의 시공간으로 자유롭게 오가며 여성들의 우정과 사랑에 대해서 얘기한다. <써니>는 25년전의 여고시절을 추억하는 40대부터 지금의 여고생들까지 충분히 공감할 만한 영화다. 관객수가 그만큼 확장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체포왕>은 마포서와 서대문서의 강력계 형사들 얘기다. 과거 <투캅스>의 2010년대 판 영화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만큼 그때처럼 관객몰이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써니>에 비해서는 관객층이 좁아 보인다. 극장문화는 여성들이 좌우한다. 여자들이 가자는 대로 남자는 극장에 끌려가는 면이 더 강하다. <체포왕>보다는 <써니>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써니>는 최소 200만 이상의 관객을 모을 것이다.

두 작품의 경쟁에만 눈길을 보내면 안된다. <소스 코드>를 그냥 두고 넘어갈 수 없는 노릇이다.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는 기밀 시스템 ‘소스 코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를 보는데 있어 상당히 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살짝 흥행 예측이 어둡기도 하다. 영화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려운 이야기를 즐겨 하지 않는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인셉션>도 5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내용이야 어찌 됐든 사실 액션감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이런 류의 영화는 히트 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소스 코드>도 SF액션이다. SF보다는 액션에 더 방점이 찍혀 있다. 주연을 맡은 제이크 질렌할의 인기도 만만치가 않다. 질렌할을 좋아하는 여성관객들이 나름 줄을 잇는다. <소스 코드>가 박스오피스 상위 순위권에서 쉽게 떼밀리지 않을 작품일 것이라는 이유다.




결론적으로 흥행순위는 <써니> <토르 : 천둥의 신> <체포왕> <소스 코드> 순으로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에는 유난히 애니메이션이 많이 개봉됐다. <짱구는 못말려 : 초시공! 태풍을 부르는 미래의 나의 신부>를 비롯해서 <썬더 일레븐 : 최강군단 오우거의 습격> <토마스와 친구들> 등 세편이다. 이중에서 <짱구는 못말려>가 대박을 칠 것이다. 여느 영화들과 어깨를 견주며 박스오피스의 순위를 치고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어린이날 등등 휴일이 많은 시기다. 아이들을 어딘가에 데리고 가야 한다. <짱구는 못말려>는 성인팬들도 많다.

씨네필들에게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사랑을 카피하다>가 주목받을 것이다.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매니아들에게는 <리슨 투 유어 하트>가 대접받을 것이다. 시빌 쉐퍼드의 모습을 오랫만에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슨 투 유어 하트>는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일 것이다. 영화가 꼭 대박 흥행만을 위해 있는 것은 아니다. 작지만 소중한 느낌을 건네주는데 있어 영화만한 것도 없다. <사랑을 카피하다>와 <리슨 투 유어 하트>가 바로 그런 영화가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오동진 ohdjin@hanmail.net


[사진=영화 ‘써니’, ‘체포왕’, ‘소스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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